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SBS는 자사 리얼리티 프로그램 '짝'의 독창적인 표현 방식과 구성 요소들을 CJ E&M이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콩트와 온라인 게임 홍보 영상 '짝꿍 게이머 특집'에서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저작권 침해, 동일성유지권 침해, 부정경쟁행위 및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짝'의 대부분의 구성 요소들이 아이디어에 불과하거나 기존 방송에서 흔히 사용되던 표현이어서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으며, 피고 프로그램들과 실질적인 유사성이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지상파 방송사 SBS는 2011년 3월부터 방영한 인기 리얼리티 짝짓기 프로그램 '짝'의 제목 표현 방식, 출연자 호칭 및 의상, '애정촌'이라는 공간 설정, '12강령', '도시락 선택', '속마음 인터뷰' 등 여러 창작적 표현이 케이블 방송사 CJ E&M의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콩트 '쨕 재소자특집' 및 온라인 게임 '리프트' 홍보 영상 '짝꿍 게이머 특집'에서 무단으로 사용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SBS는 이를 저작권 침해, 동일성유지권 침해, 부정경쟁행위 및 민법상 불법행위로 보아 총 1억 5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SBS는 '짝' 제작에 회당 약 4,800만 원, 50여 명의 제작진을 투입하는 등 상당한 노력과 투자가 있었음을 강조하며 피고가 이에 편승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짝' 프로그램의 구성 요소들이 대부분 아이디어의 영역에 속하거나 기존 방송에서 흔히 사용되던 방식으로 창작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 프로그램들은 코미디 또는 게임 홍보 영상으로서 원고 프로그램과 장르, 목적, 구체적인 사건 전개 방식이 크게 달라 실질적 유사성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짝'이라는 제호나 각 장면이 부정경쟁방지법상 주지성이나 저명성을 획득한 상품표지 또는 영업표지로 인정되지 않았으며, 피고의 패러디 등 이용 행위가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 질서에 반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방송 프로그램의 아이디어, 주제, 기본 포맷 등은 저작권법상 보호받는 '표현'이 아닌 '아이디어'의 영역에 속하여 저작권으로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출연자들이 짝을 찾는다는 설정, 숫자로 호칭하는 방식, 특정 게임을 통해 데이트권을 얻는다는 것 등은 아이디어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특정 장면이나 연출 기법이라 할지라도 다른 방송 프로그램에서 흔히 사용되는 통상적인 방식이라면 창작성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클로즈업 인터뷰, 특정 장소에서의 자기소개 등은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는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창작적 표현만을 가지고 두 저작물을 비교하며, 설사 유사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 질적, 양적 비중이 미미하거나 전체적인 맥락과 의미가 원저작물과 다르면 실질적 유사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패러디나 풍자는 원저작물과 내용적 목적이 다르다는 점에서 유사성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보호를 받으려면, 해당 상품표지(예: 프로그램 제목)가 국내에 널리 알려져 출처를 식별하는 기능(주지성 또는 저명성)을 획득했음이 명확하게 입증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높고 인기가 많다는 사실만으로는 해당 표지가 상품의 '출처'를 나타내는 것으로 널리 인식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짝'처럼 보통명사인 경우 식별력이 약하므로 입증 기준이 더욱 엄격합니다. 방송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사업자라 할지라도, 단순히 상대방 프로그램의 일부 아이디어나 소재를 차용했다고 해서 모두 불법행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원저작물의 핵심적인 창작적 성과가 침해되었는지,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 질서에 반하는 불공정성이 명백한지, 그리고 직접적인 대체 관계나 경쟁 관계에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