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이 판결은 재개발조합 설립 인가처분 무효 소송에 대한 상고심 판결입니다. 원고들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설립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동대문구청장의 조합설립인가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원고들은 1) 복수의 추진위원회가 통합 승인 절차 없이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한 점, 2)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이 정비구역 지정 고시 전에 이루어진 점, 3) 조합설립 동의서에 조합정관 초안이나 구체적인 비용 분담 기준, 소유권 귀속 사항이 첨부되지 않아 동의서가 무효인 점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조합설립인가처분이 유효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사건은 이문3재정비촉진구역에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해당 구역에는 이미 제3-1구역과 제3-2구역 두 개의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설립, 승인되어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으나, 이들이 통합된 추진위원회로서의 변경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하나의 촉진구역으로 지정된 전체 구역에 대한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했습니다. 또한, 이 추진위원회들이 설립 승인될 당시 정비구역 지정 고시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더 나아가 조합설립을 위한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를 받을 때, 동의서에 조합정관 초안이나 비용 분담 기준, 사업 완료 후 소유권 귀속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적으로 첨부되지 않은 채 표준 동의서 양식에 따라 동의를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토지등소유자(원고들)들은 위와 같은 절차상 하자들이 중대하고 명백하여 동대문구청장이 내린 조합설립인가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하나의 정비구역 내에서 복수의 추진위원회가 통합 승인 절차 없이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한 것이 조합설립인가처분의 효력을 무효로 만드는지 여부. 둘째,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이 정비구역 지정 고시 이전에 이루어진 경우, 이 하자가 조합설립인가처분을 무효로 하는 중대한 하자인지 여부. 셋째, 조합설립 동의서에 정관 초안이나 구체적인 비용 분담 기준, 소유권 귀속에 관한 사항이 첨부되지 않은 것이 동의서의 효력을 무효로 만드는지 여부입니다.
대법원은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조합설립인가처분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조합설립인가처분이 반드시 추진위원회 구성 승인처분의 적법·유효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며, 추진위원회의 하자가 구 도시정비법상 추진위원회 제도의 입법 취지를 형해화할 정도로 중대하고 명백하지 않은 한 조합설립인가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두 개의 추진위원회가 통합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정비구역 지정 고시 전에 추진위원회 승인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통합된 추진위원회로서 기능하였고 토지등소유자의 권리행사에 아무런 장애나 하자가 없었으므로 조합설립인가처분이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조합설립 동의서에 조합정관이나 구체적인 비용 분담 기준, 소유권 귀속 사항이 첨부되지 않았더라도, 표준동의서 서식에 따라 장차 정관에 따르겠다는 취지로 동의를 받았다면 이는 적법하고 유효한 동의로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조합 정관에 관한 사항은 창립총회에서 충분히 의견이 수렴될 수 있음을 근거로 이러한 동의가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러한 법령의 취지에 따라 법원은 추진위원회 구성 승인처분과 조합설립인가처분의 목적과 성격이 다르고, 조합설립인가처분이 반드시 추진위원회 구성 승인처분의 적법·유효를 전제로 하지 않으므로, 추진위원회 하자가 도시정비법상 추진위원회 제도의 입법 취지를 형해화할 정도로 중대한 위법 사유가 아니라면 조합설립인가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또한, 표준동의서에 따라 조합설립 동의를 받는 경우, 동의서에 정관 초안이나 구체적인 비용 분담 기준 등이 직접 첨부되지 않았더라도, 장차 조합정관에 따르겠다는 취지로 해석되어 그 동의는 적법하고 유효하다고 봅니다. 이는 조합 정관의 구체적인 내용은 창립총회 등 후속 절차를 통해 확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개발조합 설립 시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첫째, 재개발사업의 추진위원회 구성 승인처분과 조합설립인가처분은 법적으로 목적과 성격이 다른 별개의 행정처분입니다. 추진위원회 단계의 절차상 하자가 있더라도, 그 하자가 도시정비법의 입법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할 정도가 아니라면 조합설립인가처분 자체의 무효 사유가 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둘째, 여러 개의 추진위원회가 있었던 구역이 통합되어 하나의 조합을 설립하는 경우, 명시적인 통합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실질적으로 통합된 추진위원회로서 기능했고 토지등소유자들의 권리 행사에 문제가 없었다면, 그 절차적 하자가 조합설립인가의 효력을 중대하게 침해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셋째, 정비예정구역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 및 고시가 먼저 이루어져 구역의 범위가 특정된 경우에는, 정식 정비구역 지정 고시 이전에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초기 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그 하자를 중대하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넷째, 조합설립 동의서를 받을 때, 구체적인 정관 초안이나 상세한 비용 분담 기준, 소유권 귀속에 대한 세부 계획이 동의서에 직접 첨부되지 않았더라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및 표준동의서 서식에 따라 '조합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르겠다'는 취지로 동의를 받았다면 이는 유효한 동의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조합정관에 대한 최종적인 의견 수렴 및 확정은 창립총회와 같은 절차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