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적출 수술 후 방광질루 발생으로 인한 손해배상 판결

원고는 피고 산부인과 의사로부터 자궁근종 등으로 자궁적출술 및 양측 부속기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방광에 삽입했던 요도관이 통상적인 유지 시간보다 현저히 짧은 약 25시간 만에 제거되었고, 그 결과 원고에게 방광질루(방광과 질 사이에 구멍이 생겨 소변이 새는 증상)가 발생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의사가 수술 과정에서 미세한 방광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인지하고 요도관을 충분한 시간 동안 유지했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아 의료과실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원고의 복잡한 병력과 치료의 난이도를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했습니다. 원고가 주장한 양쪽 난소 제거에 대한 자기결정권 침해 주장은 환자의 상태 및 암 예방 등을 고려하여 기각되었습니다.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치료비, 일실수입, 위자료를 포함한 총 16,125,14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으로 자궁적출술 및 양측 부속기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 과거 여러 차례 자궁 관련 수술 이력이 있음.
• 피고 B: 의정부시 D병원을 운영하는 산부인과 전문의로, 원고 A의 수술을 집도한 의사.

분쟁 상황

원고는 2016년 4월 1일 피고로부터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식증 진단을 받고, 같은 달 8일 피고 병원에서 자궁적출술 및 양측 부속기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다음 날인 4월 9일, 피고는 원고의 방광에 삽입된 요도관을 제거했는데, 이는 수술 후 약 25시간 만이었습니다. 그러나 4월 20일경 원고에게 방광질루(방광과 질이 뚫려 소변이 새는 상태) 증세가 발병했고, 4월 26일 방광질루 교정술을 받기까지 약 4개월간 요도관을 삽입한 채 생활해야 했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요도관을 너무 빨리 제거하여 방광에 손상을 입혔고, 또한 동의 없이 난소 2개를 모두 제거하여 자신의 선택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총 41,079,083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 의사가 자궁적출술 후 요도관을 너무 빨리 제거하여 원고에게 방광질루가 발생한 것이 의료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
2. 피고 의사가 원고의 동의 없이 양쪽 난소를 모두 제거한 것이 환자의 선택권 및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인지 여부.
3. 의료과실이 인정될 경우, 피고가 배상해야 할 손해배상의 범위와 책임 제한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는 원고에게 16,125,14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년 11월 24일부터 2018년 9월 13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액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총 41,079,083원 중 일부)는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2/5는 피고가, 나머지는 원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결론

법원은 피고 의사가 자궁적출술 후 방광 손상 가능성에 대한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요도관을 통상보다 현저히 짧은 시간(약 25시간) 만에 제거함으로써 원고에게 방광질루가 발생했다고 판단, 피고의 의료과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원고의 복잡한 과거 병력 등을 고려하여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을 70%로 제한했습니다. 한편, 원고가 주장한 '동의 없는 양측 난소 제거로 인한 자기결정권 침해' 주장에 대해서는 원고의 당시 건강 상태(자궁내막암 의심 등)와 폐경기 여성의 난소암 예방을 위한 양측 난소 제거가 원칙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의사의 재량 범위 내의 '추정적 승낙'으로 보고 자기결정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피고 의사는 의료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어 총 16,125,140원을 원고에게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률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의료인의 주의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의료인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질병의 진단, 치료, 수술 등 모든 의료 행위에 있어 필요한 최선의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 의사가 자궁적출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방광 손상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요도관을 충분한 시간 동안 유지하여 방광을 보호했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특히, 감정인 의견을 근거로 방광 손상이 예상되거나 방광 관련 장기 수술 시에는 통상 48시간 이상, 길게는 5~7일간 요도관을 유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약 25시간 만에 요도관을 제거한 것이 과실로 인정되었습니다.
   • 환자가 과거 제왕절개술 등 자궁 부위에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아 자궁과 방광의 유착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피고가 요도관 제거 전에 방광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영상진단 등 별다른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점도 주의의무 위반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2. 설명의무 및 자기결정권 침해 여부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의료인은 환자에게 수술의 필요성, 방법, 예상되는 결과, 발생 가능한 부작용, 다른 치료 방법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의 동의를 받아야 할 '설명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환자가 자신의 신체에 대한 의료 행위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 즉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 그러나 이 사건에서 피고 의사가 난소 1개를 추가로 제거한 행위에 대해서는, 원고의 자궁 상태가 임신 3개월 임산부처럼 커져 있고 자궁내막암이 의심될 정도의 근종이 있었으며, 폐경기 여성에게 난소암 예방을 위해 양측 난소를 모두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의사의 행위가 '추정적 승낙' 범위 내에 있다고 보아 자기결정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3. 책임의 제한 (과실상계 유추 적용 - 민법 제763조 및 제396조)​: 손해배상액을 정할 때,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피해자 측의 요인(체질적 소인 또는 질병의 위험도 등 피해자의 귀책사유와 무관한 것도 포함)이 기여한 부분이 있다면, 법원은 공평의 원칙에 따라 가해자의 책임 비율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쌍태아 출산 제왕절개술 및 여러 차례 자궁 관련 수술 이력으로 인한 치료의 난이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 의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70%로 제한했습니다. 이는 피해자의 복잡한 기왕력이 의료 행위의 위험도를 높이고 합병증 발생 가능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 것입니다.
4. 지연손해금 (민법 제379조 및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금전 채무의 이행을 지체한 경우 채무자는 지연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원고가 청구한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2016년 11월 24일)부터 판결 선고일(2018년 9월 13일)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이율을, 판결 선고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이율을 적용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수술 전 충분한 설명 요구 및 동의 확인: 수술 전에는 반드시 의료진에게 수술의 구체적인 내용, 예상되는 결과, 발생 가능한 합병증 및 후유증, 다른 치료 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요청해야 합니다. 특히 난소 제거와 같은 중요한 장기 적출 여부는 명확히 확인하고 동의 여부를 서면으로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2. 수술 후 회복 과정 철저히 관찰: 수술 후 요도관 제거 시기 등 의료진의 회복 지침을 잘 따르고, 예상치 못한 증상(예: 소변 누출, 통증 증가)이 발생하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본인의 몸 상태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3. 과거 병력 및 특이사항 상세 고지: 이전에 받은 수술 이력, 만성 질환, 알레르기 등 자신의 모든 의료 정보를 의료진에게 정확하고 상세하게 고지해야 합니다. 환자의 기왕력은 의료진이 수술 방법이나 회복 계획을 세울 때 매우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됩니다.
4. 의료 기록 확보의 중요성: 만약 의료 과실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진료 기록, 수술 기록, 영상 자료, 간호 기록 등 병원 내 모든 의료 기록을 사본으로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나중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적 대응을 위한 증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5. 손해배상 청구 항목 확인: 의료 과실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경우, 실제로 지출된 치료비(적극손해), 수술 후 일하지 못해 발생한 소득 손실(일실수입), 그리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 여러 항목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각 항목에 대한 증빙 자료를 꼼꼼히 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