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군 폐기물 최종처리업 사업계획 부적합 통보 취소 사건

주식회사 A는 강원 정선군에서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을 운영하던 중, 폐기물 최종처리업(매립시설)으로 사업을 확장하고자 했습니다. 이에 2021년 10월 1일 정선군수에게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정선군수는 2022년 3월 14일 해당 사업계획서가 부적합하다고 통보했습니다. 정선군수는 환경성조사 미흡, 입지조건 부적합, 환경오염 및 주민 건강 피해 우려, 에어돔 시설의 안전성 문제, 지역 관광계획과의 상충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정선군수의 부적합 통보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며 정선군수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행정기관이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의 인허가 여부를 판단할 때 폭넓은 재량권을 가지며, 환경 보호와 지역 공익을 우선시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판결입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원고): 기존에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을 운영하다가 폐기물 최종처리업 확장을 시도했으나 사업계획 부적합 통보를 받자 이의 취소를 구한 회사입니다.
• 정선군수 (피고): 강원도지사로부터 폐기물 처리사업계획서 검토 및 적합 여부 통보 권한을 위임받아 주식회사 A의 사업계획서에 대해 부적합 통보를 한 행정기관입니다.
• 정선군 주민들 (피고 보조참가인): 이 사건 사업부지 경계로부터 2km 이내에 거주하며 사업으로 인한 환경상 이익 침해 우려를 주장하며 피고 측에 참가한 주민들(일부 참가 허용, 일부 불허)입니다.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2017년 10월 11일 정선군 B 지역에 폐기물 최종처리시설 조성을 위한 복합민원 사전심사를 청구했습니다. 정선군수는 2017년 10월 27일 특정 조건 하에 '가능하다'는 내용의 사전심사 결과를 통보했습니다. 이후 주식회사 A는 2021년 10월 1일 폐기물 최종처리사업(매립시설)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정선군수는 2022년 3월 14일 해당 사업계획서가 부적합하다는 통보를 했습니다. 정선군수는 주요 부적합 사유로 환경성조사 자료 미흡, 입지조건(폐기물 운송차량의 시가지 통과, 지형 조건, 폐기물처리계획) 부적합, 진출입로의 국유재산 및 산지 사용 문제, 침출수 및 매립가스 처리계획 미흡, 에어돔 시설의 안전성 문제, 지역 관광계획과의 상충 등을 들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정선군수의 부적합 통보가 절차적 하자가 있고, 처분 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며, 재량권을 일탈·남용하고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된다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정선군수가 사업계획 부적합 통보를 하면서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 행정절차법 및 민원처리법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
2. 정선군수가 제시한 사업계획 부적합 사유(환경성조사 미흡, 입지 기준 부적합, 환경 피해 우려, 에어돔 안전성 문제, 지역 관광계획과의 상충 등)가 합리적이고 정당한지 여부.
3. 정선군수가 광범위한 재량권을 행사함에 있어 비례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을 위반했는지, 공익과 사익의 균형을 제대로 고려했는지 여부.
4. 정선군의 사전심사 결과 통보를 신뢰하여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A회사의 이익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주식회사 A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정선군수의 폐기물 최종처리업 사업계획서 부적합 통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판결에 따라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피고 보조참가인 중 이 사건 사업부지 경계로부터 2km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보조참가신청만을 허가하고, 나머지 주민들의 신청은 불허했습니다.

결론

이번 판결은 폐기물 처리시설과 같이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의 인허가에 대해 행정기관이 광범위한 재량권을 가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특히 환경성, 입지조건, 지역 주민의 생활 환경 및 건강, 지역 발전 계획과의 조화 등 공익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며, 단순한 사전심사 결과 통보만으로는 민원인에게 구체적인 권익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환경 보전과 주민들의 생활 환경 보호라는 공익적 가치가 사익보다 우선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폐기물관리법 제25조 (폐기물처리업의 허가 등)​: 폐기물 처리사업계획의 적합 여부를 통보하는 행정기관은, 폐기물처리업의 허가 결격사유, 시설 입지의 타 법 저촉 여부, 시설·장비·기술 능력의 허가기준 부합 여부, 사람의 건강이나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이 법 조항의 취지는 사업계획 심사 단계에서 미리 사업의 적정성을 판단하여 사업자의 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고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업계획서 검토 결과, 장차 허가가 곤란할 정도의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다면 이러한 사정까지 고려하여 부적합 통보를 할 수 있으며, 이때 행정기관의 폭넓은 재량권이 인정됩니다.
2. 행정절차법 제21조 (처분의 사전 통지) 및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22조 (보완 요구)​: 행정기관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는 미리 사전통지를 하고 의견 제출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수익적 행위를 구하는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은 신청인의 권익을 직접 제한하는 처분으로 보지 않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폐기물 처리사업계획 적합 통보는 수익적 신청에 대한 거부이므로, 사전통지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또한, 민원처리법에 따른 보완 요구 의무는 민원 처리 주무 부서가 민원 문서에 보완이 필요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며, 폐기물관리법상 사업계획서 검토 단계에서 보완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볼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3.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30조 (복합민원 사전심사) 및 신뢰보호의 원칙: 복합민원 사전심사 제도는 민원인의 편의를 위해 관련 법령상 검토 및 승인 등이 필요한 사항을 미리 알려주는 제도입니다. 제30조 제3항은 사전심사 결과 '가능한 것으로 통지된 민원의 내용에 대하여는 정식으로 민원을 신청한 경우에도 동일하게 결정을 내리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민원인의 귀책사유 또는 불가항력이나 그 밖의 정당한 사유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합니다. 따라서 사전심사 결과 통보만으로는 민원인에게 구체적인 권익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행정청이 특정 처분을 반드시 해줄 것이라는 공적인 견해 표명으로 해석되지 않는 한 신뢰보호 원칙 위반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4.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 원칙: 폐기물 처리업 허가 등은 해당 지역의 자연 환경, 주민 생활 환경, 상반되는 이해관계자들의 권익 균형 및 환경권 보호 등 공익적 요소를 광범위하게 고려하여 행정청에 폭넓은 재량권이 인정되는 행위입니다. 법원은 행정청의 재량적 판단이 현저히 합리적이지 않거나 형평이나 비례의 원칙에 뚜렷하게 배치되지 않는 한 이를 폭넓게 존중합니다. 특히 장래에 발생할 불확실한 환경 영향이나 파급효과에 대한 예측적 판단은 더욱 신중하게 존중됩니다.
5.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0조: 이 법령은 폐기물매립시설의 간접영향권 범위를 시설 부지 경계선으로부터 2km 이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영향권 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해당 사업으로 인해 직접적이고 중대한 환경상 이익 침해 우려가 사실상 추정되므로, 소송에 보조참가할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진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사전심사 결과의 해석에 신중해야 합니다: 행정기관의 사전심사 결과가 '가능하다'는 취지였다 하더라도, 이는 개괄적인 검토 결과일 뿐이며 구체적인 사업계획의 적합성 통보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정적인 공적 견해 표명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전심사 결과를 맹신하여 막대한 투자를 하기보다는 정식 인허가 절차의 모든 가능성과 조건을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2. 환경 영향 평가 및 대책 마련에 철저해야 합니다: 폐기물 처리시설과 같이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은 환경성조사가 매우 중요합니다. 계절별·날씨별 환경 변화를 고려한 충분한 데이터와 예측 자료가 포함되어야 하며, 특히 지역의 지질학적 특성(예: 석회암 지대의 용식동굴 및 공동 발생 가능성)까지 세밀하게 반영하여 지하수 오염, 사면 안정성 등 잠재적 위험에 대한 구체적이고 예비적인 대책을 사업계획에 포함해야 합니다.
3. 지역 주민 및 공익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폐기물 처리시설은 지역 주민의 생활 환경, 건강, 지역 발전 계획(관광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사업 추진 시 단순한 법적 요건 충족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잠재적인 민원과 공익 침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사업계획에 포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민 동의서 확보 시에도 그 과정과 내용의 투명성이 매우 중요하며, 부정한 청탁 등의 의혹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4. 입지 선정의 신중함이 요구됩니다: 도시계획시설 설치 기준 등 관련 법규에서 요구하는 입지 조건을 철저히 검토해야 합니다. 단순히 '기존에 다른 폐기물 처리업을 운영 중인 부지'라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사업에도 동일한 입지 기준이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사업의 종류와 규모 변화에 따라 새로운 검토와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유재산이나 산림 지역을 활용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른 용도 제한 여부를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5. 다단계 인허가 절차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폐기물 처리 사업은 '사업계획 적합 통보' 이후에도 '도시계획시설 결정', '환경영향평가', '사업 시행' 등 여러 단계의 복잡한 인허가 절차가 있습니다. 각 단계에서 요구하는 조건과 심사 기준을 정확히 이해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하며, 이전 단계에서 통과되었다고 다음 단계도 쉽게 통과될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됩니다. 행정기관은 각 단계에서 해당 사업이 공익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광범위한 재량권을 가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