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금전문제 · 행정
의약품 제조·판매회사인 주식회사 A가 요양기관에 약 55억 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후, 보건복지부장관이 약제 급여 상한금액을 인하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처분이 이유제시의무 위반, 약가 인하율 산정방식의 위법, 비례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에서는 패소하였으나, 항소심에서는 특정 요양기관에 대한 리베이트 제공 사실이 무죄로 확정되었음에도 이를 부당금액에 포함하여 약가 인하율을 산정한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아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약가 인하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제약회사 주식회사 A는 2009년 1월경부터 2015년 2월 9일까지 총 5,616,393,790원의 경제적 이익을 요양기관에 제공한 사실이 관련 형사사건을 통해 유죄로 확정되었습니다. 이에 보건복지부장관은 구 국민건강보험법령에 따라 2009년 8월 1일부터 2014년 7월 1일까지의 리베이트 제공 행위에 대하여 제약회사 A가 생산하는 34개 약제 품목의 급여 상한금액을 인하하는 처분을 고시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처분의 적법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의 약제 상한금액 인하 처분이 행정절차법상 이유제시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약제 상한금액 인하율 산정 방식에 위법이 있는지 여부(특히, 무죄 확정된 리베이트 금액 포함 여부, 발매 전 약제에 대한 리베이트 관련성 인정 여부, 특정 약제의 표본성·대표성 결여 여부), 약제 상한금액 인하 처분이 비례원칙을 위반하여 과도한 제재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은 특정 요양기관에 제공된 리베이트에 대한 무죄 확정 판결을 간과하고 이를 약가 인하율 산정 시 부당금액에 포함한 보건복지부장관의 처분은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제약회사 A의 약제 상한금액 인하 처분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의2 (요양급여의 적용정지 등)는 요양기관에 금품을 제공하는 등 유통질서를 문란하게 한 경우, 관련 약제의 요양급여 적용을 정지하거나 요양급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제재를 강화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2009년 8월 1일부터 2014년 7월 1일까지의 기간 동안의 행위에 대해서는 구 요양급여기준규칙 및 약제조정기준에 따른 '리베이트-약가인하 연동제도'가 적용되었습니다. 구 요양급여기준규칙 제13조 제4항 제12호 및 약제조정기준 [별표 7]은 '판매촉진을 위하여 금품을 제공하는 등 유통질서를 문란하게 한 것이 확인된 약제'에 대하여 상한금액을 직권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하율은 '요양기관의 결정금액 총액 대비 부당금액 총액 비율'로 산정하되, 상한금액의 20% 이내로 제한됩니다. 이 규정은 건강보험의 적정 운영을 위해 약가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목적과 함께 리베이트 근절이라는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작용합니다.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처분의 이유 제시)은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하나, '고시'와 같이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하는 일반처분은 그 성질상 상대방을 특정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처분에는 이유제시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단이 있었습니다. 재량권 일탈·남용 금지의 원칙은 행정청이 법령에 따라 재량권을 행사할 때, 그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서거나, 재량권 행사가 합리성을 결여하여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경우 위법한 처분이 된다는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무죄 확정된 리베이트 금액을 부당금액에 포함하여 약가 인하율을 산정한 것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비례의 원칙은 행정작용이 행정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이 달성되는 공익보다 커서는 안 된다는 원칙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 약가 인하 처분이 공익적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손해가 수인한도를 초과하지 않는다고 보아 비례원칙 위반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제약회사는 리베이트 제공 행위가 적발될 경우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약제 상한금액 인하, 요양급여 적용 정지 등 여러 행정처분을 중첩적으로 받을 수 있으므로 법규 준수에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약제 상한금액 인하 처분의 경우, 그 근거가 되는 리베이트 제공 사실이 명확하게 입증되어야 하며, 형사판결 등에서 무죄로 확정된 부분은 약가 인하율 산정 시 부당금액에서 제외되어야 합니다. 리베이트 제공이 특정 약품에 한정되지 않고 회사 전체 제품의 판매 촉진을 위한 것이었다고 판단될 경우, 관련된 모든 의약품의 약가 인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약가 인하율 산정 시 품목허가는 받았으나 아직 발매되지 않은 약품이라도 발매 예정이 명확하다면 리베이트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제약사는 이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할 때는 처분의 절차적 하자(이유제시의무 위반 등) 및 내용적 하자(재량권 일탈·남용, 비례원칙 위반 등)를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처분의 근거가 되는 사실관계가 변경되거나 오인이 있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