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건물 공사대금 미지급 및 계약 해지 분쟁 판결

원고 A 주식회사는 피고 B 주식회사로부터 주상복합건물 형틀 및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도급받았으나 공사대금 미지급 및 추가 공사비 불인정 등으로 2016년 11월 29일 공사를 중단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2016년 12월 9일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원고는 미지급된 기성고 공사대금, 추가 공사비, 피고가 사용한 자재(가설재) 대금 및 대납한 인건비 등에 대한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원고의 공사 중단이 부당하므로 지체상금,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피고가 대신 지급한 비용 등을 원고에게 청구하며 상계를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계약 해지가 적법하다고 보았으나, 원고가 시공한 부분에 대한 기성고 공사대금과 일부 추가 공사비, 피고가 사용한 원고의 자재(가설재) 대금 및 대납 인건비 일부를 인정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청구한 지체상금과 일부 하자보수 손해배상 및 부당이득 반환 금액을 인정하여 원고의 채권과 상계 처리한 후, 최종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약 4억 4천 5백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피고로부터 주상복합건물 신축 공사 중 형틀 및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도급받은 건설업체입니다.
• 피고 B 주식회사: 인천 연수구에 주상복합건물을 신축하는 공사를 원고에게 도급준 건축주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 주식회사는 피고 B 주식회사와 2016년 1월 12일 인천 연수구에 주상복합건물을 신축하는 형틀 및 철근콘크리트 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공사 과정에서 원고는 시공 면적 증가, 피고의 지시에 따른 추가 공사, 공기 연장 등으로 공사대금 증액을 요구했으나 피고가 이를 거부하고 공사대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며 2016년 11월 29일 공사를 중단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원고가 근거 없는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며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하며 2016년 12월 9일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이후 양측은 미지급 공사대금, 추가 공사비, 공사 중단으로 인한 손해배상(지체상금, 하자보수비 등), 부당이득 등에 대해 서로에게 청구하며 소송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의 공사 중단이 적법한지 여부 및 피고의 계약 해지가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2. 원고가 중단 시점까지 시공한 기성고 공사대금과 추가 공사대금의 액수가 얼마인지입니다.
3. 피고가 주장하는 지체상금,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 부당이득 반환 청구가 정당한지 여부입니다.
4. 위 채권 및 채무들을 상계하여 최종적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이 얼마인지입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 B 주식회사는 원고 A 주식회사에게 445,052,127원과 그 중 346,089,000원에 대해서는 2018년 4월 26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48,972,968원에 대해서는 2017년 5월 26일부터 2019년 7월 23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합니다.
3. 소송비용 중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각 부담합니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시공을 중단한 시점까지의 기성고 공사대금과 일부 추가 공사비, 피고가 원고의 자재를 사용하여 얻은 이득 등을 인정하면서도, 원고의 공사 중단으로 인한 피고의 계약 해지가 적법하며, 이로 인한 지체상금과 하자보수 손해배상 등을 상계 처리하여 최종적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약 4억 4천 5백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건축공사도급계약 해제 시 기성고 정산 법리: 건축공사도급계약이 도중에 해제되어 미완성 부분이 있더라도, 공사가 상당한 정도로 진행되어 원상회복이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완성된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 계약은 미완성 부분에 대해서만 효력을 잃습니다. 수급인(원고)은 해제된 상태 그대로 건물을 도급인(피고)에게 인도하고, 도급인은 건물의 기성고(완성된 부분의 비율)를 고려하여 상당한 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기성고 비율은 이미 완성된 부분과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소요될 전체 공사비 중 이미 완성된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가 차지하는 비율로 산정합니다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3454 판결, 대법원 2003. 2. 26. 선고 2000다40995 판결).
2. 구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7조 (대물변제)​: 구 하도급법 제17조는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의사에 반하여 하도급대금을 물품으로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이 당초부터 하도급대금을 물품으로 지급하는 것을 전제로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사적 자치의 원칙상 금지되는 것이 아니며, 이를 '원사업자의 부당한 대물변제'에 해당하여 금지되는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1다27470 판결).
3. 지체상금의 종기: 수급인이 완공기한 내에 공사를 완성하지 못한 채 공사를 중단하고 계약이 해제되어 완공이 지연된 경우, 지체상금은 약정 준공일 다음 날부터 발생합니다. 그 종기는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하거나 계약 해제 사유가 발생하여 도급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었을 때(실제로 해제한 때가 아님)부터 도급인이 다른 업자에게 맡겨 공사를 완성할 수 있었던 시점까지로 봅니다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41137,41144 판결).
4. 민법 제398조 (손해배상액의 예정)​: 계약 시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 둔 경우(예: 지체상금), 이는 손해 발생 사실과 손해액 증명의 어려움을 덜고 분쟁 해결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통상 손해는 물론 특별 손해까지도 예정액에 포함되므로, 채권자의 손해가 예정액을 초과하더라도 초과 부분을 따로 청구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1993. 4. 23. 선고 92다41719 판결).
5.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이 법률은 금전 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외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판결 선고일까지는 민사법정 이율 또는 상법정 이율을 적용하고, 그 다음 날부터는 높은 지연손해금 이율(구 법률에 따라 연 15% 등)을 적용합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서의 중요성: 공사도급계약 시 추가 공사, 설계 변경, 공사 기한 연장 및 이에 따른 대금 증액 등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를 명시해야 합니다. 구두 합의보다는 서면으로 명확히 남기는 것이 분쟁 예방에 필수적입니다.
2. 공사 중단 및 계약 해지 신중: 공사 중단은 계약 해지의 사유가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지체상금 등 상당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부당한 공사 중단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계약 위반 사실을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공사대금 미지급 증거, 추가 공사 지시 기록 등)를 확보해야 합니다.
3. 기성고 정산 준비: 계약 해제 시 기성고(이미 완성된 부분)에 따른 공사대금 정산이 이루어지므로, 공사가 중단된 시점까지의 실제 공사 진행 상황 및 투입 비용에 대한 상세한 기록과 증거를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4. 대물변제 약정의 유효성: 하도급법상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의사에 반하여 하도급대금을 물품으로 지급하는 것은 금지되지만, 계약 체결 당시부터 공사대금의 일부를 아파트 등 물품으로 지급하기로 명확히 합의한 경우에는 부당한 대물변제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계약 체결 시 대물변제 조건과 내용(품목, 수량, 가액 산정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5. 손해배상액 예정 (지체상금) 조항의 영향: 공사 계약에 지체상금과 같은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이 있다면,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통상적인 손해는 물론 특별 손해까지도 예정액에 포함된 것으로 보아, 예정액을 초과하는 손해는 별도로 청구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