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으로 신경 차단술 후 뇌수막염이 발생하여 사지마비가 온 의료 분쟁 사건

환자 A씨는 허리 통증 치료를 위해 G마취통증의학과 의원에서 여러 차례 신경근 차단술을 받은 후, 경막외 농양이 발생했습니다. 이 농양을 제거하기 위해 H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수술 후 의식 불명 상태가 되었고 결국 뇌수막염 진단과 함께 사지 부전마비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에 환자 A씨와 가족들은 G마취통증의학과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 E씨와 H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F에 대해 의료상 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허리 통증으로 신경근 차단술 및 경막외 농양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로, 현재 사지 부전마비 및 배뇨 배변 장애 등의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 원고 B: 환자 A씨의 남편입니다.
• 원고 C, D: 환자 A씨의 자녀들입니다.
• 피고 E: G마취통증의학과 의원을 운영하며 환자 A씨에게 신경근 차단술을 시행한 의사입니다.
• 피고 의료법인 F: H병원을 운영하며 환자 A씨의 경막외 농양 제거 수술을 담당한 의료법인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씨는 2015년 10월 20일부터 11월 9일까지 G마취통증의학과 의원에서 허리 통증 치료를 위해 총 4차례 신경근 차단술을 받았습니다. 4차 시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자 의료진은 안정을 권유했습니다.

그러나 통증은 악화되었고, 2015년 11월 11일 H병원에 내원하여 양쪽 엉치 및 다리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검사 결과 요추 4-5번부터 천추 1번까지 척추다분절에 '경막외 농양' 진단을 받았습니다. 같은 날 입원하여 11월 12일 농양 제거 수술을 받았으나, 수술 후 의식이 명료하게 돌아오지 않아 J병원으로 전원되었습니다.

J병원에서 뇌 MRI 검사 결과 '세균성 뇌수막염 및 혈관염에 의한 급성 병변' 소견이 확인되었고, 혈액 검사에서는 MSSA(메치실린 감수성 황색포도상구균)가 배양되었습니다.

이후 원고 A씨는 뇌막염에 의한 뇌경색증과 척수병변으로 인해 현재 사지 부전마비(특히 하지 마비가 심함), 보행 장애(휠체어 이용), 배뇨 및 배변 장애를 겪고 있으며, 의사소통은 가능한 상태입니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 E(신경근 차단술 의사)가 시술 과정에서 감염 예방 조치를 소홀히 하고, 합병증 발견 및 치료를 게을리했으며, 시술의 위험성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피고 의료법인 F(수술 병원)에 대해서는 수술 시 감염 예방 주의의무를 위반하고 수술의 위험성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 E(G마취통증의학과 의원)이 신경근 차단술 시술 과정에서 감염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하였는지, 그리고 이로 인해 환자 A씨의 경막외 농양 및 뇌수막염이 발생했는지 여부.
2. 피고 E이 신경근 차단술 시술 전 환자 A씨에게 발생 가능한 합병증 및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였는지 여부.
3. 피고 의료법인 F(H병원)이 경막외 농양 제거 수술 과정에서 감염 예방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하였는지 여부.
4. 피고 의료법인 F이 경막외 농양 제거 수술 전 환자 A씨에게 수술의 합병증 및 후유증(뇌수막염, 의식 불명, 사지마비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였는지 여부.
5. 위 인정된 과실들이 환자 A씨에게 발생한 사지 부전마비 등의 중대한 후유증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 그리고 각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 범위.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E(G마취통증의학과 의원)의 진료상 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했으나, 피고 의료법인 F(H병원)의 수술상 과실은 인정하지 않고 설명의무 위반만을 인정했습니다.

1. 피고 E의 책임:

   • 신경근 차단술 시술 중 감염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하여 환자 A씨의 경막외 농양 및 뇌수막염 발생에 대한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 신경근 차단술의 감염 위험성 등 합병증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환자 A씨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 다만, 의료행위의 본질적 위험성과 감염 예방의 어려움 등을 고려하여 피고 E의 배상 책임은 전체 손해의 50%로 제한되었습니다.
   • 피고 E은 원고 A에게 총 506,827,287원(재산상 손해 476,827,287원 + 위자료 30,000,000원)을 지급하고, 원고 B(남편)에게 위자료 15,000,000원, 원고 C, D(자녀)에게 각 위자료 5,000,000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2. 피고 의료법인 F의 책임:

   • 경막외 농양 제거 수술 과정에서의 감염 예방 주의 의무 위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수술을 통한 세균의 완전한 제거가 어렵고, 피고 병원의 관리가 소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그러나 경막외 농양 제거 수술 시 발생할 수 있는 뇌수막염 발병, 의식불명, 사지 부전마비 등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환자 A씨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설명의무 위반은 인정되었습니다.
   • 피고 의료법인 F은 원고 A에게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위자료 10,000,000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3. 이자:

   • 각 지급액에 대해 2015년 11월 12일부터 2022년 2월 17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환자 A씨가 신경근 차단술 후 뇌수막염으로 인한 사지 부전마비 등의 중대한 후유증을 겪게 된 상황에서, 법원은 신경근 차단술을 시행한 의사의 감염 관리 소홀 및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했습니다. 반면, 경막외 농양 제거 수술을 시행한 병원에 대해서는 수술 자체의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으나, 수술의 중대한 합병증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여 위자료 지급 책임을 부과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의료행위상의 주의의무와 설명의무에 대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의사의 진료상 주의의무 및 감염관리의무:

   •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이므로, 의사는 환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당시의 의료 수준에 비추어 필요한 최선의 주의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특히 신경근 차단술과 같은 침습적 시술에서는 감염 발생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엄격한 무균적 처치가 필수적입니다.
   • 법원은 의료행위상의 과실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피해자가 밝히기 어려운 특수성을 고려하여, 환자 측에서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의 과실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음'을 증명하면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의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합니다. 그러나 이는 의사에게 무과실 입증책임을 지우는 것은 아닙니다.
   • 이 사건에서 피고 E은 신경근 차단술 시술 시 무균적 처치를 소홀히 하고 영상의학적인 장비를 사용했다는 자료가 없는 등 감염 관리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되어, 이로 인한 경막외 농양 및 뇌수막염 발생과 환자 A씨의 증상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었습니다.

2. 의사의 설명의무:

   • 의사는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의료행위를 할 경우, 환자나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 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환자가 그 의료행위를 받을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자기결정권 보장 의무)가 있습니다.
   • 이러한 설명의무는 후유증이나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다는 이유만으로 면제될 수 없으며, 해당 치료 행위에 전형적으로 발생하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인 경우에는 그 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더라도 설명 대상이 됩니다.
   • 설명의무의 상대방은 원칙적으로 환자 본인이며, 환자의 친족 등 제3자는 설명의무의 상대방이 될 수 없습니다.
   • 이 사건에서 피고 E과 피고 의료법인 F 모두 환자 A씨에게 각 시술 및 수술의 중대한 합병증(감염, 뇌수막염, 사지마비 등) 발생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되었으며, 이는 환자 A씨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아 위자료 지급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시술 전 충분한 정보 확인: 신경근 차단술과 같은 침습적 시술을 받기 전에는 시술의 효과뿐만 아니라 발생 가능한 모든 부작용과 합병증, 특히 중대한 후유증(감염, 신경 손상, 마비 등)에 대해 의료진에게 상세히 문의하고 설명을 요청하세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충분한 설명을 다시 요구해야 합니다.
2. 설명의무 확인: 의료진은 환자에게 치료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 등에 대해 당시의 의료 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설명의무는 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더라도 중대한 결과가 예상되는 경우 면제되지 않습니다. 설명 내용을 꼼꼼히 듣고 의문점을 해소해야 합니다.
3. 시술 후 증상 관찰 및 적극적인 소통: 시술 후 통증이 지속되거나 시술 전과 다른 새로운 증상(발열, 오한, 근력 저하, 감각 이상, 배뇨·배변 장애 등)이 나타난다면 이를 의료진에게 즉시 알리고, 필요한 경우 추가 검사(MRI 등)를 요구하여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단순한 통증으로 치부되지 않도록 본인의 상태를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의료기관의 감염 관리: 감염은 침습적 의료행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중대한 합병증입니다. 시술 전 의료기관의 감염 관리 상태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하고, 시술 후 감염 징후가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5. 자기결정권의 행사: 중요한 의료 행위에 대해서는 한 곳의 의견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여러 의료기관의 의견을 들어보고, 본인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치료 방법과 의료기관을 신중하게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수술 동의서의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서명 전 충분히 이해했는지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