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수출 실적 조작 및 정부 보조금 편취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

피고인 A은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재정난을 해결하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허위 수출 실적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 보조금과 대출 보증을 편취하려 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1심에서는 유죄 판결이 내려졌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수출된 소프트웨어의 실제 가치가 있었고 가격 조작이나 허위 수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A과 피고인 회사에 대해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소프트웨어 개발 및 판매 회사인 B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 피고인 B 주식회사: 피고인 A이 운영하는 회사
• D: 피고인 A의 지인으로, 싱가포르 법인(B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하고 소프트웨어 수출 거래를 한 인물
• 서울산업진흥원: 글로벌 강소기업 지정 후 기업 맞춤형 지원 사업을 통해 지방보조금을 지급한 피해 기관
•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 강소기업 지정 및 해외 마케팅 비용 등의 국가보조금을 지급한 피해 기관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 ICT 미래 유니콘 육성 사업을 공고하고 대상 기업을 선정한 정부 기관
•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글로벌 ICT 미래 유니콘 육성 사업의 실무를 담당하고 평가를 진행한 기관
• 신용보증기금: 글로벌 ICT 미래 유니콘 육성 사업 대상 기업에 대출 보증을 지원한 기관
• AC은행: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를 통해 피고인 회사에 대출금을 지급한 피해 은행

분쟁 상황

피고인 A은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수출 실적을 부풀릴 목적으로, 싱가포르에 설립된 D의 법인과 소프트웨어 수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피고인 A은 이를 근거로 '글로벌 강소기업' 사업에 지원하여 정부 보조금을 받고, '글로벌 ICT 미래 유니콘 육성 사업'에 선정되어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은행으로부터 대출금을 받았습니다. 검찰은 이 모든 과정이 소프트웨어의 가격을 조작하고 허위 수출 실적을 만들어 정부 지원금을 편취한 사기 행위라고 보고 피고인들을 기소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들이 소프트웨어의 가격을 조작하여 허위 수출 실적을 만들었는지 여부, 이 허위 수출 실적을 바탕으로 정부 보조금 및 대출 보증금을 부정하게 편취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 A과 피고인 B 주식회사에게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사의 무죄 부분에 대한 항소는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소프트웨어가 실제 상품 가치를 가지고 있었고, 가격 산정 근거가 납득할 수 있으며, 선구매 방식으로 수출이 진행된 점 등을 종합하여 수출 실적을 허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허위 수출 실적을 전제로 한 보조금 편취 및 사기 혐의 또한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관세법 제270조의2(가격조작죄), 제241조 제1항(수출신고)​: 관세법은 수출신고 시 부당하게 재물이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할 목적으로 물품의 가격을 조작하여 신고하는 것을 금지하고 처벌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인 A이 소프트웨어의 가격을 과도하게 설정하여 수출실적을 부풀렸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재판부는 소프트웨어가 실제 상품 가치를 가지고 있었고, 이전 및 이후 판매 실적에 비추어 가격 산정 근거가 납득 가능하며, 선구매 방식 수출의 특성을 고려할 때 가격 조작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소프트웨어는 복제가 무제한으로 가능하여 구매자와 판매자 합의에 따라 가격이 산정되는 특성을 강조했습니다.
2.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 지방재정법위반 (부정 보조금 교부)​: 이 법률들은 거짓 신청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보조금이나 지방보조금을 교부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인 A이 허위 수출 실적을 이용하여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지정받아 보조금을 수령한 혐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출 실적이 허위가 아니라고 판단했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보조금 부정 수령 혐의 또한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3.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인 A이 허위 수출 실적을 통해 '글로벌 ICT 미래 유니콘 육성 사업'에 선정되어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를 발급받고 은행에서 대출금을 편취했다는 혐의가 적용되었습니다. 이 역시 허위 수출 실적을 전제로 한 혐의이므로, 수출 실적이 허위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사기 혐의도 무죄로 판단되었습니다.
4. 형사재판에서 유죄 인정의 원칙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려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러한 확신에 이르지 못한 경우, 유죄의 의심이 들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본 판결에서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의 혐의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소프트웨어와 같은 무형의 제품을 수출하는 경우, 그 가치 산정 방식 및 거래 구조(예: 선구매 방식, 맥어드레스 미설정 상태 수출)에 대한 명확한 근거 자료와 합리적인 설명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정부 지원 사업에 신청할 때는 제출하는 모든 서류의 내용이 사실과 부합해야 하며, 기재된 수출 실적이나 매출액 등은 객관적으로 증명될 수 있어야 합니다.
3. 수출 대금 지급 여부와 관계없이 수출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출통관절차를 활용하더라도, 거래의 실체성(예: 수출 목적물의 가치, 구매자의 대금 지급 능력 및 의사)이 부인될 경우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4.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회사가 정부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하고 관련 증거(계약서, 대금 독촉 내역 등)를 철저히 보관하여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에 대비해야 합니다.
5.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려면 검사가 제시하는 증거가 합리적 의심을 넘어설 정도로 충분해야 합니다. 증거가 부족할 경우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