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원고 A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약 33개월간 LED 제품 제조 회사에서 근무하며 패키지, 개발, 팹, 몰딩 공정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다양한 유기용제와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되었습니다. 이후 2007년부터 파킨슨병 증상이 나타나 2009년 만 33세의 나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2017년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공단은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을 찾기 어렵고, 유해물질 노출 수준이 높지 않았다는 이유로 요양 불승인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는 열악한 근무 환경과 과중한 업무로 인한 유해 물질 복합 노출이 파킨슨병 발병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2002년 3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주식회사 C와 D라는 두 LED 제조 사업장에서 패키지 공정, 개발 업무, 팹 공정, 몰딩 공정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황산, 과산화수소, 이소프로필알코올, 아세톤, 메틸알코올, 에틸렌글리콜, 염산, 질산, 인산, 프로필렌글리콜 등은 물론 벤젠, 포름알데히드, 페놀, Methyl isobutyl ketone 등에도 직간접적으로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국소 환기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열악한 환경에서 방호복이나 방독마스크 등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주 7일, 하루 11~12시간의 과중한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2007년 6월경부터 좌측 상지의 움직임 감소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점차 악화되었고, 2009년 5월 11일 만 33세의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2017년 7월 26일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공단은 2019년 10월 21일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을 현대의학상 찾기 어렵고, 유해 물질 노출 여부나 수준이 명확하지 않으며 업무와 질병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요양 불승인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LED 제조 공장에서 근무하며 유기용제 및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된 것이 만 33세의 젊은 나이에 발병한 파킨슨병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와 의학적으로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질환에 대해 법적, 규범적 관점에서 업무상 재해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피고 근로복지공단이 2019년 10월 21일 원고 A에 대해 내린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법원은 파킨슨병의 의학적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법적, 규범적 관점에서 원고의 파킨슨병 발병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원고가 유전적 요인이나 업무와 무관한 환경적 요인으로 질병이 발생했다고 보기보다는, LED 제조 공장 근무 당시 다양한 유기용제와 유기화합물에 직간접적, 복합적으로 노출된 것이 질병 발생 또는 촉진의 원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열악한 작업 환경, 보호 장비 미착용, 과중한 근무 시간, 유해 물질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 희귀 질환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과관계를 추론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본 판례는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 인정과 관련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법리를 따르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업무상 사유로 인한 질병을 산업재해로 인정하는데, 여기서 핵심은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입니다. 법원은 이 인과관계를 판단할 때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법적,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는 근로자 보호라는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의 목적을 고려한 것으로,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근로자의 건강 상태, 질병 원인, 작업장의 유해 물질 존재 여부, 근무 기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경험칙과 사회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추론하여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8두3821 판결 참조). 특히 희귀 질환이거나 첨단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질환의 경우, 연구 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발병 원인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기 어렵더라도, 이를 이유로 인과관계를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특정 산업 종사자 군이나 사업장에서 질환 발병률이 높거나, 사업주의 협조 거부 등으로 유해요소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이는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데 근로자에게 유리한 간접 사실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작업 환경에 여러 유해 물질이나 유해 요소가 존재하는 경우 개별 유해요인들이 질병 발병이나 악화에 복합적, 누적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 2017두3867 판결 참조). 본 판례는 이러한 법리에 따라, 원고가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이 발병했고, 다양한 유기용제에 노출되었으며, 열악한 작업 환경과 과중한 업무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들어 업무와 질병 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희귀 질환이나 첨단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라도 의학적으로 명확한 원인 규명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업무상 재해 인과관계를 쉽게 부정할 수 없습니다. 작업 환경 내 여러 유해 물질이나 유해 요소들이 복합적이고 누적적으로 질병 발병이나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국소 배기 장치 미설치, 보호 장비 미착용, 유해성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 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근무 환경과 과중한 업무는 유해 물질 노출 수준을 높이고 질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 노출 수준이 작업환경 측정 결과보다 더 높았을 가능성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사회 평균인이 아닌 질병이 생긴 근로자의 건강 및 신체 조건을 기준으로 인과관계를 판단하며, 특히 젊은 나이에 질병이 발병했거나 가족력, 유전적 소인이 없는 경우 업무 관련성을 입증하는 데 유리한 간접 사실이 될 수 있습니다.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더라도 취업 당시 건강 상태, 질병 원인, 작업장 내 발병 원인 물질 존재 여부, 근무 기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경험칙과 사회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인과관계를 추론할 수 있습니다. 연구 보고서나 유사 사업장 사례, 전문가 의견 등이 중요한 간접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