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 산업단지 토지 매매 계약금 반환 사건

유한회사 A와 B는 보령시로부터 산업단지 토지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과정에서 보령시 측으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으나, 실제 보조금 지급 조건과 액수가 처음 설명과 현격하게 차이가 나자 계약 취소를 주장하며 계약금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원고 유한회사 A에 대해서는 중요한 동기의 착오를 인정하여 계약금을 반환하라고 판결했고 원고 B에 대해서는 독립적인 계약으로 보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유한회사 A: 가공 수산물을 진공포장하여 판매하는 회사로, 보령시 산업단지 토지 매매 계약의 매수자입니다.
• 원고 B: 생선을 전으로 구워 유한회사 A에 납품하는 사업자로, 보령시 산업단지 토지 매매 계약의 매수자입니다.
• 피고 보령시: G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여 기업들에게 토지를 분양한 지방자치단체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와 B는 2021년 3월과 6월, 피고 보령시가 조성한 산업단지의 토지를 매입하는 계약을 각각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했습니다. 이들은 계약 체결 전 피고 측으로부터 사업장을 산업단지로 이전할 경우 '입지보조금은 토지매입비의 30%, 설비투자보조금은 시설투자금의 14%'라는 구체적인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 A는 약 4.5억원, 원고 B은 약 1.4억원의 입지보조금을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 6월, 피고로부터 실제 보조금 지급 조건이 '기존 제조시설 건물의 임차 여부 및 시설투자금액의 80%에 대한 14%'로 다르다는 설명을 듣게 되었고, 이로 인해 원고 A의 경우 예상 보조금액이 약 5억 7천만원이나 현격히 감소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원고들이 잔금을 지급하지 않자 피고는 계약 해제를 통보했고, 이에 원고들은 보조금 설명에 대한 착오를 이유로 계약 취소 및 계약금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계약 체결 동기가 된 보조금 지급 조건에 대한 착오가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해당하는지, 착오가 있었다면 원고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 그리고 계약이 이미 해제된 이후에도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유한회사 A의 경우 보령시로부터 받은 보조금 지급 조건에 대한 설명이 '동기의 착오'에 해당하며 그 착오가 계약 내용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인정했습니다. 따라서 제1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취소되었으므로 피고 보령시는 원고 A에게 계약금 75,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반면 원고 B의 청구에 대해서는 B의 계약이 A의 계약과는 독립적인 별개의 계약이므로 착오 취소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결론

피고 보령시는 원고 유한회사 A에게 계약금 75,000,000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원고 유한회사 A의 나머지 청구와 원고 B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민법 제109조 제1항 (착오로 인한 의사표시의 취소)​

• "의사표시는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한다."
• 적용 사례: 법원은 원고 유한회사 A가 보령시로부터 받은 보조금 설명에 대한 착오가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원고 A가 정확한 보조금 지급 조건을 알았더라면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고, 일반인도 그러했을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특히 피고 측 담당자가 구체적인 보조금 액수를 단정적으로 설명한 점, 보조금 조건이 변경될 수 있다는 고지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여 원고 A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2. 동기의 착오 법리

• 설명: 계약을 체결하게 된 '동기'(이 사건에서는 보조금 수령)에 착오가 있었더라도, 그 동기가 계약 내용의 일부로 상대방에게 표시되었거나, 의사표시의 해석상 계약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인정되면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당사자들 사이에 그 동기를 계약 내용으로 삼기로 하는 합의까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 적용 사례: 법원은 원고 A가 보조금 지급 조건을 계약 체결의 중요한 동기로 삼았고, 이를 피고 측에 충분히 표시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가 제공한 홍보 자료와 구두 설명, 그리고 계약서 특약사항 등을 종합하여 보조금 지급 조건이 계약의 핵심적인 내용으로 인식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3. 계약 해제 후 착오 취소 가능성

• 설명: 매도인이 매수인의 잔금 지급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이후라도, 매수인은 계약 해제의 효과(손해배상 책임, 계약금 반환 불가 등)를 면하기 위해 착오를 이유로 한 취소권을 행사하여 계약 전체를 무효로 만들 수 있습니다.
• 적용 사례: 피고 보령시가 원고들의 잔금 미납을 이유로 계약 해제를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원고 A가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여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면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1. 계약 전 정보 확인: 지자체나 기업으로부터 투자 유치 관련 보조금이나 인센티브 설명을 들었을 때, 단순히 구두 설명이나 홍보 자료에만 의존하지 말고 반드시 구체적인 지급 조건, 신청 절차, 예상 금액 등에 대해 서면으로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2. 중요한 동기 표시: 계약의 중요한 결정 요인이 되는 사항(예: 보조금 수령 여부 및 규모)이 있다면, 이를 계약의 내용으로 삼겠다는 의사를 계약 상대방에게 명확히 전달하고 계약서나 특약사항에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통해 '동기의 착오'로 인한 계약 취소를 주장할 때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3. 착오의 중요성: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기 위해서는 그 착오가 없었더라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될 정도로 중요해야 하며, 일반인도 같은 상황에서 계약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될 정도여야 합니다.
4. 중과실 여부: 착오에 빠진 당사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계약 취소가 가능합니다. 상대방의 설명이 모호했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정황이 있다면, 정보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것이 중대한 과실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5. 계약 해제 후 취소 가능성: 계약이 상대방의 채무 불이행으로 인해 해제되었더라도, 본인이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권리는 별개로 존재합니다. 이는 손해배상 책임을 면하거나 이미 지급한 계약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중요한 법리입니다.
6. 독립적인 계약: 여러 당사자가 각각 계약을 체결한 경우, 설사 상호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각 계약은 원칙적으로 독립적인 법률행위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한 계약이 취소되었다고 해서 다른 계약이 자동으로 취소되는 것은 아니며, 각 계약의 취소 사유를 개별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