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김포시 재정비촉진지구 G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하던 E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2017년 김포시장으로부터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았습니다. 이 계획은 J 주식회사와 공동으로 사업을 시행하는 것을 전제로 수립되었으나, J 회사가 법률에서 정한 공동사업시행자 자격 요건(자본금 5억 원 이상 및 최근 5년간 주택건설 실적 100호 또는 100세대 이상)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사업 구역 내 주택 공유 소유자인 원고들은 J 회사가 자격 없는 공동사업시행자이므로 사업시행계획과 그에 대한 인가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E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김포시 H 일원 116,168㎡에서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2013년 6월 27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습니다. 조합은 2014년 3월 28일 정기총회를 통해 J 주식회사를 공동사업시행자로 선정하고, 2014년 4월 21일 공동사업시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조합은 J 회사와 공동사업시행 방식으로 사업시행계획을 수립하여 2017년 11월 29일 김포시장으로부터 인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J 주식회사가 구 주택법령상 공동사업시행자 자격 요건(자본금 5억 원 이상 및 최근 5년간 주택건설 실적 100호 또는 100세대 이상)을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사업 구역 내 토지 등 소유자인 원고들은 자격 없는 공동사업시행자와 수립된 사업시행계획과 그 인가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주된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조합이 법률상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J 주식회사를 공동사업시행자로 선정하여 수립한 사업시행계획이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로 인해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이러한 사업시행계획의 하자가 피고 김포시장의 인가처분에도 영향을 미쳐 인가처분 역시 무효로 볼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 조합이 나중에 J 회사를 공동사업시행자 지위에서 배제하는 내용으로 사업시행계획을 변경 인가받았는데, 이로 인해 원고들이 기존 사업시행계획의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사라졌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2024년 1월 18일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공동사업시행자가 갖추어야 할 자격 요건은 사업의 공익성과 실행 능력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규정이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자격 미달 업체를 공동사업시행자로 선정하여 작성된 사업시행계획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김포시장의 인가처분은 조합의 사업시행계획이라는 기본 행위에 대한 보충 행위에 불과하므로, 기본 행위의 하자를 이유로 인가처분 자체의 무효를 직접 다툴 수는 없다고 보아 김포시장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도시환경정비사업 공동사업시행자의 자격 요건: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5. 9. 1. 법률 제135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및 제3항은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조합 또는 토지등소유자가 시행하거나, 조합원 또는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 동의를 얻어 시장·군수, 주택공사등, 건설업자, 등록사업자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요건을 갖춘 자와 공동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등록사업자'의 자격 요건은 구 주택법(2016. 1. 19. 법률 제1380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1항과 구 주택법 시행령(2016. 8. 11. 대통령령 제2744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제1항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등록사업자는 '자본금 5억 원 이상' (개인의 경우 자산평가액 10억 원 이상),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에 따른 건축·토목분야 기술자 3인 이상 (건축기사 및 토목분야 기술자 각 1인 포함), 그리고 '최근 5년간의 주택건설 실적 100호 또는 100세대 이상'의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러한 자격 요건은 공동사업시행자의 공익성과 사업의 실행능력 및 전문성을 담보하여 정비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으로, 이를 위반할 경우 사업 자체의 실행 가능성과 안정성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습니다.
2. 사업시행계획의 하자 및 무효 요건: 사업시행계획은 정비계획을 구체화한 핵심적인 행정계획으로, 토지이용계획, 정비기반시설 설치계획, 주민이주대책 등 사업 시행을 위한 주요 내용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 계획이 인가되면 조합원 등 이해관계인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J 회사를 공동사업시행자로 선정하여 이를 전제로 사업시행계획이 작성된 것은 사업의 실행가능성, 전문성, 안정성을 크게 훼손하는 중대한 법규 위반이며, 자본금 및 건설 실적 요건은 공적 서류로 쉽게 확인 가능한 점에 비추어 하자가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3. 기본 행위와 보충 행위의 법리: 정비사업조합이 수립한 사업시행계획은 인가·고시를 통해 확정되면 독립된 행정처분에 해당합니다. 시장·군수의 인가 행위는 정비사업조합의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법률상의 효력을 완성시키는 '보충 행위'에 해당합니다. 법원은 기본 행위(사업시행계획)가 적법·유효하고 보충 행위인 인가처분 자체에만 흠이 있다면 그 인가처분의 무효나 취소를 주장할 수 있지만, 인가처분에 흠이 없다면 기본 행위에 흠이 있더라도 기본 행위의 무효를 내세워 바로 그에 대한 인가처분의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할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주장하는 하자는 인가처분 자체의 고유한 하자가 아니라 사업시행계획이라는 기본 행위의 하자이므로, 김포시장의 인가처분 무효확인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정비사업에서 조합이 공동사업시행자를 선정할 때는 법률상 자격 요건을 반드시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공동사업시행자의 자격 미달은 사업시행계획 자체를 무효로 만들 수 있는 중대한 하자가 될 수 있습니다. 사업시행계획이 변경되어 새로운 인가를 받더라도, 기존 사업시행계획의 유효를 전제로 이루어진 분양 공고, 분양 신청 등 후속 행위가 남아 있다면 기존 계획의 무효를 다툴 법률상 이익이 여전히 인정될 수 있습니다. 행정청의 인가처분은 기본 행위(조합의 사업시행계획)의 효력을 보충하는 행위이므로, 기본 행위에 하자가 있더라도 인가처분 자체에 고유한 하자가 없다면 인가처분 무효를 직접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분쟁 발생 시 기본 행위의 하자를 집중적으로 다투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