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개발조합 체비지 수의계약 관련 뇌물수수 논란

이 사건은 C도시개발조합의 조합장 B과 부동산 중개업자 D이 공모하여, M에게 조합의 토지(체비지)를 공개추첨 없이 수의계약으로 팔아주는 대가로 3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1심과 2심에서는 3억 원 전체가 조합장 B의 직무와 관련된 뇌물로 보고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뇌물 가액 산정 법리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3억 원 중 일부는 중개업자 D의 중개 수수료일 수 있고, M도 3억 원 전체가 조합 측에 대한 대가라고 인식한 것은 아니라고 보아, 3억 원 전체를 조합장 B의 직무와 관련된 뇌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심 판결 중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공동범행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대구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관련 당사자

• B (피고인): C도시개발조합의 조합장으로, M에게 체비지 수의계약을 해주면서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았습니다.
• D (피고인): 부동산 중개 및 컨설팅 업체 운영자로, M을 조합에 소개하고 수의계약 과정을 중개하면서 뇌물 수수에 공모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 M (주식회사 N 실질적 경영자): C조합으로부터 체비지를 수의계약으로 매수하고, 그 대가로 3억 원을 D에게 건넨 인물입니다.
• O (C조합 감사): B과 D 사이에서 M의 수의계약 의사를 전달하고 뇌물 수수에 공모한 인물입니다.

분쟁 상황

C도시개발조합이 사업비 마련을 위해 32개의 체비지를 공개추첨 입찰 방식으로 매각 공고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부동산 중개업자 피고인 D은 주식회사 N의 실질적 경영자 M에게 연락하여 소개비 1억 원을 주면 공개추첨 없이 수의계약으로 체비지를 매수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제의했습니다. 이후 D은 C조합의 감사 O에게 M이 수의계약을 원하며 1억 원을 대가로 준다고 전달했습니다. D은 O에게 자신도 수수료 1억 원을 챙기고, 중간 소개자에게 1억 원을 줘야 하니, M에게는 조합이 3억 원을 요구하는 것처럼 전달하여 3억 원을 받게 되면 D이 2억 원, 조합장 B과 O이 1억 원을 나누어 가지자고 제안했습니다. O은 이를 조합장 B에게 보고했고, B이 이를 승낙하면서 피고인들과 O은 M으로부터 3억 원을 뇌물로 받기로 공모했습니다. 실제로 M은 이 사건 체비지에 대한 수의계약 체결 후 D에게 현금 3억 원을 전달했고, 이 돈은 D 2억 원, O 4,500만 원, B의 아들 P에게 5,500만 원으로 분배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C조합의 체비지를 수의계약으로 매도하는 과정에서 M으로부터 받은 3억 원 전액이 조합장 B의 직무 관련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중개업자 D이 중개 수수료 명목으로 받은 돈이 뇌물 가액에 포함될 수 있는지와 뇌물 수수자와 공여자 각각의 인식에 따라 뇌물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한 법리적 해석이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 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공동범행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환송했습니다. 다만, 피고인 B의 사기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단독범행 부분과 피고인 D의 뇌물공여 부분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결론

대법원은 뇌물죄에서 수수된 금품 전체를 직무 관련 대가로 볼 것인지에 대해 더욱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고, 공무원과 비공무원이 공모하여 금품을 수수한 경우에도 각 수수자가 받은 금액별로 직무 관련성을 개별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판결로 인해 뇌물 가액 산정 시 단순히 금품 제공자의 포괄적인 인식만으로 전체 금액을 뇌물로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수수자의 직무 관련성과 명목을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기준이 제시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피고인들의 뇌물 공동범행에 대한 유죄 부분은 다시 판단받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됩니다.

• 도시개발법 제84조: 도시개발조합의 임직원은 형법상 뇌물죄 적용 시 공무원으로 간주됩니다. 이는 조합장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받으면 뇌물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형법 제129조(수뢰, 사전수뢰)​: 공무원 또는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사람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경우 처벌받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조합장 B이 체비지 수의계약과 관련하여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았습니다.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뇌물의 가액이 일정 금액 이상인 경우 형법상의 뇌물죄보다 더 무겁게 처벌합니다. 따라서 뇌물로 인정되는 금액이 얼마인지가 매우 중요하며, 대법원은 뇌물 가액 산정을 엄격하게 심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뇌물 가액 산정의 법리: 뇌물죄에서 수뢰액은 범죄의 구성요건이므로 엄격히 증명되어야 합니다. 공무원이 받은 금품에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와 직무 외 행위에 대한 대가가 섞여 있을 때, 원칙적으로 그 전체를 불가분적으로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금품 수수가 여러 사람에게 이루어졌고 각 수수 행위별로 직무 관련성 유무를 다르게 볼 여지가 있다면, 각 금품마다 직무와의 관련성을 개별적으로 따져 뇌물성을 인정하는 것이 책임주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중개업자가 받은 중개 수수료가 조합장 직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면 그 부분까지 조합장 뇌물로 볼 수는 없다는 판단입니다.

참고 사항

만약 공공성이 있는 조합의 임직원과 거래하는 경우,

• 모든 금품 거래는 투명하게 기록하고 명확한 대가를 확인하세요. 수수료나 용역비 등은 계약서에 명시하고 정당한 절차를 통해 지급해야 뇌물로 오해받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 거래 상대방이 금품을 요구하거나 금품 제공을 제안하는 경우, 그 명목과 금액의 적정성을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전체 계약 관련 비용'이라는 모호한 명목으로 큰 금액이 오가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여러 사람이 금품을 나누어 가질 때, 각자가 받은 금액과 그 명목이 무엇인지 분명히 해야 합니다. 직무와 관련 없는 중개 수수료 등이 뇌물로 판단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공무원이나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사람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것은 뇌물공여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금품을 주는 사람의 인식도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