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고등학생 E는 2019년 특수학교인 J 부설 K학교 입학을 앞두고 학교의 안내에 따라 A형간염, B형간염, 장티푸스 백신 예방접종을 받았습니다. 이후 E는 같은 해 7월 사망했으며 사인은 불명이었습니다. E의 어머니인 원고 G는 E의 사망이 예방접종으로 인한 피해라고 주장하며 질병관리청장에게 사망일시보상금 등의 피해보상 접수 신청을 했습니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장은 E가 피해보상 대상자 기준에 합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신청 접수를 반려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반려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는 원고의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하지만 2심 법원(항소심)은 이 사건 예방접종 중 장티푸스에 관한 부분은 피해보상 대상이 된다고 보아 질병관리청장의 반려 처분 중 장티푸스 관련 부분을 취소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어머니 G는 아들 E가 학교 입학을 위해 권유받은 장티푸스 등의 예방접종을 받은 후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사망하자, 예방접종 부작용으로 인한 국가의 피해보상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은 E가 법률상 보상 대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어머니 G는 반려 처분이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법원의 판단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예방접종 피해보상 신청 반려 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 여부, 예방접종 피해보상 대상자를 제한하는 감염병예방법 조항이 헌법상 기본권(생명권, 교육권, 평등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 고인이 이 사건 각 예방접종을 '필수예방접종'으로 받았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특히 '구 예방접종의 실시 기준 및 방법' 고시에서 정한 장티푸스 백신 접종 대상에 고인이 해당하는지 여부
항소심 법원은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피고 질병관리청장이 원고의 예방접종 후 피해보상 신청에 대해 2022년 1월 18일 한 접수 반려 처분 중 '장티푸스'에 관한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반면, A형간염 및 B형간염 예방접종에 대한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와 피고가 각각 50%씩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예방접종 피해보상 신청의 반려 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거나 관련 법령이 위헌이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A형간염과 B형간염 예방접종의 경우 고인이 '구 예방접종의 실시 기준 및 방법' 고시에서 정한 접종 대상(모든 영유아, 모든 신생아 및 영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에 대한 보상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장티푸스 예방접종에 대해서는 고인이 입학한 K학교의 특성(기숙형, 국제 교류, 해외 위탁 교육 등)을 고려할 때, 고인이 '장티푸스 보균자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사람' 또는 '장티푸스가 유행하는 지역으로 여행하는 사람 및 체류자'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학교가 신입생들에게 장티푸스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결과서 제출을 안내한 점은, 단순히 선택적 접종 권유가 아니라 예방적 차원에서 고인이 접종 대상에 포함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장티푸스 예방접종에 대한 피해보상 신청 반려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제71조 제1항: 예방접종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국가가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단, 보상 대상은 감염병예방법 제24조 및 제25조에 따른 필수·임시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 또는 특정 의약품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로 한정됩니다. • 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4조: 개정 전 감염병예방법으로, 디프테리아 등 16종의 질병과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감염병을 필수예방접종 대상 감염병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 구 예방접종의 실시 기준 및 방법(고시): 보건복지부 고시로, 감염병예방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예방접종의 구체적인 실시 기준과 '접종 대상'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구 감염병예방법 제24조에서 정한 감염병에 대한 모든 예방접종이 필수예방접종이 되는 것은 아니며, 이 고시 [별표 1]에서 정한 '접종 대상'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하여 국가 보상이 가능하다고 해석했습니다. • 감염병예방법 시행령 제31조 제2항: 시·도지사가 피해보상청구서류를 접수하면 예방접종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기초조사'를 한 후 결과를 질병관리청장에게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기초조사의 내용에 '피해자가 필수예방접종대상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신청 반려 처분 시 기초조사 미흡으로 인한 절차적 하자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학교보건법 제10조: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장이 학생의 예방접종 완료 여부를 확인하고 지도할 의무를 규정합니다. 이 사건은 고등학교에 해당하여 직접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학교의 예방접종 안내 행위의 성격을 판단하는 데 참고가 되었습니다. • 수리를 요하는 신고: 행정법상 개념으로, 행정청의 수리 행위(유효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행위)가 있어야 비로소 공법적 효과가 발생하는 신고를 말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 피해보상 신청이 수리를 요하는 신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지만, 행정청이 신청을 반려할 경우 그 자체를 '거부처분'으로 보아 실질적인 심사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 자의금지원칙: 헌법상 평등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입니다. 이 원칙에 따르면 국가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집단을 자의적으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법원은 필수예방접종과 그 외 선택적 예방접종 대상자를 달리 취급하는 것이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보지 않았습니다.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인한 피해 보상을 신청할 때는 해당 예방접종이 법률에서 정한 '필수예방접종' 또는 '임시예방접종'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개인이 '구체적인 접종 대상'에 해당했는지를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학교 등 기관의 권유로 예방접종을 받은 경우, 해당 기관의 안내 내용, 예방접종의 배경(예: 해외 교류 활동, 단체 생활의 감염 위험 등)이 보상 대상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으므로 관련 자료를 잘 보관해야 합니다. 법령에서 정한 접종 대상 기준은 그 문언적 의미뿐만 아니라, 해당 백신 접종의 '예방적' 목적과 개인의 특수한 상황(예: 집단생활 환경, 해외 교류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폭넓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백신 접종이 강제되지 않았더라도, 특정 환경에서 질병 감염 가능성이 높아 예방 차원에서 접종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보상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