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 기타 형사사건 · 노동 · 의료
피고인 A는 비의료인으로서 G조합 H한방병원을 실질적으로 개설 운영하고, 이를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와 의료급여비를 편취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또한 J재단 H한방병원 및 L요양병원 역시 피고인이 불법 운영하며 급여를 편취하고, 강제집행면탈 및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도 있었습니다. 원심에서는 피고인의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는 J재단 병원 운영 부분에 대한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 취지로 판단하여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G조합 병원 관련 의료법 위반 및 사기, 그리고 원심에서 확정된 강제집행면탈, 근로기준법 위반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C회사가 소유했던 건물에서 BV병원 및 AT한의원 등을 운영하다가 어려움을 겪고 건물을 매각했습니다. 이후 다시 이 건물 4층을 임차하여 요양원을 개업하려 했으나 늦어져 한의사 I에게 전대하는 형식으로 G조합 H한방병원이 개설되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 A가 비의료인임에도 G조합 및 재단법인 J의 명의를 빌려 H한방병원과 L요양병원을 실질적으로 개설 운영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 등을 부당하게 청구하여 편취했다고 주장하며 사건이 시작되었습니다.
피고인 A가 비의료인으로서 G조합 H한방병원을 실질적으로 개설 운영했는지 여부, 그리고 J재단 H한방병원 및 L요양병원을 비의료인으로서 운영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J재단 병원의 경우 의료법인의 설립 운영 및 회생 절차 개시 이후 관리인으로서의 행위가 비의료인의 불법 운영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불법 의료기관 운영으로 수령한 요양급여비 등이 사기죄의 편취액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구체적으로 2012년 9월 27일부터 2014년 2월 11일까지의 G조합 H한방병원 불법 개설 운영 및 해당 기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421,447,940원 편취한 사기 혐의는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그러나 2014년 2월 11일 이후 J재단 H한방병원 및 L요양병원 운영에 대한 의료법 위반 및 관련 사기 혐의는 범죄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무죄 취지로 판단되었습니다. 이와 별개로 원심에서 유죄로 판단되어 확정된 강제집행면탈 및 근로기준법 위반 등 다른 혐의들도 이번 판결에서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비의료인임에도 G조합 H한방병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속여 약 4억 원의 요양급여비 등을 편취하고, 강제집행을 면탈하려 했으며 근로자 임금을 체불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의료법의 입법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사회적 위험성이 크며 피고인이 과거에도 유사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보았습니다. 다만 의료행위 자체가 의료인에 의해 이루어졌고 환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편취금이 병원 운영비 등으로 사용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종합적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J재단 병원 운영 기간에 대해서는 비의료인 운영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무죄 취지로 판단함으로써, 원심에서 인정된 편취 금액이 대폭 감축되었습니다.
본 사건은 주로 구 의료법(2019. 4. 23. 법률 제16375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제33조 제2항(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 금지)과 형법 제347조 제1항(사기)에 관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의료법 제33조 제2항은 의료인 등이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고 규정하며, 이는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엄격히 제한하여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고 영리 목적의 의료기관 개설로 인한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의 시설, 인력, 자금 조달, 운영 등을 주도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금지되는 개설 행위로 판단됩니다. 사기죄의 경우,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 운영하며 국민건강보험법상 청구할 수 없는 요양급여비 등을 청구하여 지급받았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피해자로 하는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또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에 따라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채무자의 업무 수행 및 재산 관리 처분 권한은 관리인에게 전속되므로, 회생 절차 개시 이후에는 종전 대표자를 병원 운영 주체로 보기 어렵다는 법리도 적용되었습니다.
의료기관 개설은 의료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 성격을 가진 법인 등으로 엄격히 제한됩니다.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 관리, 자금 조달, 운영 성과 귀속 등을 주도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불법 개설 운영에 해당하며 명의만 의료인으로 되어 있어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비의료인이 불법 개설 운영한 의료기관에서 요양급여비 등을 청구하는 것은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피해자로 인정됩니다. 의료법인의 경우 외형상 의료법인의 형태를 갖추고 있더라도 비의료인이 이를 탈법적인 수단으로 악용했다면 의료법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법인 회생 절차가 개시된 경우 관리인의 권한이 전속되므로, 그 이후에는 종전의 대표자가 병원을 운영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