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소 건설현장 근로자 추락 사망 사고

태양광발전소 설치 공사 현장에서 재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가 지붕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사고와 관련하여, 도급사업주인 주식회사 B와 그 소속 프로젝트 매니저 A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에서 유죄가 선고되자 피고인들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 A가 공사현장의 안전·보건 관리 총괄 책임자로서, 주식회사 B가 도급사업주로서 산업재해 예방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며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의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사망 근로자 (K): V 공장 J동 지붕에서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작업 중 추락하여 사망한 재해자
• 피고인 A: 주식회사 B 소속 프로젝트 매니저(PM)이자 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보건 관리·감독 총괄 책임자
• 피고인 주식회사 B: 발주자인 유한회사 D로부터 태양광 발전소 구축 사업 일체를 도급받은 도급사업주
• 유한회사 D: 태양광 발전소 구축 사업을 주식회사 B에게 발주한 발주자
• 주식회사 I: 주식회사 B로부터 태양광 모듈 설치 및 전기공사 등을 하도급받은 업체
• 주식회사 G: 주식회사 I로부터 구조물 제작 및 태양광 모듈 설치 등을 재하도급받은 업체이자 사망 근로자의 소속 회사

분쟁 상황

이 사건은 V 공장 J동 지붕에서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공사가 진행되던 중 발생했습니다. 지붕은 바닥면으로부터 약 22.8m 높이에 있었고, 약 2014년 이전에 설치되어 강도가 저하된 1mm 두께의 선라이트(채광창)가 있어 근로자들이 이동 중 추락할 위험이 매우 높았습니다. 재하도급업체 주식회사 G 소속 근로자 K는 이러한 위험한 환경에서 작업하던 중 추락하여 사망했습니다. 피고인 A는 이 공사현장의 프로젝트 매니저(PM)로서 현장의 안전·보건 관리·감독 총괄 책임자였고, 지붕 작업 중 추락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지붕 단부에 안전 난간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으나, 주식회사 G 현장소장이 근로자들이 선라이트 부분에 갈 일이 없어 괜찮다고 하여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 주식회사 B는 태양광 발전소 구축 사업 일체를 발주받은 도급사업주였으나, 자신들은 모니터링 시스템 설치 공사만을 직접 수행했고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공사는 하도급을 주었으므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자신들의 작업 장소가 아니어서 산업재해 예방 조치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인 A가 공사현장의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는 총괄 책임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인 주식회사 B가 태양광 모니터링 시스템 설치 공사만을 수행했으므로,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공사와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사업'에 해당하지 않아 산업재해 예방 조치 의무가 있는 도급사업주가 아니라는 주장이 타당한지 여부입니다. 셋째, 원심에서 선고된 각 벌금형(피고인 A: 150만 원, 피고인 주식회사 B: 3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피고인 A에 대해서는 공사현장의 안전·보건 관리·감독 총괄 책임자로서 산업재해 예방 조치 의무가 인정된다고 보아 유죄를 유지했습니다. 피고인 주식회사 B에 대해서는 태양광 발전소 구축 사업 일체를 도급받아 진행한 도급사업주로서, 모니터링 시스템 설치 공사와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공사가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사업'에 해당하여 산업재해 예방 조치 의무가 있다고 보아 유죄를 유지했습니다. 또한, 피고인들이 제기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해서도 원심의 형량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기각했습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태양광발전소 공사현장에서의 안전 관리 소홀로 인한 근로자 사망 사고에 대해 도급사업주와 그 프로젝트 매니저의 책임을 인정하고,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여 원심의 유죄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및 2013. 6. 12. 법률 제118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근거합니다.

1.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도급사업주의 산업재해 예방 조치 의무)​: 이 조항은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사업'의 도급사업주가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할 때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를 규정합니다. 판례는 피고인 주식회사 B가 태양광 발전소 구축 사업 일체를 도급받아 그 일부를 하도급 주었으므로, 모니터링 시스템 설치 공사와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공사는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같은 공사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 보아 주식회사 B에게 도급사업주로서의 안전조치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법리는 위험의 외주화를 막고 산업 재해를 예방하려는 입법 취지에 따른 것입니다.
2.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양벌규정 및 행위자 처벌)​: 이 조항은 사업주가 법 위반 행위를 한 경우 벌칙을 부과하고, 사업주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한 자도 함께 처벌받도록 하는 양벌규정을 포함합니다. 피고인 A는 주식회사 B의 직원으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안전·보건에 관한 관리·감독 총괄 책임자였으므로, 제29조 제3항에 따른 산업재해 예방 조치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행위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제71조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됩니다. 법원은 A가 수사 당시 자신의 총괄 책임자 역할을 인정하고, 실제 현장 방문 및 지시·감독을 통해 안전을 강조했던 점 등을 근거로 A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3.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사업'의 범위)​: 이 조항은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사업주 또는 전부를 도급받아 일부를 하도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산업재해 예방 조치 의무를 부과합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그의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며,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요구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주식회사 B가 태양광 발전소 구축사업 전체를 도급받았고, 모니터링 시스템 설치와 태양광발전시설 설치가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같은 현장에서 진행되었으므로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사업'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공사 현장에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다음 사항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1. 모든 공사 관계자는 사업의 규모나 복잡성에 관계없이 현장 안전 관리의 총괄 책임자를 명확히 지정하고 그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2. 도급사업주는 자신이 직접 수행하지 않는 하도급 공사라 할지라도, 같은 장소에서 여러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거나 인접하여 이루어질 경우 모든 근로자의 안전을 위한 총괄적인 산업재해 예방 조치 의무를 부담합니다.
3. 고위험 작업, 특히 고소 작업 시에는 작업발판 설치, 추락방호망 설치, 안전대 부착설비 설치 등 법령에서 정하는 구체적인 안전 시설을 반드시 마련하고 그 유효성을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4. 현장 책임자는 작업 현장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철저히 평가하고, 위험 상황에 대한 인식이 있다면 하도급업체의 의견과 관계없이 최우선적으로 안전 조치를 시행해야 합니다.
5. 하도급업체 선정 시 근로자 고용 및 안전 관리 능력을 충분히 확인하고, 작업 경험이 부족한 근로자에게 고위험 작업을 지시하지 않도록 지도 감독해야 합니다.
6. 재해 발생 시 사망 근로자 유족과의 합의는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나, 본질적인 안전 조치 의무의 이행은 면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