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원고는 교통사고로 다발성 하지 골절을 입고 피고 병원에서 수술 및 재활 치료를 받던 중 수동적 관절운동 과정에서 재골절이 발생하였습니다. 원고는 이 재골절이 피고 병원의 의료상 과실로 인한 것이며 이로 인해 후유장애가 발생하거나 확대되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피고 병원의 수동적 관절운동이 적절한 치료였다는 감정 소견, 재골절의 예견 가능성이 낮다는 점, 원고의 부상 상태가 재골절에 취약했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의료상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의 후유장애 역시 재골절보다는 애초 교통사고로 인한 다발성 골절의 영향이 크다고 보아, 피고 병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원고는 2017년 7월 23일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해 우측 대퇴골 경부 골절, 몸통 골절, 슬개골 골절 등 다발성 하지 골절을 입었습니다. 이후 피고 병원에서 수술 및 재활 치료를 받던 중, 2017년 7월 20일에 슬관절 운동범위가 0도에서 130도까지 확대되는 관절경 시술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2017년 8월 21일 수동적 관절운동을 받던 중 대퇴골 골절 부위에 재골절이 발생했습니다. 원고는 이 재골절이 피고 병원 의료진의 부적절한 수동적 관절운동으로 인한 의료상 과실이며, 이로 인해 섬유성 강직 등 후유장애가 발생하거나 확대되었다고 주장하며 피고들에게 79,071,785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교통사고로 다발성 하지 골절을 입은 환자가 병원 재활 치료 중 재골절이 발생하고 후유장애가 남은 경우, 병원 의료진의 치료 과정에 의료상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와 그 과실이 환자의 재골절 및 후유장애 발생 또는 확대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의 수동적 관절운동 치료 과정에서 의료상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원고의 후유장애 또한 재골절로 인해 발생하거나 확대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공동불법행위의 성립 (대법원 1998. 11. 24. 선고 98다32045 판결 참조): 교통사고로 상해를 입은 피해자가 치료 중 의사의 과실로 인한 의료사고로 증상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증상이 생겨 손해가 확대된 경우, 확대된 손해와 교통사고 사이에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때 교통사고와 의료사고가 각각 독립적인 불법행위 요건을 갖추면서 객관적으로 관련되어 공동으로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한 것으로 인정되면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병원의 의료상 과실이 인정되지 않아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의료상 과실 및 인과관계 입증책임의 완화와 한계 (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1다20127 판결 등 참조): 의료행위상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서는 피해자 측이 의료행위 과정에서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 과실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와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 예를 들어 의료행위 이전에 환자에게 그러한 결과의 원인이 될 만한 건강상의 결함이 없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경우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의료 과정에서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 과실의 존재는 환자 측에서 입증해야 합니다. 만약 의료 과정에서 어떠한 주의의무 위반의 잘못을 인정할 수 없다면, 그 청구는 받아들여질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환자 측이 의료상 과실의 존재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420조 (원심판결의 인용): 항소심 법원이 제1심 판결의 사실 인정이나 판단이 옳다고 인정할 경우, 그 부분을 그대로 인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항소심 법원은 '기초사실' 부분에 대해 제1심 판결의 기재와 같으므로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의료사고를 주장할 경우, 의료진의 행위가 일반적인 의료 기준에서 벗어난 과실임을 명확히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환자의 기저 질환이나 기존 부상 상태가 의료 결과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교통사고와 의료사고가 복합적으로 얽힌 경우, 각 사고가 손해 발생에 기여한 정도와 인과관계를 명확히 구분하여 입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의료 기록 감정 결과나 신체 감정 결과 등 전문가의 소견이 소송의 중요한 증거가 되므로, 관련 자료를 철저히 확보하고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활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나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들었는지 여부도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