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지원금을 받고 떠난 농업인의 사업 취소 처분 사건

원고 A는 2011년 전북 고창군에서 귀농 농업창업자금 2억 원을 대출받았으나, 인접 목장주와의 분쟁과 건강 악화로 2012년 목장 운영을 중단하고 2015년 수원시로 주소를 이전했습니다. 이에 고창군수는 원고가 지원금을 받은 지 5년 이내에 타 지역으로 이주하여 실제 농업에 종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8년 지원사업 취소 및 지원금 회수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관련 지침과 조례가 법규성을 가지며 원고의 이주가 지원금 회수 사유에 해당하고, 개인적 사정에도 불구하고 공익상 취소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고창군수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전북 고창군으로 이주하여 귀농 농업창업자금 2억 원을 지원받았으나 이후 수원시로 주소를 이전하여 지원사업 취소 처분을 받은 귀농인
• 피고 고창군수: 원고 A에게 귀농 농업창업 및 주택구입 지원사업 취소 처분을 내린 지방자치단체장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0년 7월 전북 고창군으로 이주하여 2011년 8월 귀농인 농업창업자금 2억 원을 대출받아 목장용지와 시설을 마련하고 한우를 사육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웃 목장주와의 진입로 및 유치권 문제로 오랜 기간 분쟁을 겪게 되었고, 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건강 악화로 2012년 11월 사육 중이던 한우 10두를 매도하고 목장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이후 2015년 7월 22일 스트레스 없는 환경에서 요양을 위해 수원시로 주소를 이전(전출)했습니다. 이에 피고 고창군수는 원고가 귀농 지원금을 받은 지 5년 이내에 타 지역으로 이주하여 실제 농업에 종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8년 10월 30일 원고에 대한 귀농 농업창업 및 주택구입 지원사업 취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이 행정규칙에 불과한 지침에 근거한 것이며, 지침 요건도 충족하지 못하고, 개인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귀농 농업창업자금 지원을 받은 후 타 지역으로 주소를 이전하고 실제 농업에 종사하지 않은 경우, 지원금 취소 및 회수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농림축산식품부 훈령 및 지침, 그리고 고창군 조례가 법규로서의 효력을 가지는지, 원고의 주소 이전이 이들 법령이 정한 사업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개인적인 어려움으로 인한 주소 이전을 고려할 때 행정청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은 아닌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이는 고창군수가 원고에게 내린 귀농 농업창업 및 주택구입 지원사업 취소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농림축산식품부의 '귀농 농업창업 및 주택구입지원사업 시행지침'이 관련 상위 법령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것으로서 대외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임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고창군 귀농자지원 조례' 역시 귀농자 지원의 목적 달성을 위해 적법한 근거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원고가 지원금을 받은 후 5년 이내인 2015년 7월 수원시로 주소를 이전(전출)했고, 이로 인해 실제 농업에 종사하지 않았으므로, 이는 지침과 조례가 정한 지원자금 회수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원고가 인접 목장주와의 분쟁이나 건강 악화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있는 농어업 경영체 육성 및 농어촌 발전을 위한 공익상의 필요가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 크다고 보아, 고창군수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들이 주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1. 행정처분의 근거 법령 판단: 행정처분의 적법성은 원칙적으로 처분 당시의 사유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처분청은 처분 사유의 구체적인 사실을 변경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처분 근거 법령을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고창군수는 항소심에서 '고창군 귀농자지원 조례'를 처분 근거로 추가했고, 법원은 이를 적법한 근거로 인정하여 처분의 정당성을 판단했습니다.
2. 행정규칙의 법규성 (법규명령)​: 법령이 행정기관에 구체적인 사항을 정할 권한을 위임한 경우, 행정기관이 제정한 고시나 지침이라도 상위 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그 목적에 부합한다면, 상위 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을 구속하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법원은 '구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3항 및 그 시행규칙 제8조 제2항, 그리고 '구 농어업·농어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제39조 제6항 및 그 시행규칙 제4조의 위임 취지를 고려할 때, '귀농 농업창업 및 주택구입지원사업 시행지침' 중 사업 취소 및 자금 지원 회수 관련 규정은 법규명령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농업경영체 육성 및 농어촌 발전을 위해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법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3. 귀농 지원금 취소 및 회수 사유: '귀농 농업창업 및 주택구입지원사업 시행지침' 및 '고창군 귀농자지원 조례' 제10조 제1항 제1, 2호는 '융자금 상환기일 이전에 사업장을 이탈하거나 도시이주 등으로 실제 농업에 종사하지 않는 경우' 또는 '지원을 받은 후 5년 이내에 타 지역으로 이주(전출)하거나 실제 농업에 종사하지 아니한 때'를 지원 취소 및 지원금 회수 사유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원고 A는 지원금을 받은 지 5년 이내인 2015년 7월 수원시로 전출했고, 이로 인해 실제 농업에 종사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어 위 규정상 지원금 회수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4.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수익적 행정처분(국민에게 이익을 주는 처분)을 취소하거나 철회할 때는 국민의 기득권을 침해할 수 있으므로,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 또는 제3자 이익 보호의 필요가 있을 때에 한하여 상대방이 받는 불이익과 비교·형량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경쟁력 있는 농어업 경영체 육성 및 농어촌 발전이라는 공익상의 필요가 크고, 원고 A의 이웃과의 분쟁이나 건강 악화는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았습니다. 또한, 지원금이 보조금이 아닌 대출금이었고, 원고가 지원 당시 지원금 회수 사유를 인지했을 것으로 판단되어, 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사익 침해가 공익보다 크다고 할 수 없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참고 사항

귀농 또는 귀촌을 계획하고 지원사업을 신청하려는 분들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의해야 합니다.

1. 관련 법규 철저 확인: 귀농 지원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 훈령, 지침뿐만 아니라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등 다양한 규정에 근거합니다. 이러한 규정들이 상위 법령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경우 법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으므로, 지원 자격 유지 요건, 사업 취소 사유, 지원금 회수 조건 등을 사업 신청 전에 반드시 상세히 확인해야 합니다.
2. 거주 및 농업 종사 의무: 대부분의 귀농 지원사업은 지원금을 받은 후 일정 기간(본 사례에서는 5년) 동안 해당 지역에 거주하며 실제 농업에 종사할 것을 의무화합니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주소를 이전하거나 농업 활동을 중단하게 되면 지원사업 취소 및 지원금 회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3. 개인적 사정의 한계: 이웃과의 분쟁, 건강 악화 등 개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여 농업 활동 지속이나 지역 거주가 어렵더라도, 이것이 곧 행정처분의 재량권 남용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행정청은 공익상의 필요(예: 지원금의 효율적 사용, 농어촌 발전)를 중요하게 고려하며, 개별적인 사정은 공익보다 우선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사전 통보 및 협의: 만약 불가피하게 지원 조건을 위반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면, 미리 해당 행정기관에 사실을 알리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지원금 성격 이해: 지원금이 보조금(돌려주지 않는 돈)인지 대출금(돌려줘야 하는 돈)인지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대출금인 경우 사업이 취소되면 상환 의무가 발생하므로, 상환 계획까지 미리 고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