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개발사업 업무대행 계약 해지 후 용역비 청구 사건

주식회사 A(원고)는 도시개발사업 추진위원회와 업무대행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이 해지되자 약정된 용역비 5억 원을 청구했습니다. 원고는 구역지정 신청 및 승인 업무를 수행했으므로 약정된 기성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계약을 위임계약으로 보고, 원고가 2년 이상의 계약 유지 기간 동안 실제로 유의미한 사무를 처리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용역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부동산 매매, 임대, 컨설팅 등을 목적으로 2015년에 설립된 법인으로, 피고 추진위원회와 도시개발사업 업무대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 피고 (B지구 도시개발조합): 아산시 C리 일원에서 도시개발사업을 목적으로 2017년에 설립 인가를 받은 도시개발조합입니다.
• 피고 추진위원회: 피고 조합이 설립되기 전, 2015년 3월 31일 원고와 도시개발사업 업무대행계약을 체결했던 단체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주식회사 A는 2015년 3월 31일, 피고 조합 설립 전의 추진위원회와 B지구 도시개발사업의 업무대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내용은 도시개발사업 전반에 걸친 행정 업무 수행, 용역사 추천 및 관리, 회의 준비, 문서 작성 등이며, '구역지정 신청 시' 3억 원, '구역지정 승인 시' 2억 원 등 단계별 기성금 지급이 약정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2016년 10월 10일 B지구 도시개발사업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이 고시되었고, 피고 조합은 2017년 6월 19일 설립 인가를 받았습니다. 피고 조합은 2017년 6월 26일 원고에게 업무대행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를 통보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자신이 구역지정 신청 및 승인 업무를 수행했으므로 약정된 5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원고가 계약상 용역업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으며, 설령 일부 업무를 했다 하더라도 그 기여가 미미하므로 용역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계약이 2017년 11월경 묵시적으로 해지되었고 소멸시효 3년이 지났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와 피고 추진위원회 간의 업무대행계약이 위임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 판단하고, 계약 해지 후 원고가 실제로 유의미한 업무를 수행했는지 여부 및 그에 따른 업무대행비(용역비) 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원고와 피고 추진위원회 간의 업무대행계약을 위임계약으로 판단했습니다. 위임계약은 민법 제689조에 따라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으며, 해지 시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한 비율에 따라 보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계약 해지 전 2년 이상의 기간 동안 실제로 유의미한 사무를 처리했다고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가 주장한 용역비 5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689조 (위임의 해지권) 제1항: 위임계약은 당사자 각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와 피고 추진위원회 간의 업무대행계약을 위임계약으로 판단했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유 없이도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습니다.
2. 민법 제686조 (수임인의 보수청구권) 제2항 및 제3항: 수임인(원고)은 위임사무를 완료한 후가 아니면 보수를 청구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경우나,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중에 수임인의 책임 없는 사유로 위임이 종료된 때에는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라 보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계약상 지급 시기가 명시되어 있으나 이는 편의상 정해진 것이고 업무대행비가 단계별 목적 달성에 따른 대가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는 실제로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라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원고가 유의미한 사무를 처리했다고 볼 증거가 없었으므로 보수 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의 법적 성격 명확화: 업무대행계약이나 용역계약 체결 시,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과 당사자의 의무를 명확히 하여 계약의 법적 성격(위임계약, 도급계약 등)을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보수 지급 조건과 계약 해지 시 권리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2. 업무 수행 증거 확보: 위임계약에서 보수를 청구하려면 실제로 처리한 업무의 내용과 그 업무가 위임사무에 기여한 정도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공문, 회의록, 결과물, 협업 증명 등 구체적인 증거를 남기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3. 단계별 지급 조건의 구체화: 계약서상 단계별 지급이 명시되어 있더라도, 단순히 특정 단계가 도래했다는 사실만으로 보수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지, 아니면 해당 단계와 관련된 구체적인 업무를 수행해야 보수가 발생하는지 명확히 약정해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단계별 지급 시기가 보수의 '편의상' 지급 시기일 뿐, 실제 업무 수행과 연결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4. 계약 해지 시 정산 기준: 위임계약이 해지될 경우, 민법 규정에 따라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어느 시점까지 어떤 업무를 얼마나 수행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5. 소멸시효 유의: 보수청구권 등 채권은 일정 기간(민법상 일반적으로 10년, 일부 상행위 등은 3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권리를 잃을 수 있습니다. 계약의 종료 시점과 소멸시효 기간을 숙지하고, 권리 행사에 필요한 조치를 제때 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