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여객선 선박 교체 조건 불이행 관련 분쟁

주식회사 A는 내항정기여객운송사업 면허를 받아 울릉도와 독도를 운항하던 중, 기존 선박의 선령 만료로 대체 선박으로 D를 운항하기 위해 사업계획 변경인가를 신청했습니다. 피고인 포항지방해양수산청장은 변경인가를 승인하면서 '5개월 이내에 기존 B와 동급 또는 울릉주민이 동의하는 대형선으로 교체하라'는 조건을 부가했습니다. 원고가 이 조건을 이행하지 않자 피고는 사업개선명령을 내렸고, 이후에도 불이행하자 3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이 조건과 이에 따른 개선명령 및 과징금 처분이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울릉도-독도 노선 내항정기여객운송사업자)
• 피고: 포항지방해양수산청장 (원고의 사업계획 변경인가 및 개선명령, 과징금 부과처분을 내린 행정기관)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울릉도-독도 항로의 내항정기여객운송사업자로, 기존 운항 선박인 'B호'의 선령 만료 및 용선 계약 종료로 인해 'D호'로 대체 운항하고자 피고인 포항지방해양수산청장에 사업계획 변경인가를 신청했습니다. 피고는 변경인가를 하면서 여객 및 화물의 원활하고 안전한 운송을 위한 이용자 편의 향상을 목적으로 '인가 후 5개월 이내에 B호와 동등급 또는 울릉주민 다수가 동의하는 대형선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조건을 부가했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이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고, 피고는 이에 대해 두 차례의 사업개선명령과 최종적으로 3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이러한 일련의 행정처분들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가 사업계획 변경인가 시 부가한 '선박 교체 조건(부관)'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부담'에 해당하는지 여부.
2. 해당 부관이 재량행위에 부가될 수 있는 적법한 부관인지, 법령상 근거가 없거나 사후부관에 해당하는지 여부.
3. 부관의 내용이 이행 불가능하거나 불명확한 수의조건에 해당하는지,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4. 위 부관이 위법하다면, 이에 근거한 사업개선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분도 위법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이 사건 부관은 행정행위의 일반적인 효력을 제한하는 종된 의사표시이나, 그 내용상 원고에게 일정한 의무를 부과하는 '부담'에 해당하여 독립적으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2. 이 사건 변경인가는 피고의 재량행위이며, 해운법령상 인가기준과 관련하여 부가된 것으로서 법령상 근거가 없거나 기속행위 영역에 부가된 것이 아니므로 적법합니다.
3. 이 사건 부관은 이 사건 사업면허에 새로이 부가된 사후부관이 아니라 이 사건 변경인가에 부가된 것이므로, 사후부관이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습니다.
4. '5개월 이내'라는 선박 교체 기간은 원고의 주장과 달리 충분히 이행 가능한 기간이며, '울릉주민 다수가 동의하는 대형선'이라는 조건도 'B와 동등급'이라는 명확한 기준과 병기되어 있어 불명확하거나 수의조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5. B와 같은 대형선박에 대한 꾸준한 수요, 기상악화 시 운항 통제 기준의 차이, 화물칸 유무 등 공공의 이익을 고려할 때, 원고의 경제적 손해는 공공의 이익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 없어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습니다.
6. 이 사건 부관이 적법하므로, 이를 이행하지 않은 원고에게 피고가 내린 사업개선명령과 과징금 30만 원 부과처분도 모두 적법합니다.

결론

법원은 포항지방해양수산청장이 여객선 사업계획 변경인가 시 부가한 '선박 교체 조건'이 적법한 '부담'에 해당하며, 원고의 위 조건 불이행에 따른 사업개선명령 및 30만 원의 과징금 부과처분 또한 모두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행정행위의 부관 및 재량행위의 범위 (해운법 제12조 제4항, 시행령 제8조)​
   • '해운법 제12조 제4항'은 내항정기여객운송사업자가 선박의 증선, 대체 등 사업계획을 변경할 경우 해양수산부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해운법 시행령 제8조'는 이 인가를 할 때 '해운법 제5조 제1항'에 따른 면허기준 및 '사업계획변경이 해당 항로의 안정적 유지를 위한 수송안정성 확보에 지장을 줄 염려가 없을 것' 등을 심사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 법원은 해상여객운송사업 면허 및 사업계획 변경인가를 행정청의 '재량행위'로 보고 있으며, 재량행위에는 관계 법령에 명시적인 금지 규정이 없는 한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해 조건, 기한, 부담 등의 부관을 붙일 수 있습니다. 다만, 부관의 내용이 이행 가능하고 비례의 원칙 등에 적합해야 합니다.
2. 부관의 종류와 행정소송의 대상 (대법원 91누1264 판결)​
   • 행정행위에 부가되는 부관은 원칙적으로 독립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행정행위의 상대방에게 일정한 의무를 부과하는 '부담'의 경우에는 다른 부관과 달리 그 자체로 행정쟁송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선박 교체 조건이 원고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부담'으로 판단했습니다.
3. 해상 교통의 안전 및 이용자 편의 (해운법 제1조, 제5조 제1항 제4호, 시행령 제8조 제3호, 해사안전법 제38조)​
   • '해운법 제1조'는 해운업의 건전한 발전과 여객·화물의 원활하고 안전한 운송을 도모하여 이용자의 편의를 향상시키고 국민경제의 발전과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 '해운법 제5조 제1항 제4호'는 면허기준으로 '해당 사업을 하는 데 있어 이용자가 편리하도록 적합한 운항계획을 수립하고 있을 것'을 요구하고, '시행령 제8조 제3호'는 사업계획 변경 시 '수송안정성 확보에 지장을 줄 염려가 없을 것'을 심사하도록 합니다.
   • '해사안전법 제38조'와 그 시행규칙은 선박의 톤수별 출항 통제 기준을 달리하여 대형선박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법원은 이러한 법령들을 바탕으로 공익적 관점에서 부가된 선박 교체 조건의 적법성을 인정했습니다.
4. 개선명령 및 과징금 부과 근거 (해운법 제14조, 제19조 제1항 제10호)​
   • '해운법 제14조'는 해양수산부장관이 사업개선에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해운법 제19조 제1항 제10호'는 사업개선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에게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부관이 적법하므로 이에 따른 개선명령과 과징금 30만 원 부과 처분 또한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사업계획 변경인가나 면허를 신청하는 경우 다음 사항을 고려해야 합니다.

1. 행정청의 처분에 부가된 조건(부관)의 성격을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의무를 부과하는 '부담'의 경우 독립적으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2. 재량행위에 부가된 부관은 관련 법령에 명시적인 금지 규정이 없는 한,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해 허용될 수 있습니다. 이때 부관의 내용이 이행 가능하고 비례의 원칙에 적합하며 본질적 효력을 저해하지 않는지 주의 깊게 검토해야 합니다.
3. 공공성이 강한 사업(예: 해상여객운송사업)의 경우, 사업자에게 경제적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이용자의 편의성, 수송 안정성 확보 등 공익적 목적이 우선시될 수 있습니다.
4. 행정청이 부가한 조건의 이행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이행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사전에 행정청과 적극적으로 협의하여 대안을 모색하거나 이행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5. 조건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사업개선명령이나 과징금 등 후속 행정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초기 단계부터 철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