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매매대금과 용도 변경 불이행으로 인한 다툼 판결

주식회사 A는 B에게 공장을 10억 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 B는 원하는 대출을 받기 위해 매매계약서에는 11억 5천만 원으로 기재하고 잔금은 2019년 12월 10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피고 B는 계약금 2천만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잔금은 대출을 받아 지급하려 했으나, 원하는 대출액보다 적은 8억 5천만 원만 실행되어 기존 근저당권 채무를 변제하고도 나머지 잔금을 원고에게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피고 B는 원고 A가 공장 부지의 지목을 '공장용지'로 변경해주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2020년 2월 17일 계약 해제를 통보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원고 A는 지목 변경 의무가 주된 채무가 아니며 피고 B의 계약 해제 통보는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며 잔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원고 A의 지목 변경 의무는 인정하지만, 이는 주된 채무가 아니며, 피고 B가 계약 해제 절차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고 이후에도 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행동한 점 등을 들어 피고 B의 계약 해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피고 B에게 미지급 잔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고, 피고 B의 손해배상 반소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본소) / 반소피고: 주식회사 A (공장 소유자이자 매도인)
• 피고(본소) / 반소원고: B (제조업체 'F'를 운영하는 공장 매수인)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제조업체 'F'를 운영하는 B에게 공장을 10억 원에 매도하기로 계약했습니다. 당시 공장 부지의 지목은 '전'과 '주차장'이었으나, B는 자동차 부품 생산 하청업체 등록을 위해 '공장용지'로의 지목 변경이 필요했습니다. A는 계약 당시 1주일 이내에 지목을 변경해주겠다고 구두 약속했습니다. B는 계약금 2천만 원을 지급하고, 잔금은 공장을 담보로 대출받아 지급하려 했으나, 원하는 대출액보다 적은 8억 5천만 원만 대출되어 기존 근저당 채무만 변제하고 나머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A가 지목 변경 약속을 지키지 않자 B는 2020년 2월 17일 계약 해제를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A는 2020년 4월 24일 지목을 '공장용지'로 변경했고, B는 해제 통보 이후에도 공장을 운영하고 추가 대출을 받는 등 소유자처럼 행동했습니다. 이에 A는 미지급 잔금 1억 6천6백만 원을 청구했고, B는 지목 변경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3억 6백만 원을 반소로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매수인(피고 B)의 공장 매매대금 미지급 문제와 매도인(원고 A)의 공장 부지 지목 변경 약속 불이행 여부, 해당 약속이 계약 해제 사유가 되는 '주된 채무'인지 여부, 매수인(피고 B)의 계약 해제 통보가 유효한지 여부, 그리고 지목 변경 지연으로 인한 매수인(피고 B)의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 B는 원고 주식회사 A에게 166,726,857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21년 1월 1일부터 2022년 7월 20일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을 지급해야 합니다.2. 피고 B의 반소청구(손해배상)는 기각합니다.3.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피고 B가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매도인(원고)의 지목 변경 의무는 인정했지만, 이를 계약 해제에 이를 만큼 중요한 '주된 채무'로 보지 않았습니다. 또한 매수인(피고)이 계약 해제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해제 통보 이후에도 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공장을 운영하는 등 모순된 행동을 보인 점을 고려하여 피고의 계약 해제 주장은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에게 잔금 및 지연손해금 지급을 명하고, 지목 변경 지연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는 원고가 특별한 손해 발생 가능성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544조 (이행지체와 해제)​: 이 조항은 계약 당사자 일방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상대방이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독촉)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그러나 본 사안에서 법원은 지목 변경 의무가 '주된 채무'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매수인이 계약서에 명시된 '서면 최고' 절차를 지켰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보아 매수인의 계약 해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2. 민법 제553조 (해제권의 소멸)​: 이 조항은 해제권을 가진 자의 고의나 과실로 계약 목적물이 크게 훼손되거나 반환할 수 없게 된 경우, 또는 다른 물건으로 변경된 경우 해제권이 소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법원은 매수인이 해제 통보 후 공장에 추가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경매 절차가 진행되어 공장 반환이 불가능하게 된 점을 들어 매수인의 해제권이 소멸했을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3. 주된 채무와 부수적 채무의 구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계약 해제를 위한 채무불이행은 계약의 목적 달성에 필수불가결한 '주된 채무'에 해당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았고, 지목 변경 없이도 공장 소유권 이전이 이루어진 점 등을 고려하여 지목 변경 의무를 '주된 채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었습니다.4. 동시이행의 항변권: 매매계약에서 매도인의 재산권 이전 의무와 매수인의 대금 지급 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서로 동시에 이행되어야 하는 관계에 있습니다. 따라서 매수인이 매도인의 지목 변경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자신의 잔금 지급 의무를 이행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상대방에게 밝혔어야 하지만,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5. 손해배상의 범위 (민법 제393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손해를 그 한도로 하고, 특별한 사정으로 발생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특별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만 배상 책임이 있습니다. 매수인이 주장한 물품공급계약 해제로 인한 손해는 '특별 손해'로 보았고, 매도인이 그러한 손해 발생 가능성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어 배상 책임이 부정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서에 중요 사항 명확히 기재: 부동산 매매 시 지목 변경과 같이 계약의 중요한 조건이 있다면 반드시 계약서 특약사항에 명확히 기재하고, 이행 기한과 불이행 시의 조치(예: 계약 해제 조건)를 상세히 명시해야 합니다. 구두 약속만으로는 법적 효력을 주장하기 어렵거나 입증이 난해할 수 있습니다.2. 주된 채무와 부수적 채무의 구별: 계약 해제는 계약의 목적 달성에 필수적인 '주된 채무'가 불이행되었을 때만 가능합니다. 부수적인 약속 불이행만으로는 계약을 해제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어떤 약속이 '주된 채무'에 해당하는지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3. 계약 해제 절차 준수: 계약을 해제하려면 법에서 정한 절차(예: 상대방에게 이행 최고 및 서면 통보)를 따라야 합니다. 또한, 해제 후에는 원상회복 의무가 발생하므로, 해제를 주장하면서도 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행동하는 경우 해제 의사가 철회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4. 동시이행의 관계 확인: 매도인의 의무와 매수인의 의무가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면, 상대방의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자신의 의무(예: 잔금 지급)를 이행 제공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5. 특별 손해 배상 조건: 통상적인 손해 외에 특정 사정으로 발생하는 '특별 손해'는 상대방이 그 사정을 계약 체결 시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만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 체결 시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가 예상된다면, 이를 상대방에게 명확히 알리고 계약서에 반영하는 것이 좋습니다.6. 부동산 권리관계 변동 주의: 계약 해제를 고려하는 중이라면 대상 부동산에 추가적인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등 원상회복을 어렵게 하는 행동은 해제권 소멸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분쟁 발생 시에는 해당 부동산의 권리관계에 변동을 주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