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 옹벽 블록 하역 작업 중 발생한 사망 사고 판결

이 사건은 공사 현장에서 옹벽 블록을 하역하던 중 안전 수칙 미준수 및 작업 계획 미작성으로 인해 운송 기사가 낙하물에 깔려 사망한 사고에 대한 판결입니다. 하청업체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굴삭기 조종수, 신호수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이들의 소속 법인과 원청업체 및 원청 안전보건관리책임자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법원은 안전조치 의무 위반의 심각성과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를 고려하여 처벌을 내렸지만, 피고인들이 반성하고 유가족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참작하여 일부 피고인들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C 주식회사 (원청 도급인):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I 조성공사를 도급받아 진행한 건설업 법인입니다. 이 공사의 도급인으로서 현장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부담합니다.
• D (C 주식회사 안전보건관리책임자): C 주식회사의 공사 현장 안전보건관리책임자입니다. 관계수급인(A 주식회사)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조치를 이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 A 주식회사 (하청 수급인): C 주식회사로부터 위 조성공사 중 구조물 공사를 하도급받아 진행한 토공사업 법인입니다. 현장 근로자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부담합니다.
• B (A 주식회사 안전보건관리책임자): A 주식회사의 공사 현장 안전보건관리책임자입니다. 작업계획서 작성 및 그에 따른 작업을 지휘할 안전조치 의무를 부담합니다.
• E (굴삭기 조종 근로자): A 주식회사 소속으로 현장에서 굴삭기를 이용하여 옹벽 블록 하역 작업을 수행한 근로자입니다. 블록의 암수 물림점을 제거 후 하역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 F (현장 신호수 겸 관리 근로자): A 주식회사 소속으로 현장에서 작업 지시, 현장 관리 및 통제, 신호수 역할을 담당한 근로자입니다. 작업 반경 내 다른 사람이나 차량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 M (피해자):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자재 납품 계약을 체결한 N 주식회사와 화물 운송 계약을 맺고 옹벽 블록을 운송한 66세의 운송 기사입니다. 하역 작업 중 낙하물에 깔려 사망했습니다.

분쟁 상황

피해자 M은 2021년 9월 14일 오후 4시경 시흥시 공사 현장에 옹벽 블록 36개(개당 410kg)를 운송했습니다. 피고인 E는 굴삭기를 이용해 블록을 하역하는 작업을 시작했는데, 이 블록들은 암수 물림점이 있어 완전히 분리하지 않고 하역할 경우 낙하할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피고인 B은 하역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위험 예방 대책과 작업 방법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피고인 E는 블록의 암수 물림점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채 3개의 블록을 하역했습니다. 피고인 F는 신호수로서 작업 반경에 다른 사람의 접근을 통제해야 했지만, 피해자 M이 화물차 왼편에서 옹벽 고정용 밴드를 정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통제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하역 중인 블록과 맞물려 있던 반대쪽 블록 하나가 피해자의 화물차 왼편으로 넘어가 낙하했고, 피해자는 그 아래 깔려 같은 날 오후 5시 55분경 몸통 부위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원청인 C 주식회사와 그 안전보건관리책임자 D는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조치를 취하지 않은 책임이, 하청인 A 주식회사와 그 안전보건관리책임자 B는 작업계획서 미작성 및 안전조치 미이행의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건설 현장에서 중량물 하역 작업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사업주 및 관리 책임자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 여부와 근로자들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사망 사고의 책임 소재입니다. 특히 작업계획서 작성, 위험 예방 대책 수립, 작업 반경 통제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 준수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C 주식회사와 D에게 각각 벌금 200만 원, 피고인 A 주식회사에게 벌금 200만 원, 피고인 B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피고인 E와 F에게 각각 금고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D가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명했으며,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을 명했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중량물 취급 작업 현장에서 안전조치 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주와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그리고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현장 근로자 모두에게 형사상 책임을 물었습니다. 특히,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에 대해 직접적인 과실이 있는 근로자뿐만 아니라,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는 사업주와 관리자에게도 법적 책임을 부과함으로써 산업 현장의 안전 의무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 치사상)​ 및 제30조 (공동정범)​: 피고인 B(A 주식회사 안전보건관리책임자), E(굴삭기 조종수), F(신호수)에게 적용된 조항입니다. 업무상 과실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마땅히 기울여야 할 주의를 게을리하여 타인의 생명이나 신체에 손상을 입힌 경우에 성립합니다. 이 사건에서 B는 안전 관리 책임자로서 작업계획서 미작성 및 안전조치 미이행, E는 블록의 물림점을 제거하지 않은 하역, F는 작업 반경 통제 미흡이라는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어 피해자 M의 사망에 공동으로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2.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 (안전조치 의무)​ 및 제168조 (벌칙)​, 제173조 (양벌규정)​: 사업주는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 시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특히 중량물 취급 작업을 하는 경우 추락, 낙하, 전도, 협착 및 붕괴 등의 위험 예방 대책과 운반기계의 운행 경로 및 작업 방법 등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피고인 B은 A 주식회사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이 의무를 위반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이에 A 주식회사도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받았습니다.
3.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도급인의 안전조치 의무)​ 및 제169조 (벌칙)​, 제173조 (양벌규정)​: 도급인(원청)은 자신의 사업장에서 관계수급인(하청) 근로자가 작업을 하는 경우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 및 보건 시설 설치 등 필요한 안전 조치 및 보건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C 주식회사는 도급인으로서, 피고인 D는 C 주식회사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하청인 A 주식회사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작업계획서 작성을 지도 감독하는 등 필요한 안전보건조치를 취하지 않아 법 위반으로 인정되었고, 이에 C 주식회사도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받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중량물 하역 작업과 같이 위험도가 높은 작업에는 반드시 작업계획서를 사전에 작성하고, 해당 계획에 따라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2. 작업계획서에는 구체적인 작업 방법, 위험 예방 대책(낙하, 전도, 협착 등), 하역 운반기계의 운행 경로 등을 명시해야 합니다.
3. 현장 안전보건관리책임자는 작업 계획의 수립 및 이행 여부를 철저히 감독하고, 모든 근로자가 안전 수칙을 준수하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4. 굴삭기 조종수와 신호수 등 현장 작업자는 본인의 업무상 주의의무를 정확히 인지하고,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위험 요소를 면밀히 확인하며 안전 수칙을 철저히 따라야 합니다.
5. 특히 중량물을 다룰 때는 블록의 암수 물림점과 같이 특이한 적재 방식을 고려하여 낙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한 후에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6. 작업 반경 내에는 작업에 불필요한 인원이나 차량의 접근을 엄격히 통제하여 불의의 사고를 예방해야 합니다.
7. 원청 사업주는 하청 근로자라 할지라도 자신의 사업장 내에서 작업할 경우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 및 보건 시설 설치 등 필요한 안전 조치 및 보건 조치를 이행할 책임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