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사업부문 분할과 세금 부과 처분 취소 사건

오씨아이 주식회사(이하 원고)는 2008년 5월, 인천공장의 화학제품 제조 사업부문과 도시개발 사업부문을 주식회사 디씨알이(이하 디씨알이)로 물적분할했습니다. 원고는 이 분할이 세법상 '적격분할' 요건을 충족하여 발생한 자산양도차익 약 7,485억 원을 법인세 손금산입하고, 폐석회 처리비용 약 92억 원을 복구손실충당금에서 차감하여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남대문세무서장과 인천세무서장(이하 피고들)은 이 분할이 적격분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폐석회 처리비용은 토지의 '자본적 지출'에 해당하여 손금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피고들은 원고에게 2008 사업연도 법인세 약 3,000억 원(가산세 포함)과 2008년 1기분 부가가치세 약 75억 원(가산세 포함)을 부과하고, 추가로 인천대공원 친환경 호수조성사업 관련 매입세액 불공제에 따른 2009년 2기 및 2010년 1기 부가가치세 약 8억 원(가산세 포함)을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이 사건 각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오씨아이 주식회사 (원고): 소다회 등 화학제품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2008년 인천공장의 화학제품제조 사업부문과 도시개발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법인입니다.
• 남대문세무서장 (피고): 원고에게 2008 사업연도 법인세 부과 처분을 내린 세무 당국입니다.
• 인천세무서장 (피고): 원고에게 2008년 1기, 2009년 2기, 2010년 1기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을 내린 세무 당국입니다.
• 주식회사 디씨알이: 오씨아이 주식회사로부터 분할된 신설법인으로, 인천공장의 화학제품제조 및 도시개발 사업을 승계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인 오씨아이 주식회사는 1959년 설립된 화학제품 제조 및 판매 회사로, 2008년 5월 인천공장의 화학제품제조 사업부문과 도시개발 사업부문을 '디씨알이'라는 신설 법인으로 물적분할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고는 분할로 발생한 자산양도차익에 대해 법인세 과세이연을 적용하고, 수십 년간 인천공장 부지에 야적되어 있던 폐석회 처리 비용을 손금으로 산입하여 세금을 신고했습니다. 이 폐석회는 공유수면 매립으로 형성된 부지 위에 기준 표고를 초과하여 적치되어 있었고, 폐기물관리법상 처리 의무가 발생하며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는 문제였습니다. 원고는 인천광역시, 남구청, 시민위원회와 협약을 맺고 폐석회를 유수지에 매립하고 유원지를 조성하며, 보트장 시설을 기부채납하는 등의 의무를 부담했습니다. 후에 보트장 건립이 변경되어 인천대공원 호수 재정비 사업으로 대체되기도 했습니다. 세무 당국은 이 분할이 적격분할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폐석회 처리 비용은 토지의 가치를 높이는 '자본적 지출'이므로 손금 산입이나 매입세액 공제가 불가능하다고 보아 대규모 세금을 부과하면서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분할 과정에서 원고가 은행에서 대출받은 9,000억 원 중 일부만을 디씨알이에 승계시킨 점, 디씨알이가 원고로부터 8명 외의 대부분 인력을 승계하지 않고 원고에 대한 거래 의존도가 높았던 점 등이 적격분할 여부 판단에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의 사업부문 물적분할이 세법상 법인세 과세특례 요건인 '적격분할'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폐석회 처리비용과 인천대공원 호수재정비 공사비가 토지의 가치를 증가시키는 '자본적 지출'에 해당하는지, 이에 따라 매입세액 공제가 가능한지 여부입니다. 셋째, 이 사건 분할이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의 양도'에 해당하여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이 모든 상황에서 가산세를 부과할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 중 상당 부분을 인용하여 피고들의 세금 부과 처분을 일부 취소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 법원은 이 사건 분할이 법인세법상 '적격분할'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아, 2008 사업연도 법인세 부과 처분 중 약 871억 원을 초과하는 본세 부분과 약 19억 원을 초과하는 가산세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이는 분할하는 사업부문이 독립적으로 사업 가능했고, 자산 및 부채가 포괄적으로 승계되었으며, 승계된 고정자산이 해당 사업에 직접 사용되었다고 판단한 결과입니다.
2.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 취소: 이 사건 분할이 적격분할에 해당하므로 부가가치세법상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 '사업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2008년 1기분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 중 약 8억 2천만 원을 초과하는 본세 부분과 약 5억 4천만 원을 초과하는 가산세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3. 인천대공원 호수재정비 공사비 관련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 취소: 인천대공원 호수재정비 공사비는 원고가 토지 소유자가 아니고, 인천공장 부지의 가치를 증가시켰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와 관련된 매입세액 공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2009년 2기분 부가가치세 약 7,500만 원 및 가산세 약 3,600만 원, 2010년 1기분 부가가치세 약 6억 7,500만 원 및 가산세 약 2억 9,200만 원의 부과 처분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4. 폐석회 처리비용 관련 세금 부과 유지: 폐석회 처리비용은 택지 조성 등 토지의 가치를 현실적으로 증가시키는 '자본적 지출'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와 관련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은 유지했습니다.
5. 가산세 부과 유지 (폐석회 처리비용 관련)​: 폐석회 처리비용의 성격에 대한 원고의 법령 오인은 가산세 부과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물적분할이 세법상 적격분할에 해당하고 인천대공원 호수재정비 공사비는 자본적 지출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피고들이 부과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중 상당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그러나 폐석회 처리비용은 토지의 자본적 지출로 인정되어 이에 대한 세금 부과는 유지되었고, 관련 가산세 부과 역시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최종적으로 소송 비용은 원고가 1/100, 피고들이 나머지를 부담하도록 판결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주로 법인세법과 부가가치세법의 여러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1. 법인세법상 '적격분할' 요건 및 과세특례 (법인세법 제47조, 제46조 제1항, 시행령 제82조 제3항, 제83조, 시행규칙 제41조의2 등)​

• 법리: 법인세법은 물적분할로 인해 발생한 자산양도차익에 대해 원칙적으로 법인세를 과세하지만, 특정 요건(적격분할 요건)을 충족하면 과세특례(과세이연)를 적용하여 분할 시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나중에 분할신설법인의 주식을 처분할 때 과세합니다. 이는 분할 전후 경제적 실질에 변화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 주요 요건: ① 5년 이상 사업을 계속하던 내국법인이 '분리하여 사업이 가능한 독립된 사업부문'을 분할할 것, ② '분할하는 사업부문의 자산 및 부채가 포괄적으로 승계'될 것 (단, 공동 사용 자산, 채무자 변경 불가능 부채 등은 예외), ③ 분할 대가의 전액이 주식일 것, ④ 분할신설법인이 분할등기일이 속하는 사업연도 종료일까지 승계 사업을 계속 영위할 것, ⑤ 분할신설법인이 승계한 고정자산가액의 1/2 이상을 해당 사업에 직접 사용할 것.
• 적용: 법원은 '분리하여 사업이 가능한 독립된 사업부문'은 문언상 분할 당시 독립된 사업부문이면 요건을 충족하며, 분할 후 사업 운영 방식이나 인력 승계 여부는 이 요건과 무관하다고 해석했습니다. 또한, 현금은 특정 사업부문에 귀속되기 어렵고, 차입금 역시 일반 운영 자금으로 사용되었다면 특정 사업부문의 부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자산 및 부채의 '포괄적 승계' 요건을 폭넓게 인정했습니다. 인력 승계는 법인세법상 적격분할의 직접적인 요건이 아니며, 근로자의 동의 없이 강제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피고의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2. 토지의 '자본적 지출' 판단 (법인세법 관련)​

• 법리: 토지에 대한 자본적 지출은 토지의 가치를 현실적으로 증가시키는 데 소요된 비용을 의미하며, 이러한 지출은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고 토지 취득원가에 가산됩니다.
• 적용: 법원은 폐석회 처리비용이 단순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을 넘어, 해수저수지였던 유수지를 매립하여 녹지 및 유원지 조성이 가능한 상태로 바꾸고, 도시개발 사업의 필수 선행 요건이 되어 인천공장 부지의 가치를 크게 상승시켰으므로, 이는 토지의 자본적 지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3.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의 양도' 및 매입세액 공제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6항 제2호, 제17조 제2항 제6호, 시행령 제17조 제2항, 제60조 제6항 등)​

• 법리: 부가가치세법은 사업을 양도하여 사업장별로 그 사업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시키는 것을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아 부가가치세를 과세하지 않습니다. 적격분할은 여기에 포함됩니다. 또한, 토지의 조성 등을 위한 자본적 지출에 관련된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하지 않습니다.
• 적용: 법원은 이 사건 분할이 적격분할에 해당하므로 부가가치세법상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 사업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보아 관련 부가가치세 부과를 취소했습니다. 그러나 폐석회 처리비용은 토지의 자본적 지출이므로 관련 매입세액은 공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인천대공원 호수재정비 공사비는 원고가 인천대공원의 소유자가 아니고, 인천공장 부지의 가치를 증가시킨다고 볼 수 없으므로, 토지 관련 자본적 지출에 해당하지 않아 매입세액 공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4. 가산세 부과 정당한 사유 (국세기본법 관련 일반 원칙)​

• 법리: 가산세는 납세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법에 규정된 의무를 위반한 경우 부과되는 행정상의 제재로, 납세자의 고의나 과실은 고려되지 않습니다. 법령의 부지(법을 모르는 것)나 오해는 원칙적으로 가산세 부과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 적용: 법원은 폐석회 처리비용이 자본적 지출에 해당한다는 판단과 다르게 원고가 손금 산입 및 매입세액 공제를 한 것은 법령의 오인에 불과하므로, 가산세 부과의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회사를 분할할 때는 세법상 '적격분할' 요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사업의 외형만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분할하려는 사업부문이 분할 전부터 독립적으로 운영 가능했는지, 관련 자산과 부채가 포괄적으로 신설법인에 승계되었는지, 분할 후 신설법인이 해당 사업을 계속 영위할 것인지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특히, 분할로 승계되는 자산과 부채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인력 승계가 법적 요건은 아니지만 실질적인 사업 운영의 독립성을 입증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회사 소유 토지에 발생하는 비용 중 '자본적 지출'과 '수익적 지출'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비용처럼 보여도, 그 비용이 토지의 객관적인 가치를 증가시키거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한다면 자본적 지출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부가가치세 관련해서는 토지 관련 자본적 지출에 대한 매입세액은 원칙적으로 공제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하고, 타인 소유의 자산에 대한 지출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당 사업자의 자본적 지출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세법 해석에 대한 오해는 가산세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복잡한 거래나 비용 처리 시에는 관련 규정을 철저히 검토하고 필요 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