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도/살인 · 노동
어선 선장인 피고인이 어선 내에서 꽃게 운반 작업을 지시하며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선원이 사망한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작업 위험성을 알리거나 안전 교육을 하지 않았고, 보조 인력을 배치하지 않았으며, 고장 난 안전 차단 스위치를 수리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2018년 8월 31일 오전 10시 30분경 전북 부안군 격포항에 정박된 어선 B호에서 선장인 피고인 A는 선원인 피해자 D에게 어창에 있던 꽃게 상자 60개를 갑판 위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지시했습니다. 이 작업은 양망기(그물을 끌어올리는 기계) 롤러를 이용하는 위험한 작업이었음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작업의 위험성을 미리 알리거나 안전 교육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작업 상황을 살피고 비상시에 대처할 보조 인력을 배치하지 않았고 심지어 사고 발생 시 즉시 기계를 멈출 수 있는 롤러 동력 차단 스위치가 고장 난 사실을 알면서도 수리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진행시켰습니다. 결국 약 10시 59분경 피해자가 작업줄을 양망기 롤러에 감아 작업하던 중 발이 작업줄에 걸리면서 몸이 롤러와 함께 고속으로 회전하여 갑판에 머리를 여러 차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이 사고로 두개골 파열에 의한 뇌탈출로 현장에서 사망했습니다.
어선 선장이 작업 지시 과정에서 지켜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선원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을 때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하는지 그리고 그에 따른 형량은 어떻게 되는지 여부가 쟁점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금고 8개월에 처하고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선고했습니다. 이는 피고인이 당장 구속되지는 않지만 유예 기간 동안 재범하지 않을 경우 형 집행이 면제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가 사망한 중대한 결과를 인정하여 엄벌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의 과실이 매우 중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피해자 역시 작업 중 일부 부주의가 있었던 점, 선주가 가입한 보험을 통해 유족에게 보험금이 지급된 점,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이전에는 가벼운 벌금 전과만 있었던 점, 그리고 피고인이 고령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형 선고는 과도하다고 판단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에 해당합니다. 이 조항은 업무상 과실이나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피고인은 어선의 선장이자 안전담당자로서 선원들의 안전을 확보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작업의 위험성을 알리지 않고 안전 교육을 하지 않으며 보조 인력을 배치하지 않고 고장 난 안전 스위치를 수리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하여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는 업무상 요구되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발생한 사망 사고이므로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적용되었습니다. 또한 법원은 형법 제62조 제1항(집행유예)을 적용하여 피고인에게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이 조항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할 경우 여러 정상을 참작하여 그 형의 집행을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동안 유예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의 과실 정도, 피해자의 부주의, 피해 회복 노력(보험금 지급), 피고인의 반성, 전과 유무, 나이 등 여러 양형 요소를 고려하여 금고 8개월이라는 형벌을 정하고 그 집행을 2년간 유예한 것입니다. 이는 피고인이 정해진 기간 동안 별다른 문제없이 지내면 형벌이 사실상 사라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어선 등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는 작업 전 반드시 안전수칙을 충분히 숙지시키고 위험 요소를 미리 제거해야 합니다. 작업에 사용되는 기계나 장비의 안전 관련 부품(예: 비상정지 스위치)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고장 시 즉시 수리해야 합니다. 위험한 작업에는 작업자를 보조하고 비상 상황에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을 배치하여 사고를 예방해야 합니다. 작업 관리자는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작업자의 안전 여부를 주의 깊게 살피고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개입하여 조치해야 합니다. 경력이 많은 숙련된 작업자라 할지라도 작업의 특성에 따른 위험성을 충분히 주지시키고 안전 교육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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