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정상회담에서 놀랍게도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는 소식에 모두가 놀랐죠. 그런데 그 후속 조치인 '팩트시트' 발표가 늦어지면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어요. 김용범 정책실장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일정을 예고했지만 시간이 흘러도 소식이 없자 언론과 야당은 바로 물고 늘어졌죠. ‘또 양치기 소년’이라는 지적처럼 이번엔 정부와 대통령실이 너무 서둘러 날짜를 못 박은 게 화근이었답니다.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속함이 아니라 정확함이에요. 상대국의 내부 절차와 문서 검토 등을 무시하고 서둘러 발표한다면 되레 리스크가 커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보통 ‘상대국이 있어 구체적 언급이 어렵다’고 숨기는데, 이번에는 외교 성과를 자랑하고 싶은 욕심이 너무 앞선 듯해요.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참모들이 일정 확정을 너무 앞당겨 말해버리면서 그들이 만든 부담과 야당의 공격받을 빌미를 제공한 셈입니다.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은 너무나도 급해진 성과 욕심입니다. 이번 협상 타결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을 반짝 올려줬는데 이 분위기를 더 이어가려는 듯 서두른 거죠. 하지만 외교 성과는 확실한 문서 하나 없이 글자 몇 개 가지고 불안정하게 보도되면 오히려 국민 신뢰만 잃어요. “이번 주 안에 나온다”는 말 한마디에 국민의 기대는 치솟지만 그 기대가 무너질 때 실망도 클 수밖에 없는 법이에요.
그리고 결국 일정이 미뤄지고 대통령실까지 수습에 나서면서 현장은 그야말로 곤란한 침묵 모드가 되고 말았습니다. 외교가 늘 그렇듯 협상은 상대가 있고 그 속도는 우리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다는 점, 성과를 말하기 전에 내실부터 챙겨야 한다는 점, 그리고 또 그 다음에 오는 정치권과 언론의 반응까지 모두 예측하고 대비했어야 하는데 말이죠.
이 상황은 우리 일상에서 벌어지는 법적 분쟁과도 비슷합니다. 너무 서두르다 보면 꼼꼼한 증거 수집이나 절차 진행이 무시되어 나중에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어요. 협상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 조심’과 ‘시간 조절’이 실질적 승리의 열쇠라는 점, 기억해 둬야 할 교훈 아닐까요?
남의 나라 협상 이야기 같지만 내일 혹시 법률 문제로 변호사와 상담할 때도 서둘러 답변 요구에 성급하게 답하지 말고, 조금 여유를 가지고 정확한 정보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법률 대응’임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한미 협상 지연 사태는 그냥 정치 이야기로 넘기기보다 우리 모두가 배울 점이 많은 사건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