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채무 · 행정
파산한 회사에 대한 채권을 가진 예금보험공사가 채무자 회사 E이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다른 회사 B에 매각한 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며 매매계약 취소 및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전세권설정등기 및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청구했으나 법원은 원고가 사해행위가 있었음을 안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하여 소를 제기했으므로 부적법하다고 판단하며 소를 각하한 사건입니다.
주식회사 A는 2010년 8월 24일 E에게 63억 원을 빌려주었으나 E은 이를 갚지 못했고, 2018년 2월 20일 기준 원리금은 137억여 원에 달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2012년 8월 31일 파산 선고를 받았고 예금보험공사가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습니다. E은 채무초과 상태에서 2016년 7월 5일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 B에게 매각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며, 피고 C은 같은 날 전세권설정등기를, 피고 D은 같은 날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습니다.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이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이므로 취소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소유권이전등기, 전세권설정등기,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모두 말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과거 원고는 F을 상대로 E의 또 다른 부동산 매매계약을 사해행위로 취소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했고, 항소심 진행 중인 2016년 4월 7일 E과 F이 합의해제했으나, 당시 항소심 소송 과정에서 제출된 등기부등본(2016년 8월 1일자)에는 이미 2016년 7월 5일에 피고 B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등이 모두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E이 다른 부동산을 매각하는 행위가 사해행위가 된다는 사실을 과거 소송을 통해 알았고, 이 사건 매매계약이 체결되었음도 늦어도 위 항소심 판결 선고 시점(2016년 11월 1일)에는 알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8년 2월 26일에 제기된 이 사건 소송은 제척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채권자취소권 행사에 있어서 법정 제척기간인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이 경과했는지 여부
이 사건 소를 각하하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법원은 원고가 채무자의 사해행위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이라는 제척기간이 이미 경과한 후에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이 사건 소송이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여 본안 심리 없이 소송 자체를 종료시키는 '각하' 판결을 내렸습니다.
민법 제406조(채권자취소권)에 따르면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법 제407조(채권자취소권의 행사)는 이러한 채권자취소권이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행사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취소원인을 안 날'이란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을 넘어,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사해의사) 사해행위를 하였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알게 된 날을 의미합니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다53704 판결 등). 또한 채무자가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처분했다면 채권자에 대한 사해행위가 되고 채무자의 사해의사도 추정되므로(대법원 1998. 4. 14. 선고 97다54420 판결), 채권자가 이러한 유일한 재산 처분 사실을 알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의 사해의사까지 알았다고 봅니다(대법원 1997. 5. 9. 선고 96다2606, 2613 판결 등).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이전 소송을 통해 채무자의 사해행위 경향을 알았고, 새로운 부동산 처분 등기 사실을 관련 소송 과정에서 제출된 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 가능했으므로, 법원은 제척기간의 기산점이 이미 도래했다고 판단하여 소를 각하했습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 처분 행위를 발견했을 때에는 그 처분 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하고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민법상 채권자취소권은 채권자가 취소 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이내에 행사해야 하며 이 기간은 매우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칠 의도를 가지고 재산을 처분했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알아야 하지만, 채무자가 자신의 유일한 재산을 처분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의 그러한 의도를 채권자가 알았다고 추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사건처럼 이전에 유사한 소송을 진행했거나 공적인 문서(예: 등기부등본)를 통해 변경된 권리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 채권자가 사해행위의 존재와 채무자의 의사를 알았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제척기간 도과에 더욱 유의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