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택관리업자 선정 절차 효력 정지 신청 기각 사건

F아파트 입주자 A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한 결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A는 선정 과정에서 혼합주택단지 임대사업자와의 사전 협의 부족, 재주민투표 시 임대주택 세대 수 제외, 입찰 공고 내용의 임의 변경 등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주장만으로는 결의가 무효라고 볼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보전의 필요성 또한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채권자 A: F아파트 분양주택의 입주자이자 과거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주택관리업자 선정 결의의 효력 정지를 신청한 자입니다.
• 채무자 F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F아파트의 공동주택 관리에 관한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자치 의결기구로, 주택관리업자 선정 결의를 한 당사자입니다.
• F아파트: 공동주택 1,584세대(분양)와 임대주택 326세대(임대)로 이루어진 총 1,910세대의 혼합주택단지입니다.
• 이 사건 공사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F아파트 임대주택 326세대의 임대사업자입니다.
• E 주식회사: F아파트의 새로운 주택관리업자로 선정되어 계약을 체결한 회사입니다.
• D산업 주식회사: F아파트의 종전 주택관리업자였습니다.

분쟁 상황

F아파트는 공동주택 1,584세대와 임대주택 326세대로 구성된 혼합주택단지로, 종전 주택관리업자와의 계약이 2024년 5월 3일 만료되었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새로운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경쟁 입찰 방식을 결정하고 입주민 동의 절차를 거치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초 입찰공고문과 이후 수정된 입찰공고문의 내용(특히 입찰가격 산출내역서 항목 수)이 달라졌고, 혼합주택단지로서 임대사업자와의 협의 여부 및 주민투표 선거인수 산정 방식에 대한 이견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한 입주자가 절차상 하자를 주장하며 주택관리업자 선정 결의의 효력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F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주택관리업자 선정 결의가 혼합주택단지 관리 규정상 임대사업자와의 사전 협의 절차를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2. 재주민투표 시 임대주택 세대를 제외하고 '전체 입주자등'을 산정한 것이 법령에 위반되어 결의에 중대한 하자가 발생했는지 여부입니다.
3. 입주자대표회의가 최초 주민동의를 받은 입찰 공고 내용(위탁관리수수료 산정 방식)을 임의로 변경하여 재공고한 것이 절차상 하자로 결의의 효력을 무효화하는지 여부입니다.
4. 이 사건 가처분 신청에 대한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채권자 A의 주택관리업자 선정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F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주택관리업자 선정 결의나 그에 따른 계약에 무효로 볼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결의 효력정지를 구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도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1. 임대사업자와의 사전 협의 절차 위반 주장에 대해: 「공동주택관리법」상 협의 의무 위반은 인정되나, 이는 행정적 제재로 달성 가능한 목적이며, 위반 행위 자체만으로 계약의 사법상 효력을 부정할 정도의 현저한 반사회성, 반도덕성을 지닌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F아파트 분양주택의 공급면적 비율이 89.2%로 과반수를 초과하여 합의 불성립 시 입주자대표회의가 단독 결정할 수 있으며, 관련 법령에 제재 규정이 없는 점, 임대사업자가 추후 동의 의사를 표명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결의를 무효화할 정도의 하자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2. 재주민투표 공고 위반 주장에 대해: 「공동주택관리법」상 '입주자등'은 임대주택의 임차인을 제외하므로, 선거관리위원회가 임대주택을 제외하고 투표를 진행한 것은 법령에 따른 적법한 조치이며, 공고 내용이 법령과 다르다고 하여 무조건 공고 내용에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3. 입찰 공고문 무단 게시 주장에 대해: 채무자가 위탁관리수수료를 특정 단가로 정하기로 결의했거나 그에 대해 입주자등의 동의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그러했더라도 법령상 변경이 금지되지 않는 한 적법한 절차를 통해 재동의(재주민투표)를 받았다면 하자는 치유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4. 보전의 필요성에 대해: 가처분 신청이 결의 및 계약 체결일로부터 약 1년 3개월이 경과한 후에 제기되었고, 새로운 관리업체가 이미 업무를 수행 중이며, 채권자가 본안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상태가 지속됨으로써 채권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급박한 사정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 이 규정은 다툼 있는 권리관계에 대한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해 법원이 임시적인 처분을 허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본안판결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만족적 가처분'의 경우, 채권자의 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에 대해 통상의 보전처분보다 훨씬 높은 정도의 소명이 요구됩니다.
2. 입주자대표회의 결의의 효력: 입주자대표회의의 소집 절차, 결의 방법 또는 결의 내용에 일부 하자가 있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결의를 무효로 만들지는 않습니다. 결의를 무효라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매우 중대하여 고도로 소명되어야 합니다.
3. 법규 위반 법률행위의 효력 판단: 어떤 법규가 특정 행위를 금지하지만 그 위반 행위의 효력을 명시적으로 무효로 정하고 있지 않은 경우, 해당 규정의 입법 목적, 보호하려는 법익, 위반의 중대성, 당사자의 의도,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당 법률행위의 유효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1다235132 판결 등).
4. 공동주택관리법 제10조 제1항 및 동법 시행령 제7조 제1항 제2호, 제3항 (혼합주택단지의 관리)​: 혼합주택단지(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이 함께 있는 단지)에서는 주택관리업자 선정 등 주요 사항을 입주자대표회의와 임대사업자가 공동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만약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단지 전체 공급면적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면적을 관리하는 주체가 최종 결정권을 가집니다. 법원은 이러한 협의 의무 위반이 있었음을 인정했지만, 이 규정이 직접적으로 위반된 법률행위의 사법상 효력을 부정하는 효력규정이라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5. 공동주택관리법 제7조 제1항 제1의2호 및 제2조 제5호, 제6호, 제7호 (주택관리업자 선정 절차 및 입주자등의 범위)​: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할 때는 '전체 입주자등'의 과반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이때 '입주자등'은 공동주택의 소유자(입주자) 또는 그를 대리하는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그리고 공동주택을 임차하여 사용하는 사람(사용자)을 포함하지만, 임대주택의 임차인은 사용자에서 제외된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임대주택의 임차인을 제외하고 투표 수를 산정한 것은 법령에 부합하는 것입니다.

참고 사항

1. 혼합주택단지에서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할 때는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가 임대사업자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야 합니다. 협의 의무를 소홀히 할 경우 행정 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으나, 해당 위반이 반드시 결의나 계약의 사법상 효력을 무효화하는 중대한 하자는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분쟁 발생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법정 절차를 준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주민투표나 입주민 동의를 받을 때 '전체 입주자등'의 범위는 「공동주택관리법」에 명시된 정의를 정확히 따라야 합니다. 임대주택의 임차인은 일반적으로 '입주자등'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투표 대상 산정 시 법령을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공고 내용이 법령과 다를 경우 법령을 우선 적용합니다.
3. 주택관리업자 선정 입찰 공고의 중요한 내용, 특히 위탁관리수수료 산정 방식 등이 변경될 경우, 변경된 내용에 대해 입주자등의 재동의를 받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최초 동의 내용과 다른 내용으로 진행될 경우, 새로운 동의가 없는 한 절차상 하자가 될 수 있습니다.
4. 가처분 신청은 본안 소송 전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한 응급적 절차이므로, 신청 시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결의나 계약이 이미 상당 기간 이행되고 있고 새로운 관리 주체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권리관계에 다툼이 있다면 신속하게 본안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