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시술용 무허가 의약품 제조 및 판매 법정 다툼

이 사건은 피고인 A과 피고인 주식회사 B이 의약품 제조 허가 없이 피부 박피술, 여드름 치료, 탈모 치료, 주름 개선, 피부 재생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제품들을 제조하여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원심에서는 약사법 위반으로 각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 검사의 공소장 변경으로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 혐의가 추가되어 심판 대상이 변경되었습니다. 피고인들은 해당 제품들이 화장품이라고 주장하며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주장했고, 항소심에서의 공소장 변경으로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제조한 각 제품이 의약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도, 소매가격 산정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최종 소매가액을 860,500,571원으로 확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주식회사 B에게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의약품 제조 허가 없이 제품을 제조한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로, 이 사건 피부과 병원 영등포점 원장으로 재직하며 문제의 제품들을 시술하는 데 관여했습니다.
• 피고인 주식회사 B: A의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으로, 화장품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나 의약품 제조 허가 없이 문제의 제품들을 제조했습니다.

분쟁 상황

주식회사 B는 2012년 9월경부터 2017년 12월경까지 의약품 제조업 허가 없이 C, D, E, F, G, H, I, J, K 등의 각질제거제, L 중화제, M 및 N 광감각제, O 주름개선제, P 및 Q 피부재생제, R(S) 탈모치료제 등 총 8,359개(소매가격 860,500,571원)의 제품을 제조했습니다. 이 제품들은 성남시 중원구 소재 B 화장품 제조공장에서 만들어졌으며, A 대표이사의 지휘 아래 이 사건 피부과 병원 등에서 피부 시술용으로 사용되거나 판매되었습니다. 피고인들은 이 제품들이 화장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의약품이 아니라고 다투었으나, 검사는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이들을 기소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인들이 제조한 각질제거제, 중화제, 광감각제, 주름개선제, 피부재생제, 탈모치료제 등이 화장품인지 아니면 약사법의 규제 대상이 되는 의약품인지 여부였습니다. 둘째,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적용 시 '소매가격' 산정 기준의 적정성이었습니다. 셋째, 항소심에서 공소장 변경이 이루어짐으로써 피고인들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6월에 처하되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벌금형의 선고는 유예했습니다. 피고인 주식회사 B에게는 벌금 1천만 원에 처하고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무허가 의약품을 제조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소매가격 산정에 있어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일부를 인정하고,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으며, 피고인 A에게 집행유예 및 벌금형 선고유예, 주식회사 B에게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에 대한 엄격한 법 적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구 약사법 제31조 제1항 (제조업 허가 등)​: 의약품 제조를 업으로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기준에 따라 필요한 시설을 갖추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 규정은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하여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하기 위한 핵심 조항입니다. 피고인들은 이 허가 없이 의약품을 제조하여 법을 위반했습니다.
2. 구 약사법 제2조 제4호 (의약품의 정의)​: 의약품은 크게 세 가지로 정의됩니다. 가. 대한민국약전에 실린 물품 중 의약외품이 아닌 것, 나. 사람이나 동물의 질병을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물품, 다. 사람이나 동물의 구조와 기능에 약리학적 영향을 줄 목적으로 사용하는 물품입니다. 법원은 제품의 약리작용 유무와 관계없이 성분, 형상, 명칭, 사용목적, 효능, 용법, 판매 시 선전·설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 일반인이 의약품으로 인식하는지 여부를 판단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이 사건 제품들은 피부과 병원에서 특정 시술 목적으로 사용되었고, 전문적인 시술 지침이 있었으며, 강한 산성도 등 약리학적 영향을 줄 수 있는 특성을 가졌으므로 의약품으로 판단되었습니다.
3.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제3조 제1항 제2호, 제2항: 구 약사법 제31조 제1항의 허가 없이 의약품을 제조한 경우를 가중처벌하는 특별법입니다. 의약품 가액이 소매가격으로 연간 1천만 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제조한 제품 소매가격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하도록 규정합니다. 이 법의 적용은 무허가 의약품 제조 시점에 범죄가 기수(성립)되며, '소매가격'은 해당 제품을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할 때의 가격을 의미합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제조한 제품의 소매가액을 860,500,571원으로 확정하여, 이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가중된 처벌과 벌금을 적용했습니다.
4. 화장품법 제2조 제1호 (화장품의 정의)​: 화장품은 인체를 청결·미화하여 매력을 더하고 용모를 밝게 변화시키거나 피부·모발 건강을 유지·증진하기 위해 인체에 사용되는 물품으로서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한 것을 말합니다. 다만, 약사법상 의약품에 해당하는 물품은 제외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제품이 화장품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제품들이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하지 않고 의약품적 목적과 효능이 있다고 보아 화장품법의 예외 조항에 따라 의약품으로 판단했습니다.
5.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및 제370조 (공소장 변경)​: 검사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한도에서 공소장 변경을 신청할 수 있으며, 이는 항소심에서도 준용됩니다. 법원은 변경된 공소사실이 기본적 사실관계에서 동일하다면 항소심에서의 공소장 변경을 허용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단독판사 관할 사건이 합의부 관할 사건으로 변경되어도 심급의 이익을 박탈하는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검사의 공소장 변경으로 죄명이 추가되었고 관할이 변경되었으나, 법원은 이를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한 경우 다음과 같은 사항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제품의 의약품성 판단: 특정 제품이 화장품인지 의약품인지 경계가 모호할 경우, 단순히 성분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제품의 형상, 명칭, 표시된 사용목적, 효능, 효과, 용법, 용량, 판매 시 선전·설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 일반인이 의약품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면 의약품으로 분류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특히 의사나 전문가에 의해 시술되는 경우, 약리학적 영향이 있다고 표방되는 경우 의약품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2. 이중 용도 제품의 주의: 화장품 용도로도, 의약품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는 제품은 약사법의 규제 대상인 의약품으로 취급될 수 있으므로, 관련 규제 기관에 문의하여 명확한 분류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의약품 제조 허가를 별도로 받아야 합니다.
3. 무허가 제조의 가중처벌: 약사법상 의약품 제조업 허가 없이 의약품을 제조하는 행위는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에 따라 가중 처벌됩니다. 특히 연간 소매가격 1천만 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으며, 제조된 제품 소매가격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이 병과될 수 있습니다.
4. 소매가격 산정의 중요성: 벌금액은 제조된 제품의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이는 해당 제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팔 때의 가격을 의미합니다. 실제 판매 내역이 있다면 이를 기준으로 산정하며, 해외 판매액이나 무상 제공액 등도 소매가격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제품의 제조 및 판매 가격 관련 자료를 명확하고 투명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5. 국민참여재판 기회: 항소심에서의 공소장 변경으로 인해 국민참여재판 대상 사건으로 변경된 경우라도, 제1심 절차에 위법이 없었다면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