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이사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다툼 판결

원고 A는 피고 B 주식회사의 등기이사로 재직하며 업무를 수행하다 해고 통보를 받자, 자신이 근로자임을 주장하며 해고무효확인 및 미지급 임금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닌 위임관계에 있는 전문경영인으로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B 주식회사의 설립 당시 사내이사로 등기되었고, 기계 구입 및 재료 구입, 제조 및 판매 등 회사 공장의 여러 업무를 수행한 사람. 해고 통보를 받고 근로자임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
• 피고 B 주식회사: 엠씨티(MCT) 가공업, 씨엔씨(CNC) 선반 가공업 등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 원고 A를 근로자가 아닌 위임관계에 있는 전문경영인으로 주장.
• C: 피고 B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제조업 경험이 없었으나 원고의 제안을 받아들여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함.

분쟁 상황

피고 B 주식회사의 설립 당시부터 사내이사로 등기되어 공장에서 기계 구입, 재료 구입, 제조 및 판매 등 여러 업무를 수행하던 원고 A는 2023년 10월 17일, 대표이사 C으로부터 "사업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으니 일을 그만두어 달라"는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자신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며, 이 해고가 서면 통지 의무 및 해고예고 의무 위반, 소명 기회 미부여 등 절차상 하자와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부당 해고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매월 4,000,000원의 임금을 약정했음에도 2,000,000원씩 적립 명목으로 유예하여 미지급한 임금 32,000,000원(2022년 7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매월 2,000,000원씩)과 이에 대한 연 20%의 지연손해금, 그리고 해고 이후 복직일까지 매월 4,000,000원의 임금을 지급하라고 청구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원고가 근로자가 아닌 '민법'상 위임관계에 있는 전문경영인이었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부당하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B 주식회사의 사내이사로 등기되어 업무를 수행하던 원고 A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민법'상 위임관계에 있는 전문경영인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 및 미지급 임금 청구의 핵심 쟁점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가 피고 B 주식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라 위임관계에 있는 등기임원, 즉 전문경영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이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한 해고무효확인 및 미지급 임금 청구가 이유 없다고 본 것입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원고 A가 피고 B 주식회사에 대해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및 미지급 임금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위임관계에 있는 등기임원으로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보다는 근로제공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실질적으로 판단됩니다. '종속적인 관계'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했는지.
   •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0다296819 판결 등 참조)
2. 주식회사의 이사의 근로자성 판단 기준: 주식회사의 이사가 '상법'에 정해진 이사로서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면서 회사의 경영 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경우, 그 업무의 실질이 단순히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면, 그 이사는 회사로부터 '민법'상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사가 정관이나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지급받는 보수는 원칙적으로 '상법' 제388조에 근거한 것으로 보며, 퇴직금 역시 재직 중 위임 사무 집행에 대한 대가인 보수의 일종으로 볼 수 있으므로, 보수나 퇴직금을 받았다고 하여 반드시 근로자 지위를 가진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3다215225 판결 등 참조)
3. 민법상 위임 관계: '민법' 제683조는 수임인(위임을 받은 사람)이 위임인의 청구가 있으면 언제든지 위임 사무의 처리 상황을 보고하고, 위임이 종료한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전말을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법' 제686조 제2항은 수임인이 보수를 받을 경우 위임 사무를 완료한 후가 아니면 이를 청구하지 못하지만,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는 그 기간의 경과와 함께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정들은 위임 관계에서도 보고 체계나 정기적인 보수 지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의 형식(예: 이사, 근로계약서)보다는 실제 업무 수행 내용과 방식, 즉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았는지, 업무상 독립성이 있었는지 등의 '실질'에 따라 근로자 여부가 판단됩니다.
2. 출퇴근 시간, 근무 장소 지정 여부, 회사 복무규정이나 인사규정의 적용 여부, 비품·원자재 소유 여부, 제3자 고용 가능성, 사업 손익에 대한 책임 여부 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3. 보수의 성격도 중요합니다. 근로 자체의 대가인지, 위임받은 사무 처리에 대한 대가인지를 종합적으로 보며, 매월 정액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4.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더라도 그 내용(계약기간, 임금, 근무일, 근로시간 등)이 실제 근무 조건과 일치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작성된 경우라면, 근로계약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5. 고용보험 가입 이력 등 사회보장제도 적용 여부는 근로자성 판단에 있어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근로자성이 확정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6. 회사의 설립 경위, 당사자들의 경력, 회사 내에서의 역할 등 전반적인 상황도 근로자성 판단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초기 설립 단계에서 주요 역할을 한 경우, 단순 근로자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