
행정
전라북도 익산시 A 물류단지 개발 예정지에 토지나 주택을 소유한 주민들이 전라북도지사가 내린 물류단지 지정 및 실시계획 승인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주민들은 물류단지 승인 과정에서 주민 의견청취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이주대책이 수립되지 않았다는 점을 무효 사유로 들었습니다. 법원은 최초 승인 처분 자체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고 주민들에게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변경 승인 처분은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또한 최초 승인 처분에 대한 무효 주장 역시 제기된 하자가 행정처분을 무효로 할 만큼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피고보조참가인 J 주식회사는 전라북도 익산시 N 일원에 A 물류단지를 개발하려 했고, 피고인 전라북도지사는 2018년 3월 9일, 2018년 12월 28일, 2020년 2월 14일에 걸쳐 물류단지 지정 및 실시계획 승인 고시를 했습니다. 원고 B는 이 물류단지에 편입되는 익산시 O 대지 및 그 지상 주택의 소유자이며, 다른 원고보조참가인들도 물류단지 대상 지역에 거주하거나 부동산을 소유한 주민들입니다. 물류단지 개발에 필요한 토지, 지장물 등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피고보조참가인은 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하였고, 이에 원고들은 물류단지 승인 과정에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어 무효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주대책 수립 미비와 주민 의견청취 절차 미이행을 주된 무효 사유로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 물류단지 지정 및 실시계획 승인 처분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인지 여부, 원고들이 최초 승인 고시뿐 아니라 그 변경 고시에 대해서도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여부, 물류단지 지정 및 실시계획 승인 과정에서 주민 의견청취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이주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하자가 이 사건 승인 처분을 무효로 할 정도로 '중대하고 명백한'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소송 중 2018년 12월 28일 및 2020년 2월 14일에 이루어진 물류단지 지정 및 실시계획(변경) 승인 고시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원고들의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보아 모두 각하했습니다. 반면 2018년 3월 9일의 최초 물류단지계획(지정 및 실시계획) 승인 고시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원고에게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아 본안 판단에 들어갔으나,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따라서 소송 비용은 피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 및 원고보조참가인들이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물류단지 지정 및 실시계획 승인 고시는 국민의 권리 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정처분으로 보았고, 최초 고시로 인해 부동산이 물류단지에 편입되는 원고에게는 해당 고시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개발 기간이나 수용 대상 토지 세목만 변경한 1, 2차 변경 고시는 최초 고시의 효력을 소멸시키지 않으므로 원고가 별도로 변경 고시의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은 없다고 보았습니다. 본안 판단에서는 주민 의견청취 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이주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하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절차상의 위법으로서 '취소 사유'에 해당할 뿐, 행정처분을 무효로 할 정도로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특히 이주대책 수립은 물류단지 지정 및 실시계획 승인의 필수 요건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으며, 대상자 수가 10호 미만일 경우 이주대책 수립 의무가 없다는 점 등도 고려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물류시설법)과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을 중심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물류시설법: 제23조 및 제29조는 물류단지 계획 및 실시계획 승인의 근거가 되는 조항입니다. 이 사건 승인 고시를 통해 물류단지 대상 지역에서는 건축물 건축 등의 행위가 제한되며(제25조 제1항), 물류단지 지정 고시로 토지보상법상 사업인정 및 고시가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되어(제32조 제2항) 토지 수용 및 사용의 법적 효력이 발생합니다.
물류단지 지정 시 주민 의견을 듣도록 규정한 제24조, 사업 시행자가 이주대책을 수립해야 할 의무를 규정한 제45조 제1항이 쟁점이 되었고, 승인 신청 시 이주대책 관련 서류 제출 의무를 규정한 시행령 제14조 제2항 제5호 및 제22조 제2항 제7호도 적용되었습니다.
토지보상법: 공익사업으로 인해 주거용 건축물을 제공하며 생활 근거를 잃는 사람(이주대책대상자)을 위해 이주대책을 수립하거나 이주정착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제78조 제1항이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특히, 이주대책은 원칙적으로 이주 희망 가구 수가 10호 이상인 경우에 수립·실시하고(시행령 제40조 제2항), 무허가 건축물 소유자 등은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시행령 제40조 제5항) 규정이 이주대책 미수립의 정당성 판단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행정처분 무효의 법리: 행정처분이 무효가 되려면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대법원 2004. 11. 26. 선고 2003두2403 판결 등)가 적용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주민 의견청취 절차 미이행이나 이주대책 미수립과 같은 하자가 무효 사유가 아닌 취소 사유에 불과하다고 판단되어 무효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행정소송에서 법률상 이익: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도 법률상 보호되는 개별적, 직접적, 구체적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 해당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할 자격이 있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6. 3. 16. 선고 2006두330 전원합의체 판결 등)가 적용되어, 최초 승인 고시에 대한 원고들의 법률상 이익은 인정되었습니다.
행정처분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취소'를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 무효를 주장하려면 해당 처분의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것으로서, 그 하자가 객관적으로 명백해야 하는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단순한 절차상 위반이나 법령 해석상의 오류 등은 대개 '취소 사유'에 해당하며, 이러한 하자를 이유로 무효를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행정처분에 대한 법률상 이익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자격과 직결됩니다. 기존 처분의 내용 중 개발 기간이나 수용 대상 목록 등 일부만 변경하는 후행 처분의 경우, 변경되지 않은 부분은 여전히 선행 처분의 효력이 유지되기 때문에 기존 이해관계인에게 별도의 후행 처분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공익사업으로 인한 이주대책 수립 의무는 중요하지만, 해당 의무가 사업 승인의 필수 전제 조건인지 또는 손실 보상 차원의 문제인지 법령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주대책 대상자 기준(예: 가구 수가 10호 이상)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이주대책 수립 의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