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당뇨병을 앓던 원고 A가 다리 염증(봉와직염)으로 피고 병원에 입원했으나, 증상이 악화되어 괴사성 근막염 및 패혈증, 뇌경색 진단을 받고 다리 절단술을 받게 된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피고 병원의 오진, 전원 지연, 경과관찰 소홀 등의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초기 오진과 전원의무 위반은 인정하지 않았으나, 조절되지 않는 당뇨 환자의 하지 염증에 대한 경과관찰을 소홀히 한 과실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경과관찰 해태와 다리 절단 및 뇌경색 발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부정하고, 경과관찰 해태로 인한 정신적 손해(위자료)만을 일부 인정하여 원고 A에게 2,500만 원, 다른 원고들에게 각 1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A은 2016년 12월 27일 좌측 다리 통증 및 부기로 피고 병원에 입원하여 봉와직염과 당뇨, 급성신부전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입원 다음날부터 기력 악화 및 인지기능 저하를 호소했고, 12월 29일에는 좌측 다리에 물집이 잡혔다가 터지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12월 31일 뇌경색 진단 후 H병원으로 전원되었고, H병원에서는 하지의 광범위 괴사, 패혈증, 뇌병변 등으로 다리 절단 및 장기간의 수술적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병원의 의료진이 환자의 당뇨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괴사성 근막염을 오진했으며, 적절한 시기에 상급 병원으로 전원하지 않고, 환자의 상태를 소홀히 관찰하여 심각한 결과에 이르게 되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초기 진단 및 치료가 적절했으며, 환자의 기저질환이 상태 악화에 더 큰 영향을 미쳤고 전원 조치도 지연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 A의 좌측 하지 염증에 대해 괴사성 근막염 등을 의심하고 적절히 진단 및 치료하지 못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 원고 A의 상태 악화 시 상급 병원으로 전원 조치를 지연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 원고 A의 당뇨 상태를 고려할 때 경과관찰을 소홀히 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 의료진의 과실과 원고 A의 하지 절단 및 뇌경색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 진료기록 부실 기재로 인한 입증 방해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피고는 원고 A에게 25,000,000원, 원고 B, C, D, E에게 각 1,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6년 12월 29일부터 2020년 11월 12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고, 소송비용의 2/3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 A의 초기 진단(봉와직염)을 괴사성 근막염으로 오진했다거나 뇌경색 발생 시 상급 병원 전원을 지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원고 A이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였으므로 좌측 하지 염증에 대해 더욱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했음에도, 물집 발생 등의 악화 징후 발견 후에도 항생제 변경, 초음파 검사, 다른 과 협의진료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과관찰 해태 과실은 인정했습니다. 다만, 이 경과관찰 해태와 원고 A의 하지 절단 및 뇌경색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는 환자의 기저 질환(당뇨, 알코올 중독 등)으로 인한 질병 진행 가능성, 상급 병원에서의 진료 지연 등의 복합적 요인을 고려하여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경과관찰 해태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만을 인정하고 원고들의 재산상 손해 배상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은 의료행위와 관련된 손해배상 청구이므로 주로 의료과실 책임 및 입증책임 완화에 대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요구하므로, 일반인이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이나 그로 인한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특수성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판례는 피해자 측이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 과실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한 경우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5. 2. 10. 선고 93다52402 판결 등).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의료상 과실의 존재는 환자 측에서 입증해야 하며, 의사에게 무과실 입증책임을 지우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의사는 환자의 상황과 당시 의료수준,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진료 결과를 놓고 과실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등). 이 사건에서는 피고 병원 의료진의 경과관찰 해태 과실은 인정되었으나, 하지 절단 및 뇌경색 발생과의 인과관계는 환자의 기저 질환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하여 부정되었습니다. 또한, 진료기록 부실 기재 주장에 대해서는 진료기록상 통상 기재되는 중요 내용의 기재가 누락된 경우 의사에게 불리하게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되지만(대법원 1996. 6. 11. 선고 95다41079 판결 등), 이 사건에서는 부실 기재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고령 환자나 당뇨병, 알코올 중독 등 면역력이 저하된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경미해 보이는 감염도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은 일반 환자보다 더욱 세심한 경과관찰과 적극적인 진단 및 치료 변경을 고려해야 합니다. 환자나 보호자도 진료 중 다리 부종의 악화, 물집 발생, 피부색 변화, 극심한 통증, 인지기능 저하 등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거나 기존 증상이 빠르게 나빠진다고 판단되면 의료진에게 즉시 알리고 정확한 확인과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과실 소송에서는 의료행위와 환자에게 발생한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진료 과정에서의 의료진의 과실(주의의무 위반 등)을 명확히 증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여러 병원을 거쳐 치료받는 경우 각 병원에서의 진료 내용과 환자 상태 변화에 대한 기록을 정확하게 유지하는 것이 향후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