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건설업체들이 한국가스공사 및 한국철도시설공단 발주 건설공사의 입찰 과정에서 담합하여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를 하였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에게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을 내렸습니다. 업체들은 위반 행위가 종료된 시점으로부터 5년이 경과했으므로 처분 시한이 지났다고 주장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개정된 공정거래법의 처분 시한 규정과 부칙을 적용하여 위반 행위 조사 개시일로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처분을 유지했습니다. 이에 업체들은 해당 법 조항(처분 시한 조항 및 부칙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청구인들은 2009년부터 2012년 8월까지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26개 공구 건설공사 입찰 및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낙찰자와 투찰률, 투찰가격 등을 합의하는 방식으로 부당한 공동 행위(담합)를 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담합 행위에 대해 2015년 7월 20일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을 내렸습니다. 청구인들은 담합 행위가 종료된 시점으로부터 5년이 지나 처분 시한이 만료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3월 21일 개정되어 2012년 6월 22일부터 시행된 공정거래법 제49조 제4항 및 부칙 제3조를 적용하여,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개시한 날(2013년 10월 7일 또는 2015년 4월경)로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않았으므로 처분 시한 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불복한 청구인들은 해당 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습니다.
공정거래법상 위반 행위에 대한 처분 시한을 규정한 조항(제49조 제4항)과 그 부칙 조항(제3조)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쟁점입니다. 특히, ‘조사 개시일’ 등의 개념이 불명확한지 여부, 처분 시한이 지나치게 길어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개정된 처분 시한 규정을 과거 위반 행위에 적용하는 것이 소급입법 금지 원칙이나 신뢰 보호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그리고 이로 인해 재산권 및 직업의 자유가 침해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4항 본문 제1호, 제2호와 부칙 제3조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했습니다.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한 처분 시한을 연장한 규정 및 해당 규정의 적용례를 정한 부칙은 헌법이 정한 명확성의 원칙, 비례의 원칙, 소급입법금지의 원칙, 신뢰보호의 원칙 등을 위반하지 않아 합헌적이라고 판단되었습니다.
본 사건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의 처분 시한 관련 조항과 헌법적 원칙들의 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4항 (2012. 3. 21. 개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부칙 제3조 (2012. 3. 21. 개정)
헌법적 원칙들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한 처분 시한은 위반 행위가 종료된 시점뿐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개시 시점도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특히, 법 개정으로 처분 시한이 연장된 경우라도, 새로운 법 시행 이후 조사가 시작된 사건에 대해서는 연장된 시한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의 위반 행위일지라도 개정된 법률에 따라 조사가 개시되면 기존에 기대했던 처분 시한보다 길게 적용받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공정거래 위반 행위는 복잡하고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조사가 장기간 소요될 수 있으므로 사업자들은 법 위반 행위의 종료 시점만이 아니라 법 집행 기관의 조사 개시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합니다. 공정거래 질서 확보 및 부당이득 환수와 같은 공익적 목적이 법 위반 사업자의 법적 안정성보다 우선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