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진 사람이 재산을 숨기려 담보 설정하고 이혼으로 재산 나눈 행위 취소 사건

중소기업은행은 채무자 C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하자, C이 채무 초과 상태에서 부동산에 담보를 설정하고 전 배우자 B와 이혼하면서 재산을 분할한 행위가 채권자를 해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며 이 행위들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C의 대출 및 연대보증 채무를 인정하고, C이 A에게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준 행위와 B에게 재산분할 명목으로 부동산 지분 및 현금을 준 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상회복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중소기업은행: 피고 C에게 돈을 빌려주고 D 주식회사 대출에 대한 C의 연대보증을 받은 채권자입니다.
• 피고 C: D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대출금을 연대보증하고 개인적으로도 대출을 받은 채무자이며, 전 배우자인 피고 B에게 재산을 분할해준 사람입니다.
• 피고 A: 피고 C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 담보로 C 소유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사람입니다.
• 피고 B: 피고 C의 전 배우자로, 이혼 시 재산분할 약정에 따라 C 소유 부동산 지분과 현금을 받은 사람입니다.
• D 주식회사: 피고 C이 대표이사였던 회사로,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고 피고 C이 이 대출에 대해 연대보증을 섰습니다.

분쟁 상황

중소기업은행은 D 주식회사에 대한 대출과 피고 C의 연대보증, 그리고 C 개인 대출로 인해 피고 C에게 상당한 채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고 C은 2020년 5월경부터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2020년 5월 21일 피고 A으로부터 2억 5천만원을 빌리면서 자신의 아파트 1/2 지분에 채권최고액 3억 6천4백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습니다. 또한, 2020년 7월 15일 전 배우자인 피고 B와 이혼하면서 재산분할 명목으로 동일한 아파트 1/2 지분과 1억 5천만원을 피고 B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쳐주었습니다. 중소기업은행은 이러한 C의 행위들이 자신의 채권을 회수할 수 없게 만드는 '사해행위'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C이 중소기업은행에 갚아야 할 채무가 얼마인지, 피고 C이 채무 초과 상태에서 피고 A에게 자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다른 채권자들을 해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 C이 전 배우자 피고 B와 이혼하면서 재산분할 명목으로 부동산 지분과 현금을 지급한 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특히 재산분할이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과대한 것인지 여부, 사해행위가 인정될 경우, 원상회복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등이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 C은 중소기업은행에 총 102,000,000원, 1,020,000,000원의 한도 내에서 801,822,187원, 600,000,000원의 한도 내에서 44,537,692원, 600,000,000원의 한도 내에서 68,244,390원 및 각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특히 752,090,000원에 대해서는 2021년 8월 25일부터 2021년 10월 28일까지 연 6.61%,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율을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2. 피고 C과 피고 A 사이에 2020년 5월 21일 체결된 부동산 1/2 지분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취소하고, 피고 A은 피고 C에게 해당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 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3. 피고 C과 피고 B 사이에 2020년 7월 15일 체결된 재산분할 약정 중 피고 C 소유 부동산 1/2 지분 및 재산분할금 150,000,000원에 관한 부분을 287,000,000원의 한도 내에서 취소하고, 피고 B은 중소기업은행에 287,000,000원 및 이에 대한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4. 원고 중소기업은행의 피고 B에 대한 주위적 사해행위취소 청구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채무자 C이 채무초과 상태에서 자신의 재산을 빼돌리려는 의도로 부동산에 담보를 설정하고 전 배우자에게 과도하게 재산분할을 한 행위가 채권자인 중소기업은행을 해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들 행위를 취소하고 원상회복을 명했습니다. 이는 채무자가 자신의 채무를 갚지 않기 위해 재산을 부당하게 처분하는 것을 막고 채권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려는 목적을 가집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민법 제406조 (채권자취소권):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의 핵심 법리이며, 채무 초과 상태에서 재산을 처분하는 행위(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행위, 이혼 시 재산분할 약정)가 채권자를 해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됩니다.

• 사해행위 판단 기준: 채무자의 총 채무액이 총 재산액을 초과하는 '채무 초과 상태'여야 하며, 채무자가 이러한 행위로 인해 채권자를 해칠 것을 알고 있었어야 합니다. 수익자(재산을 받은 사람)나 전득자(재산을 다시 받은 사람)도 사해행위임을 알고 있었을 경우 취소 대상이 됩니다.
• 특정 채권자에게 담보 제공: 채무 초과 상태에서 특정 채권자에게만 담보를 제공하여 다른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를 감소시키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사해행위에 해당합니다. 다만, 자금난 해소를 위한 신규 자금 융통 목적의 담보 제공은 예외적으로 사해행위가 아닐 수 있으나, 이 사건에서는 해당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2항 (재산분할청구권):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부부 공동 재산 청산과 부양적 성격을 가집니다. 그러나 채무 초과 상태에서 이루어진 재산분할이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과대한 것'이라면 그 초과 부분은 사해행위로 취소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C과 피고 B의 재산 상태, D 주식회사의 채무가 부부 공동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인 점 등을 고려하여 재산분할이 과대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50조 제2항 제1호: 이 조항은 회생계획이 주채무자의 보증인 등 함께 채무를 부담하는 자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주채무자의 회생계획에서 회생채권의 변제에 갈음하여 출자전환을 하기로 한 경우, 그 출자전환으로 인해 변제에 갈음하기로 한 채권액을 한도로 보증인의 채무도 변제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판례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D 주식회사의 출자전환 주식의 실질 가치가 없었으므로, 피고 C의 보증채무가 변제되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원상회복: 사해행위가 취소되면 그 행위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하며, 이전된 재산은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원상회복되어야 합니다.
•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 근저당권 설정이 사해행위로 취소된 경우, 그 등기를 말소하여 원상회복합니다.
• 가액배상: 부동산이 이미 제3자에게 처분되거나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 그 재산의 가액만큼 돈으로 돌려주는 가액배상이 이루어집니다. 이 사건에서는 전세권설정등기 말소 후 재산분할에 따른 소유권 이전이 있었고, 해당 부동산의 가액에서 전세금을 공제한 잔액 및 재산분할금에 대해 가액배상을 명했습니다. 피담보채권액 공제: 부동산에 이미 선순위 담보권(예: 전세권)이 설정되어 있었다면, 그 피담보채권액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만이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담보가 됩니다. 다만, 선행 담보권 설정 자체가 사해행위로 취소되는 경우, 해당 피담보채무액은 후행 처분행위의 사해행위 여부를 판단할 때 공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A에 대한 근저당권이 사해행위로 취소되었으므로, 피고 B에 대한 재산분할의 사해행위 여부 판단 시 해당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은 공제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채무 초과 상태에서의 재산 처분 유의: 본인의 빚이 재산보다 많은 '채무 초과' 상태에서는 부동산 매매, 담보 설정, 증여, 이혼 시 과도한 재산분할 등 재산을 처분하는 행위가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채권자의 권리를 해치는 '사해행위'로 간주되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대출 및 담보 설정 시에도 사해행위 가능성: 이미 채무 초과 상태에 있는 사람이 새롭게 돈을 빌리면서 특정 채권자에게만 담보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다른 일반 채권자들을 해치는 사해행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대출금 사용처가 사업 지속 등 공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음을 명확히 입증하지 못하면 사해행위로 취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혼 시 재산분할의 적정성 확인: 이혼 시 재산분할은 부부 공동 재산 청산의 성격을 가지지만, 채무 초과 상태에서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과대한' 재산분할은 사해행위로 취소될 수 있습니다. 이때 채권자는 재산분할이 과도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며, 법원은 부부의 혼인 기간, 재산 형성 기여도, 채무의 성격(공동의 이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채무자의 사업상 채무가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음: 배우자 일방의 사업상 채무라도 혼인 중 주 수입원이었고, 배우자가 이를 용인하며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소극재산으로 보아 전체 재산분할의 규모를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가액배상: 사해행위로 이전된 재산이 이미 처분되어 원상회복이 어려운 경우, 그 재산의 가액을 돈으로 돌려주는 '가액배상' 명령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