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주식회사 A와 주식회사 B가 조달청 다수공급자 계약 과정에서 허위 가격 자료를 제출하여 국가에 손해를 끼쳐 2년간의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습니다. 주식회사 A는 국가에 끼친 손해액이 10억 원 미만으로 인정되어 제한 처분이 취소되었으나 주식회사 B는 손해액이 10억 원 이상으로 인정되어 제한 처분이 유지된 사안입니다. 이 판결은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 및 손해액 산정 기준의 적용에 대한 중요한 판단을 담고 있습니다.
원고인 주식회사 A와 주식회사 B는 조달청과의 다수공급자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실제 거래단가보다 2~4배 부풀린 허위 거래명세서, 가격총괄표, 규격별 거래내역, 매출원장 등을 조달청에 제출했습니다. 이와 함께 제출된 자료에 거짓이 없다는 확약까지 했습니다. 조달청은 이러한 조작된 가격 자료를 신뢰하여 계약 단가를 결정하고 계약을 이행하게 되면서 국가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조달청장은 2016년 6월 9일 원고들에게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2년 제한' 처분을 내렸고, 원고들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본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판부는 원고 주식회사 A와 주식회사 B가 허위 가격 자료를 제출하여 국가에 손해를 끼친 행위가 국가계약법상 '사기 또는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고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손해액 산정 시 설계용역비, 사후관리활동비, 판매관리비(운송비, 금융비용 등)는 공제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판단에서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 2]'의 손해액 기준(10억 원 이상은 2년, 미만은 1년)을 중요하게 고려했습니다. 주식회사 A의 경우, 국가에 끼친 손해액이 10억 원을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아 2년간의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반면 주식회사 B의 경우, 가장 손해액이 큰 제2 계약 관련 손해액이 13억 1,593만 1,23원에 달하여 10억 원 이상임이 명백하고, 장기간에 걸쳐 유사한 방법으로 국가에 지속적인 손해를 입힌 점 등을 고려할 때 2년간의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주식회사 B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주식회사 A에 대한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취소되었고, 주식회사 B에 대한 처분은 유지되었습니다.
본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17호: 이 규정은 입찰·낙찰, 계약의 체결 또는 이행과 관련하여 거짓 서류를 제출하거나 담합 등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를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보아 부정당업자의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합니다. 원고들의 허위 가격 자료 제출 행위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1항: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일정 기간 동안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행위가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76조 제1항 [별표 2] 제19호: 국가에 끼친 손해액이 10억 원 이상이면 2년, 10억 원 미만이면 1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기간을 규정합니다. 이 기준은 행정청 내부의 재량준칙이지만, 행정청이 이를 반복적으로 적용하여 형성된 행정관행은 평등의 원칙 및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청의 자기구속을 가져오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기준에 반하는 처분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 A와 B의 처분 결정에 핵심적인 판단 기준이 되었습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6조 제1항 단서 (면책 사유): 계약상대자 등의 대리인, 지배인 또는 그 밖의 사용인이 위반 행위를 했더라도 계약상대자 등이 그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들이 스스로 적극적으로 조작된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보아 이 면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기준: 행정청의 재량에 따른 처분이 사회 통념상 그 범위를 넘어섰거나 남용되었는지 여부는 처분 사유인 위반 행위의 내용,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하여 판단합니다. 부령 형식의 처분 기준은 행정청 내부의 준칙에 불과하지만, 그 기준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되거나 기준에 따른 처분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함부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공공기관과의 계약 시에는 모든 제출 자료가 사실과 일치해야 합니다. 허위 자료 제출은 '사기 또는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간주되어 입찰 참가 자격 제한과 같은 중대한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다수공급자계약과 같이 계약 담당자가 제출된 자료의 진실성을 신뢰하여 계약 단가를 결정하는 구조에서는 자료 조작이 더욱 엄중하게 다뤄집니다. 계약 담당자가 제출 자료의 신뢰성을 전제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설령 별도의 조사를 통해 허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더라도 계약 담당자가 이를 간과한 것이 심사 미흡으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시, 국가에 끼친 손해액이 10억 원 이상인지 여부가 제한 기간(1년 또는 2년)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손해액 산정 시에는 설계용역비, 사후관리활동비, 판매관리비(운송비, 영업활동비, 금융비용 등)와 같은 항목들은 일반적으로 손해액에서 공제되지 않습니다.
회사를 분할하는 등 사업 구조가 변경된 경우에도 기존의 위반 행위에 따른 손해액 산정 및 책임은 개별적으로 판단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계약 이행 시 발생한 손해의 귀속 주체는 최종 비용 부담 주체와 다를 수 있으며, 다수공급자계약의 경우 조달청이 수요기관을 대신하여 대금을 지급하는 형태이므로 손해가 국가(조달청)에 귀속된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