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산재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

1985년부터 회사에 근무하던 직원이 2021년 뇌경색을 진단받고 과로, 스트레스, 전자파 노출 등을 업무상 재해의 원인으로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업무와 상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여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직원은 불승인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E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다 뇌경색 진단을 받고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달라며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거부당한 직원
• 피고 (근로복지공단): 원고의 뇌경색에 대한 요양급여 신청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고 불승인 처분을 내린 기관

분쟁 상황

직원 A는 2021년 8월 뇌경색 진단을 받고, 자신이 30년 이상 회사에서 근무하며 2020년부터 급격히 늘어난 업무량, 감소된 인원, 잦은 악성 민원, 승진 좌절로 인한 스트레스, 그리고 장기간의 전자파 노출 등이 질병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A의 뇌경색이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보아 요양급여를 불승인했고, 이에 A는 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직원 A의 뇌경색 발병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하여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뇌경색 상병이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 또는 전자파 노출로 인해 발병하거나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어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법원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에 따르면, 원고의 상병은 기존에 앓고 있던 심방세동과 고혈압 등 개인적인 기저질환과 관련이 깊으며, 업무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볼 만한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의 주장하는 업무 시간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에서 정한 과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그 시행령에 규정된 '업무상 재해'의 인정 기준에 따라 판단되었습니다.

1. 업무상 재해의 정의 및 인과관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 업무상 재해는 근로자의 업무 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의미합니다. 즉,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 인과관계의 증명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서 해야 하며,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면 증명이 있다고 봅니다.
• 그러나 단순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 또는 악화에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해서, 업무 외적인 사적인 요인이 관여되어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인과관계를 바로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2. 뇌혈관 질환 또는 심장 질환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1호 가목 및 고용노동부 고시 제2017-117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은 뇌경색과 같은 뇌혈관 질환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는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 고시는 다음과 같은 경우를 업무상 질병으로 봅니다.

•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 또는 급격한 업무 환경 변화: 증상 발생 전 24시간 이내에 업무와 관련된 갑작스러운 사건이나 급격한 업무 환경 변화로 인해 뇌혈관 기능에 뚜렷한 생리적 변화가 생겨 질병이 급격히 악화된 경우.
• 단기간의 업무상 부담 증가: 발병 전 1주일 이내의 업무의 양, 시간, 강도, 책임 및 업무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이전 12주(발병 전 1주일 제외)의 1주 평균보다 30% 이상 업무량이 증가했거나,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업무가 바뀐 경우를 말합니다. 이때는 연령, 성별 등 개인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 발병 전 3개월 이상 연속적으로 과중한 육체적, 정신적 부담을 발생시켰다고 인정되는 업무적 요인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 특히,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은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보며,
  • 1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합니다.
  • 근무 일정이 예측하기 어려운 업무, 교대제 업무,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 등 업무 부담 가중 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더욱 강하다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 판례에서는 원고의 주장하는 업무 부담이 위 고시에서 정한 '과중한 업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의학적 소견 또한 업무보다는 원고의 기존 기저질환(심방세동, 고혈압)이 뇌경색 발생의 주요 원인이라고 판단하여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는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1. 객관적인 업무 부담 증명: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업무의 양, 시간, 강도, 책임, 업무 환경의 변화 등이 구체적인 수치나 객관적인 자료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업무가 많았다는 주장보다는 정확한 업무 시간 기록, 업무량 증가 보고서, 동료의 증언 등이 중요합니다.
2. 스트레스 요인 구체화: 정신적 스트레스가 질병의 원인이라고 주장할 경우, 그 스트레스가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으며 일반적인 직장생활에서 겪는 수준을 넘어선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악성 민원의 반복성, 심각성, 이로 인한 정신과 치료 기록 등이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3. 기저질환과의 관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질환(고혈압, 당뇨, 심장 질환 등)이 뇌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업무로 인해 기저질환이 자연적인 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었음을 의학적 소견과 함께 증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 특정 유해 요인 노출 증명: 전자파 노출과 같은 특정 유해 요인을 주장할 경우, 해당 유해 요인에 노출된 정도, 기간, 그리고 그것이 질병 발생 또는 악화에 미친 의학적 인과관계를 객관적인 전문가 감정이나 연구 결과 등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5.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 기준 확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및 시행령,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하는 뇌심혈관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업무시간, 과로의 정도 등)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상황이 해당 기준을 충족하는지 검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