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루마니아 태양광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의 시공사인 원고는 사업의 자금조달을 위한 대출 약정에서 연대보증인의 채무 불이행 시 자금을 보충해야 하는 의무를 부담했습니다. 일부 대출 약정에는 연대보증인이 이행보증보험에 가입하고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으나, 최초 금융주관사였던 피고 C 주식회사가 이행보증보험을 제대로 유지시키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가 약 1,835억 원의 자금보충의무를 이행하게 되자, 피고 C 및 그 승계인인 피고 D 주식회사, 피고 E 주식회사를 상대로 이행보증보험 미유지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1심 및 2심 법원은 피고 C 주식회사에 대해 신의칙상 이행보증보험 유지 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했으나, 피고 D, E 주식회사에 대해서는 그 의무를 부정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 C 주식회사가 원고에게 이행보증보험을 유지시켜야 할 신의칙상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며 원심판결 중 피고 C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으며, 원고의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원고는 루마니아 태양광 발전소 건설의 시공사로 이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을 위한 대출 약정에서 자금보충의무를 부담했습니다. 이는 대주 계좌 잔액이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 원리금 상환에 부족하고 연대보증인들이 부족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원고가 부족금을 대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한편, 일부 대출 약정에는 연대보증인이 이행보증보험에 가입하고 그 증권을 대주에게 제출하며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초 금융주관사인 피고 C은 보험금액이 대출금액의 일부이고 보험기간도 짧은 이행보증보험 증권을 제출받았고, 이 보험은 갱신되지 않아 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이후 금융주관사가 피고 D, E로 순차 이전되었으며, 2017년 11월경 대주 계좌 잔액이 부족해지자 원고는 자금보충약정에 따라 약 1,835억 원을 제공했습니다. 원고는 피고 C이 연대보증인의 이행보증보험을 유지시키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프로젝트 금융의 금융주관사가 시공사에 대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상 이행보증보험 유지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및 이를 위반하여 손해가 발생했을 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 C 주식회사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피고 D 주식회사와 피고 E 주식회사에 대한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대법원은 부작위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작위의무는 법령, 법률행위 등은 물론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사회상규에 의해서도 인정될 수 있으나, 이는 특별한 신뢰관계, 위험요소 지배·관리, 타인의 행위 관리·감독 지위 등 특별한 지위가 인정되는 경우에 한정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의 프로젝트 금융에서 각 당사자들은 대등한 지위에서 자신의 이익과 위험을 검토하여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명시적인 계약에 없는 피고 C의 의무를 신의칙에 의하여 광범위하게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 C이 이행보증보험이 원고의 자금보충의무보다 선순위 담보라고 설명한 것은 유효하게 보장되는 범위 내의 설명일 뿐, 원고로 하여금 대출금 채권의 최종 위험을 이행보증보험사가 인수할 것이라는 신뢰를 주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고 C에게 신의칙상 이행보증보험 유지 의무가 있었다는 원심의 판단은 법리 오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사건은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에 따른 부작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 성립 요건과 민법 제2조(신의성실) 원칙의 적용 범위에 대한 중요한 해석을 담고 있습니다. 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한 행위와 그로 인한 손해 발생, 그리고 인과관계가 필요합니다. 특히 부작위에 의한 불법행위의 경우, 행위를 해야 할 법률상 작위의무가 존재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성립합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작위의무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사회상규에 의하여 인정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그 적용을 엄격하게 제한했습니다. 즉, 단순히 계약 관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의 법익을 보호할 의무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 사이에 특별한 신뢰관계가 존재하거나 위험 요인을 지배·관리하는 지위에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신의칙상 작위의무가 인정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프로젝트 금융과 같이 여러 당사자가 자신의 이익과 위험을 평가하고 대등한 지위에서 협상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의무를 신의칙에 의해 부과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판시하여 계약 자유의 원칙과 당사자의 자기 책임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복잡한 프로젝트 금융 계약에 참여할 때는 모든 계약 조건과 당사자들의 권리 및 의무를 매우 면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자금보충의무나 보증 약정과 같이 큰 위험을 수반하는 의무에 대해서는 그 발생 조건과 범위, 해제 조건 등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신의성실의 원칙'에 기반한 추가적인 의무는 명시적인 계약 내용이 없을 경우 쉽게 인정되지 않으므로, 기대하는 모든 의무 사항은 계약서에 명확하게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연대보증보험과 같은 담보 수단의 유효성, 부보 범위, 보험기간, 갱신 여부 등을 스스로 철저히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직접 관리를 요구하거나 추가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설명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계약 내용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위험 평가를 수행하고, 자신의 책임 범위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유사한 문제 발생 시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