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계약 채권추심원들의 퇴직금 청구 소송 승소 사건

신용정보회사와 위탁계약을 맺고 일하던 채권추심원들이 자신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해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퇴직금 지급을 청구한 사건에서, 법원은 채권추심원들이 계약 형식과 무관하게 실질적으로 회사에 종속되어 일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대부분의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D, E, F, G, H, I): J 주식회사와 채권추심 위탁계약을 맺고 채권 추심 업무를 수행한 사람들로, 퇴사 후 자신들이 근로자임을 주장하며 퇴직금을 청구했습니다.
• 피고 (J 주식회사): 금융위원회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을 하는 회사로, 원고들을 독립적인 위탁계약자로 보아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분쟁 상황

피고는 신용정보회사로서 채권추심 업무를 수행하는 원고들과 위탁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원고들은 장기간 피고의 지점 사무실에서 피고의 지시·감독을 받으며 채권추심 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사했습니다. 퇴사 후 원고들은 자신들이 실질적으로 근로자였으므로 퇴직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피고는 원고들이 독립적인 계약자로서 자유롭게 업무를 수행했고, 수수료를 받았으므로 근로자로 볼 수 없다며 퇴직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위탁계약 형식으로 일한 채권추심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근로자성이 인정될 경우 퇴직금 지급 범위와 지연손해금 산정, 더불어 채권양도 시 고용 승계 여부 및 과지급 수수료 상계의 적법성 등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이 피고에 대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 B, C, D, F, G, H, I에게는 퇴직금 산정표에 기재된 각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A에게는 피고의 과지급 수수료 4,361,522원을 상계한 171,808,787원 및 지연손해금을, 원고 E에게는 K은행 근무 기간의 고용 승계를 인정하지 않은 63,012,919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지연손해금은 각 원고의 퇴사일로부터 14일이 되는 날의 다음 날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4. 19.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하도록 했습니다. 원고 A, E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위탁계약 형식이라 할지라도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었고, 이에 따라 회사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지게 되었습니다. 다만, 과지급된 수수료에 대한 상계와 특정 근무 기간의 고용 승계 여부는 개별적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계약의 형식이 아닌 근로 제공 관계의 실질, 즉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됩니다. 본 판례에서는 업무 지시 및 감독, 근무 형태, 관리 및 평가, 수수료의 성격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했습니다.
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합니다.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이 법에 따라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발생합니다.
3. 임금채권 상계 제한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 민법 제497조):
   •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합니다.
   •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 있습니다.
   •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려는 경우,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허용됩니다. 또한, 과지급 시기와 상계권 행사 시기가 임금 정산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해야 하고, 사용자가 미리 예고하는 등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칠 염려가 없어야 합니다.
4. 평균임금 산정의 예외: 근로기준법 시행령에 따라 평균임금은 퇴직 직전 3개월 동안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으로 산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해 이 산정 방식이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현저히 적거나 많게 반영하는 예외적인 경우(본 사건의 원고 G, H처럼 퇴직 전 3개월 임금이 현저히 낮았던 경우),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5. 영업양도와 고용 승계: '영업의 양도'는 단순히 영업 재산의 이전이 아니라, 일정한 영업 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이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영업양도가 인정되면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는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됩니다. 본 판례에서는 원고 E의 K은행 근무 기간에 대한 영업양도 및 고용 승계를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적인 근무관계가 중요합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는 계약서의 명칭(예: 위임, 도급, 위탁)과 관계없이, 실제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됩니다.
2. 근로자성 판단 기준을 확인하세요: 사용자의 구체적인 업무 지시 및 감독 여부,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적용 여부, 근무 시간과 장소 지정 여부, 스스로 비품 소유나 제3자 고용 등 독립적 사업 영위 가능성, 이윤 창출 및 손실 위험 부담 여부, 보수의 근로 대가성, 기본급/고정급 유무,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고용관계의 계속성 및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사회보장제도 가입 여부 등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사용자가 경제적 우월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기본급/고정급 유무, 세금 원천징수, 4대 보험 가입 여부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 없습니다.
3. 퇴직금 산정 시 예외를 인지하세요: 퇴직 직전 3개월의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히 적게 산정된 예외적인 상황(예: 원고 G, H과 같이 퇴직 직전 실적이 급감한 경우)이라면,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반영할 수 있는 다른 합리적인 방법(예: 퇴직 전 1년 동안의 급여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4. 퇴직금 상계는 제한됩니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과지급한 임금(부당이득반환채권)이 있더라도, 근로자의 퇴직금 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 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허용됩니다. 이는 퇴직금이 근로자의 생활보장을 위한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계 시기는 임금 정산 및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해야 하며, 상계 금액 및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 안정을 해치지 않아야 합니다.
5. 영업양도 시 고용 승계를 확인하세요: 회사의 사업 부문이 다른 회사로 양도될 때, 고용관계가 승계되는 '영업양도'로 인정되려면 단순히 영업 재산이나 일부 업무가 이전되는 것을 넘어,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해 조직화된 인적·물적 조직이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