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뇌병변 장애인의 장애 정도 결정 취소 판결

원고 A씨가 뇌종양 수술 후 뇌병변 장애인 등록을 신청했으나, 피고 강남구청장이 국민연금공단의 심사 결과를 토대로 '심하지 않은 장애'로 결정하자,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심한 장애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며 피고의 결정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뇌종양 수술 후 뇌병변 장애인 등록을 신청하고 자신의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87세 고령자
• 피고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장: 원고에게 '뇌병변 / 심하지 않은 장애'라는 장애 정도 결정을 내린 행정기관
• 국민연금공단: 피고의 의뢰를 받아 원고의 장애 정도를 심사하고 '뇌병변 / 심하지 않은 장애'로 판정한 기관

분쟁 상황

원고 A씨(87세, B생)는 2019년 4월 17일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후 뇌병변 장애로 인해 보행과 일상생활 동작 수행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에 2019년 9월 피고 강남구청에 뇌병변 장애인 등록을 신청했습니다. 피고는 C병원에 장애 진단을 의뢰했고, C병원은 원고의 수정바델지수가 69점으로 일상생활 수행에 중증도 이상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제3조 제4항에 따라 국민연금공단에 장애 정도 심사를 의뢰했고, 국민연금공단은 원고의 뇌병변으로 인한 증상, 치료 경과, 보행 양상, 근력 등과 뇌 영상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뇌병변 / 심하지 않은 장애'로 판정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원고의 수정바델지수를 8189점에 해당하는 사람으로 보았습니다. 피고 강남구청장은 이 심사 소견을 바탕으로 2019년 11월 20일 원고에게 '뇌병변 / 심하지 않은 장애' 결정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이의신청을 했으나 2020년 2월 18일 기각되자, 자신의 수정바델지수가 5469점 사이로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강남구청장이 원고에게 내린 '뇌병변 / 심하지 않은 장애'라는 장애 정도 결정이 적법한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장애인복지법상 뇌병변 장애 판정 기준에 따라 원고의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으로 분류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심하지 않은 장애인'에 해당하는지가 주요 문제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의료기관의 객관적인 임상 진단 및 법원 신체감정 결과와 국민연금공단의 서면 심사 소견 중 어느 쪽에 더 신빙성이 있는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또한 원고의 고령, 기존 질병(기왕력), 근감소증 등 뇌병변 외의 다른 요인들이 장애 정도 판단에 어떻게 반영되어야 하는지도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가 2019년 11월 20일 원고에게 한 장애 정도 결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이 법원 신체감정의의 의학적 소견과 의료기관의 진단 결과를 종합하여 원고 A씨가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법원 신체감정 결과 원고의 수정바델지수는 64점으로 개인위생, 목욕, 착탈의 등에서 중등도 도움, 식사, 용변, 이동 동작에서 최소한의 도움, 계단 오르내리기에서 불가능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이는 장애정도판정기준에서 '보행과 모든 일상생활동작의 독립적 수행이 어려워 부분적으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며 수정바델지수가 54~69점인 사람'에 해당하는 것으로, '심한 장애인'의 기준에 부합합니다. 법원은 국민연금공단의 서면 심사보다는 임상적 관찰과 이학적 검사에 기반한 의료기관 및 신체감정의의 소견에 더 높은 신빙성을 부여했습니다. 또한, 원고의 고령, 기존 질병(기왕력),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한 기능 저하가 뇌병변과 복합적으로 작용했더라도, 뇌병변이 전체 기능 장애에 50% 정도 영향을 주었음을 인정하며 뇌병변 장애인으로서의 장애 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처분 시점으로부터 시간이 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체감정 당시 원고의 뇌병변 장애 정도가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는 점도 고려하여 처분 당시에도 원고가 '심한 장애인'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장애인복지법 제32조: 장애인 등록 신청 및 장애 정도 심사를 위한 기본 법률입니다. 지방자치단체장(피고)은 장애인 등록을 신청한 사람에게 의료기관의 진단을 의뢰하고, 국민연금공단에 장애 정도 심사를 의뢰하여 그 결과를 반영하여 장애 정도를 결정합니다.
• 구 장애인복지법 제2조 제1항: 장애인을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로 정의합니다. 이 정의는 장애인복지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 기본 전제입니다.
• 구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조 및 구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제2조: 장애의 종류, 기준, 그리고 장애 정도를 '심한 장애인'과 '심하지 않은 장애인'으로 나누는 구체적인 기준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뇌병변 장애의 경우 보행 및 일상생활동작의 수행 능력에 따라 장애 정도가 달라집니다.
• 장애정도판정기준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9-117호)​: 시행규칙에서 위임받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한 것으로, 뇌병변 장애를 포함한 각 장애 유형별 구체적인 판정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 고시는 수정바델지수(MBI)를 중요한 평가 지표로 사용하며, 수정바델지수 점수에 따라 '심한 장애인'과 '심하지 않은 장애인'의 세부 기준을 명시합니다. 예를 들어, 수정바델지수 54~69점은 '보행과 모든 일상생활동작의 독립적 수행이 어려워 부분적으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분류되어 '심한 장애인'에 해당합니다.
• 행정처분 위법 판단 시점의 원칙: 행정소송에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처분이 이루어진 '처분 당시'의 사실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처분 이후의 신체감정 등 객관적인 증거는 처분 당시의 상태를 추정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본 판례에서는 처분일로부터 약 2년 5개월 후의 신체감정 결과가 처분 당시의 장애 정도를 판단하는 데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 증거의 신빙성 판단: 법원은 장애 정도를 판단할 때 국민연금공단의 서면 심사 소견보다 원고를 직접 임상적으로 관찰하고 이학적 검사를 시행한 의료기관의 진단 및 법원 신체감정 결과에 더 높은 신빙성을 부여합니다. 이는 직접적인 관찰이 환자의 실제 상태를 더 정확히 반영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참고 사항

• 장애 정도 판정 기준 확인: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및 보건복지부 고시인 '장애정도판정기준'은 뇌병변 장애를 포함한 다양한 장애 유형에 대한 구체적인 판정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장애 상태가 어느 기준에 부합하는지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수정바델지수(MBI)는 일상생활동작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이므로, 의료기관에서 정밀하게 측정하고 기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객관적인 의학적 소견 확보: 장애 등급 결정에 불복할 경우, 의료기관의 자세한 진료 기록, 진단서, 도수근력평가, 뇌 영상 자료 등 객관적인 의학적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서면 심사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므로, 실제 임상 관찰 및 이학적 검사에 기반한 소견이 소송 과정에서 더 신뢰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 불복 절차 활용: 행정기관의 장애 정도 결정에 이의가 있다면, 우선 해당 기관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이 기각될 경우,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구할 수 있습니다. 소송 과정에서 법원의 신체감정을 요청하는 것이 본인의 장애 상태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다양한 요인의 종합적 고려: 뇌병변 외에도 고령, 기존 질병(기왕력), 근감소증, 운동 부족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신체 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요인이 전체적인 기능 장애 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설령 뇌병변이 유일한 원인이 아니더라도, 뇌병변이 장애의 상당 부분에 기여했다면 '뇌병변 장애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