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환자 A씨는 뇌동맥류 코일색전술을 받던 중 무맥성 심실빈맥으로 인한 심정지를 겪고 허혈성 뇌손상으로 좌측 편마비와 인지기능장애를 얻게 되자, 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B를 상대로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과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15억 원이 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는 의료진이 고혈압 환자인 자신에게 전신마취 전 심장내과와 마취통증의학과와 협진하지 않았고, 수술 중 심전도 감시를 소홀히 하여 부정맥 발생을 조기 발견하지 못했으며, 무맥성 심실빈맥 발생 후 응급처치가 지체되어 뇌손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수술 전 국소마취 가능성, 협진 필요성, 부정맥 조기 발견의 중요성, 제세동기 우선 사용의 필수성 등 중요한 정보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1,577,733,794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에게 발생한 무맥성 심실빈맥 및 심정지는 뇌동맥류 수술의 일반적인 합병증 범위 내에 속하며, 의료진은 수술 전 적절한 협진과 수술 중 감시 의무를 다했고, 심정지 발생 시에도 즉각적이고 적절한 응급처치를 시행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수술 전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이 뇌동맥류 코일색전술 과정 및 응급처치 과정에서 환자에 대한 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수술 및 마취의 위험성에 대해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했는지 여부, 원고의 뇌손상이 의료진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여부.
법원은 의료진이 원고의 기저질환을 고려하여 수술 전 협진 및 수술 중 감시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무맥성 심실빈맥은 뇌혈관 시술의 일반적인 합병증 범위 내에 있으며, 심정지 발생 시 응급처치도 지체되지 않았고 뇌손상과의 인과관계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수술 전 발생 가능한 합병증에 대한 설명의무도 충분히 이행되었다고 보아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의사는 환자의 상황, 당시 의료 수준, 지식 경험에 따라 적절한 진료 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재량을 가집니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3다27442 판결).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진료 결과를 놓고 어느 하나만이 정당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의료행위 후유장해가 당시 의료 수준에서 최선의 조치를 다했음에도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거나 또는 그 합병증으로 인하여 2차적으로 발생될 수 있는 것이라면 의료행위의 내용이나 시술 과정, 합병증의 발생 부위, 정도 및 당시의 의료수준과 담당 의료진의 숙련도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그 증상이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합병증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없는 한, 그 후유장해가 발생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의료행위 과정에 과실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다7629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단순 고혈압 외에 심장질환 소견이 없었으므로 심장내과 협진이 필수적이지 않았고, 수술 중 심전도 모니터링이 적절히 이루어졌으며, 무맥성 심실빈맥은 특별한 전조증상 없이 발생 가능하고 뇌혈관 중재시술의 합병증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하여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의료행위는 전문성이 높아 일반인이 과실과 손해 발생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렵다는 특수성이 있지만,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을 통해 과실을 추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 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막연하게 의사에게 무과실의 증명 책임을 지우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96010, 9602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의료진의 응급처치가 지연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원고의 뇌경색 위치와 증상이 일반적인 허혈성 뇌손상과 차이가 있고 기저질환이 중요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는 감정의 소견을 바탕으로 응급처치 지연과 뇌손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의사는 환자에게 침습적 의료행위 또는 중대한 결과가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할 경우, 질병 증상, 치료 방법,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 의료 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환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예상되는 위험이 아니거나 당시 의료 수준에서 예견할 수 없는 위험에 대한 설명의무까지 부담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2다41069 판결). 이 사건에서 법원은 뇌동맥류 색전술 동의서와 마취동의서에 뇌경색, 부정맥, 심정지 등 주요 위험이 명시되어 있었고 원고가 설명을 듣고 서명한 점을 근거로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보았습니다.
모든 의료행위에는 예측 불가능한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따를 수 있으며, 특히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수술의 경우 더욱 그러합니다. 의료진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발생하는 합병증에 대해서는 의료 과실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환자의 기존 질환(고혈압, 뇌질환 등)은 수술 중 또는 후에 발생하는 문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리고 가능한 한 최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술 전 의료진으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고 동의서에 서명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예상되는 위험, 합병증, 다른 치료 방법 등에 대해 의문이 있다면 반드시 다시 질문하고 이해한 후에 동의해야 합니다. 동의서에 명시된 내용들은 추후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수술 중 발생한 문제에 대한 의료 과실을 주장할 경우, 진료기록, 마취기록, 심전도 모니터링 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기록들이 상세하고 정확하게 보관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심전도와 같은 실시간 모니터링 기록의 경우 정상 소견은 항상 출력하여 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의료 분쟁 발생 시 법원은 독립적인 의료 감정 기관의 전문가 소견을 매우 중요하게 다룹니다. 의료 감정은 당시 의료 표준에 비추어 의료진의 행위가 적절했는지, 발생한 결과와의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