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에 유심과 통장을 제공하고 중계기까지 설치한 사건

피고인은 이전에 사기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했습니다. 그는 사기 범행에 사용될 선불유심과 법인 명의의 대포통장, OTP카드, 공인인증서 등을 구입하여 조직에 제공하여 피해자 B로부터 8,980만 원, 피해자 C로부터 4,320만 원 등 총 1억 3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편취하는 사기 범행을 방조했습니다. 나아가 피고인은 전기통신사업자 등록 없이 VoIP 게이트웨이(중계기) 2대를 설치하여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이 국내 전화번호로 발신하여 통신을 매개하는 무등록 기간통신사업을 영위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압수된 VoIP 게이트웨이 2대를 몰수했으며, 피해자들의 배상 신청은 각하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유심, 대포통장, 중계기를 제공하여 범행을 도운 사람으로 이전에 사기죄로 징역형을 복역했습니다.
• 피해자 B, C: 보이스피싱 조직의 사기 범행으로 각각 8,980만 원과 4,320만 원을 편취당한 피해자들입니다.
• 보이스피싱 조직원들 (D, F, G, H, S 등): 전화금융사기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총책, 관리책, 유인책, 현금인출책 등 여러 역할을 분담하여 활동한 불상 성명자들을 포함하는 조직원들입니다.

분쟁 상황

보이스피싱 조직은 수사기관 사칭, 대출 빙자 등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편취하는 범행을 저지릅니다. 이 조직은 총책, 관리책, 유인책, 현금인출책, 모집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여 점조직 형태로 운영됩니다. 피고인은 2020년 10월부터 11월 사이 H으로부터 주식회사 I 명의의 유심 2개와 기업은행, L은행, M은행 명의의 통장, 체크카드, OTP카드, 공인인증서 등을 구입하여 F과 D을 거쳐 보이스피싱 조직에 제공했습니다. 이 대포유심과 대포계좌는 피해자 B와 C에 대한 대출 빙자 보이스피싱 사기에 사용되어, 피해자 B는 2020년 11월 25일부터 12월 5일까지 총 8,980만 원을, 피해자 C는 2020년 11월 3일부터 11월 19일까지 총 4,320만 원을 편취당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2021년 7월 16일 인천의 한 호텔에서 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VoIP 게이트웨이(중계기) 2대를 설치하고 인터넷에 연결하여 해외 조직원이 국내 전화번호로 발신할 수 있도록 통신을 매개했습니다. 피고인은 이 과정에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범행은 피고인이 이전 사기죄로 복역을 마치고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누범 기간 중에 저질러졌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사기 범행에 필요한 대포유심과 대포통장 등을 제공하여 사기를 방조했는지, 그리고 무등록 상태에서 통신 중계 장비를 설치하여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고 기간통신사업을 영위하여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압수된 VoIP 게이트웨이 2대를 몰수했습니다. 배상신청인들의 신청은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모두 각하되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회적으로 큰 폐해를 일으키는 조직범죄에 가담하여 범행 실행에 필수적인 통장과 유심을 제공하고, 해외 콜센터 발신번호를 국내 전화번호로 변작하는 중계기까지 설치하여 보이스피싱 범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액이 크고, 피고인이 사기범행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았으며, 특히 이 사건 범행이 모두 누범 기간 중에 저질러졌다는 점을 매우 불리한 양형 요소로 보았습니다. 다만 사기죄는 방조범이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이 유리한 양형 요소로 참작되었습니다. 이러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최종 형량을 결정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는 주로 형법상 사기방조죄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 및 제32조 (방조범)​: 사기죄는 사람을 속여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는 범죄입니다. '방조'는 다른 사람의 범죄 행위를 돕는 것을 말합니다.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유심과 대포통장 등을 제공한 행위는 조직의 사기 범행을 물리적으로 도운 것으로 인정되어 사기방조죄가 성립합니다.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이 이러한 도구를 사기 범행에 사용할 것임을 알면서도 이를 제공했기 때문에 방조의 고의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방조범은 정범보다 형량이 감경될 수 있으나, 범죄의 중대성에 따라 실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 전기통신사업법 제97조 제7호, 제30조 (타인의 통신 매개 금지)​: 이 조항은 전기통신사업자가 아닌 자가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이를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피고인이 VoIP 게이트웨이(중계기)를 설치하여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이 국내 발신번호로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한 것은 타인의 통신을 매개한 행위에 해당하여 이 조항을 위반한 것입니다.
• 전기통신사업법 제95조 제3호, 제6조 제1항 (무등록 기간통신사업 경영 금지)​: 기간통신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등록해야 합니다. 피고인이 등록 없이 VoIP 게이트웨이를 운영하며 보이스피싱 조직을 위해 통신을 중계한 행위는 무등록 기간통신사업을 영위한 것으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 형법 제35조 (누범 가중)​: 피고인이 이전 사기죄로 징역 3년의 형 집행을 종료한 후 3년 이내에 다시 죄를 저지른 경우, 이를 '누범'이라고 합니다. 누범에 해당하면 해당 죄의 형의 장기(가장 긴 기간)가 두 배까지 가중될 수 있어 더욱 중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이 사건 피고인은 누범 기간 중에 다시 범행을 저질러 형이 가중되었습니다.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25조 제3항 제3호 (배상명령 각하)​: 피해자들이 법원에 배상 신청을 했으나,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배상 책임 범위가 명백하지 않거나 피고인의 변제 능력이 불확실한 경우 등에는 법원이 배상 신청을 각하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피해자들은 별도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보이스피싱 범죄는 사회적으로 큰 해악을 끼치며, 이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음 사항들을 유의하여 유사한 피해를 예방하고 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개인 정보 및 금융 정보 제공 경계: 어떤 기관이든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신분증 사본, 통장 사본, OTP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등 개인의 중요한 금융 정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요청을 받는다면 즉시 의심하고 응하지 말아야 합니다.
• 대출 관련 제안 주의: 대출을 빌미로 기존 대출금을 갚으라거나 신용점수를 조작해야 한다는 등의 요구는 100% 보이스피싱입니다. 특히, 특정 계좌로 돈을 이체하거나 체크카드를 보내라고 하는 것은 절대 응해서는 안 됩니다.
• 명의 대여의 위험성: 휴대전화 유심이나 통장, 체크카드 등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행위는 단순히 '도와주는 일'이 아니라 중대한 범죄에 연루되는 것입니다. 본인의 명의가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사용될 경우, 사기 방조죄 또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으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몰랐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고수익 아르바이트 주의: 단기간에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를 보고 해외 송금 대행, 현금 수거, 통신 장비 설치 등의 아르바이트를 제안받는 경우,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같은 범죄 조직의 일원임을 암시하므로 절대 가담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활동은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무등록 기간통신사업을 영위하는 행위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에 해당하여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 피해 발생 시 신속한 대응: 만약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했다고 인지했다면, 즉시 은행 고객센터와 경찰(112)에 신고하여 지급 정지를 요청하고 수사를 의뢰해야 합니다. 시간 지체 없이 대응하는 것이 피해 회복에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