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사립학교 법인 A는 C고등학교 교장으로 임기를 마친 B에게 교사 재임용을 거부했습니다. B는 이에 불복하여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했고, 위원회는 법인 A가 재량권을 남용하여 임용을 거부했다고 판단하며 B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법인 A는 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하며 법인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임기가 만료된 교장이라 할지라도 학교 정관에 따라 교사로서 능력과 자질에 대한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권리(조리상 신청권)가 인정되고, 재량행위라 하더라도 합리적인 기준 없이 임용을 거부하는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본 판결입니다.
C고등학교의 교장 B는 2020년 2월 29일 교장 임기가 만료되었습니다. C고등학교 인사위원회는 2020년 2월 18일 B에 대해 '계속 임용 제청'을 의결했고, B도 학교법인 A에 교원 임용을 제청했습니다. 하지만 학교법인 A는 2020년 2월 26일 이사회를 열어 B의 교원 임용 안건을 찬성 2표, 반대 6표로 부결시켰고, 2020년 2월 27일 B에게 임용 거부 및 당연퇴직 통보(이 사건 거부처분)를 했습니다. 이에 B는 2020년 3월 5일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이 사건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20년 7월 1일 법인 A가 정관의 임용 기준을 고려하지 않고, 부적격 사유의 근거 제시 없이 임용을 거부함으로써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아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학교법인 A는 이 결정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이 행정심판법상의 처분권주의를 위반했는지 여부, 교장 임기 만료 후 교사 재임용 거부 처분이 소청심사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학교법인의 교사 재임용 거부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인지 여부
법원은 학교법인 A의 청구를 기각하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교사 재임용 거부 처분을 취소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소송비용은 학교법인 A가 부담해야 합니다.
법원은 학교법인 A가 전 교장 B의 교사 재임용을 거부한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며, 이를 취소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이 적법하다고 최종 확정했습니다. 이는 임기 만료 교장에게도 교사 재임용에 대한 합리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받을 조리상 신청권이 있음을 인정한 중요한 판결입니다.
본 판결은 교원의 재임용 거부 처분과 관련하여 여러 법률 및 법리를 상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행정심판법 제47조 제1항 (처분권주의): 소청심사 청구 시 청구취지에 처분일자 등을 잘못 기재했더라도, 제출된 청구이유서나 보충서면을 통해 취소를 구하는 대상이 명확히 특정되었다면 처분권주의를 위반한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는 행정심판 절차에서 형식적인 기재보다는 신청인의 실질적인 의사를 중요하게 본 것입니다.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7조 제1항, 제9조 제1항: 이 법률은 교원의 징계 처분과 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재임용 거부 포함)에 대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의 교사 재임용 거부 처분은 교원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에 해당하며, 소청심사의 대상이 되려면 신청인에게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교육공무원법 제29조의2 제6항 및 교육공무원임용령 제9조의5 제2항: 국공립학교의 경우 정년 전에 임기가 끝나는 교장이 교사로 근무하기를 희망할 때, 수업 담당 능력과 건강 등을 고려하여 교사로 임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교사로 임용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습니다. 비록 이 사건은 사립학교이지만, 이 규정들은 교장 임기 만료 후 교사 재임용 제도의 공법상 배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학교법인 정관 제34조 제5항, 제6항 (이 사건 학교법인의 정관): 이 사건 학교법인은 국공립학교의 교육공무원법과 유사하게 정년 전 임기 만료 교장이 교사 근무를 희망할 경우, '수업 담당 능력과 건강 등을 고려하여 교사로 임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정관에 명시했습니다. 법원은 이 조항이 임기 만료 교장에게 '교사로서의 능력과 자질에 관하여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받아, 위 기준에 부합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사로 임용되리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조리상 신청권'을 부여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학교 스스로 정관에 해당 규정을 둠으로써 교원의 기대권을 형성한 것입니다.
재량권 일탈·남용 금지 원칙: 교사 임용 여부가 학교법인의 재량행위에 속하더라도, 재량권 행사 과정에서 법령이나 정관에 명시된 고려 대상(수업 담당 능력, 건강 등)을 누락하거나, 객관적 사유 없이 임용을 거부하는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합니다. 임용 거부 시에는 그 사유를 명확히 밝히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른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졌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심사 과정에서 논의되지 않았던 사유를 소송 중에 새롭게 주장하는 것은 적법한 처분 사유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교장 임기 만료 후 교사 재임용을 신청할 때는 학교 정관 및 관련 규정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법인이나 임용권자는 교원 임용 시 정관이나 법령에 명시된 기준(예: 수업 담당 능력, 건강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임용 거부 시에는 그 사유를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명시하고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재량행위라 할지라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임용을 거부하거나, 정당한 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한 처분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임용 심사 과정에서 논의되지 않은 사유를 나중에 재량권 행사 사유로 주장하는 것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국공립학교가 아닌 사립학교의 경우에도 학교 정관에 국공립학교 관련 법규와 유사한 내용을 두어 제도화했다면, 그 정관 조항이 교원에게 합리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받을 기대권, 즉 조리상 신청권을 부여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