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계 공금 횡령과 불법 어업으로 계원이 제명된 사건

전 어촌계장이었던 원고 A가 어촌계 공금인 보상금 일부를 횡령하고 수산업법을 위반하여 불법 어업을 한 사실이 드러나 피고 어촌계로부터 제명되었습니다. 원고는 제명 결의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어촌계의 제명 결의가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2005년 8월부터 2013년 8월까지 피고 어촌계의 어촌계장을 역임했던 계원입니다. 보상금 횡령 및 불법 어업 행위로 피고 어촌계로부터 제명당했습니다.
• 피고 B어촌계: 수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조직된 단체로, 어촌계원의 어업생산성 증대와 생활 향상을 위한 공동사업 수행을 목적으로 합니다. 전 어촌계장이었던 원고 A를 제명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05년 8월부터 2013년 8월까지 피고 어촌계의 어촌계장으로 재직했습니다.

1. 보상금 횡령 사건: 원고는 2008년 C 주식회사로부터 받은 보상금 2억 5천만 원 중 3천만 원을 어촌계원 9명과 나누어 가지기로 공모하여 횡령했습니다. 이로 인해 2010년 10월 14일 벌금 100만 원의 형사처벌을 받았습니다. 또한, 원고는 적법한 절차 없이 위 보상금에서 회의비 명목으로 총 245만 원을 수령하는 등 보상금 지출 과정에서 정관을 위반했습니다. 결국 보상금 중 약 5,400만 원만 어촌계로 회수되었습니다.
2. 불법 어업 사건: 원고는 2012년경 다른 사람들과 공모하여 패류양식어업 면허 없이 진해구 앞바다 공유수면에 피조개 종패를 살포하고 관리했으며, 이로 인해 2017년 3월 20일 수산업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습니다. 추가로, 2016년에는 지정된 어장구역 외의 수면에서 관리선을 이용해 피조개 약 3,400kg을 채취한 혐의로 2018년 9월 5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피고 어촌계는 원고의 이러한 형사처벌 이력과 어촌계 명예 훼손을 이유로 2022년 9월 13일 원고에게 제명 사유 통지서를 보냈고, 같은 달 27일 대의원총회에서 참석 대의원 13명 중 찬성 9표로 원고를 제명하는 결의를 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제명 결의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어촌계가 원고 A를 제명한 결의가 정당한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주요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1. 원고의 보상금 횡령 및 수산업법 위반 행위가 어촌계 정관에 명시된 제명 사유에 해당하는가?
2. 원고에 대한 제명 처분이 징계 재량권을 과도하게 남용한 것인가?
3. 제명 결의 과정에서 거수투표 방식을 사용한 것이 절차적인 하자에 해당하는가?

법원의 판단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원고 A가 어촌계장이라는 지위에서 어촌계 보상금 중 일부를 횡령하고 어촌계 어업지 부근에서 불법적으로 피조개 어업을 경영한 사실이 어촌계 정관에 따른 제명 사유인 '법령 위반' 및 '어촌계의 명예 또는 신용을 현저히 손상한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법원은 원고의 비위행위가 중대하고 어촌계에 미친 피해가 적지 않음에도 원고가 진정성 있는 반성을 보이지 않는 점, 그리고 원고가 어촌계장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에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제명 처분이 징계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어촌계 정관에 제명 결의 시 무기명 비밀 투표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으므로, 대의원총회에서 거수투표 방식으로 제명 결의를 한 것 역시 절차적 하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제명은 정당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피고 어촌계 정관 제17조 제1항 제3호: 이 조항은 '법령, 법령에 의한 행정처분, 정관에 위반하거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이 계의 명예 또는 신용을 현저히 손상한 때'를 계원 제명 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보상금 횡령(형법 위반)과 불법 어업(수산업법 위반)이 이 조항의 '법령 위반'에 해당하며, 이는 어촌계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법령'의 의미를 어촌계의 목적이나 사업을 위한 법령으로 한정하지 않았습니다.
2. 피고 어촌계 정관 제26조 제1항 제9호: 어촌계 재산 처분은 총회의 의결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고가 어촌계장으로서 보상금을 임의로 공동 명의 계좌로 송금하고 적법한 절차 없이 지출한 행위는 이 정관 규정을 위반한 것입니다.
3. 피고 어촌계 정관 제47조 및 임원 보수 규약: 임원의 여비 등 실비는 총회 또는 대의원회 결의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원고가 대의원회 결의 없이 회의비 명목으로 금원을 수령한 것은 이러한 규정을 위반한 것입니다.
4. 수산업협동조합법: 피고 어촌계는 이 법에 따라 조직된 단체로서, 어업생산성 증대 및 생활 향상을 목적으로 합니다. 원고의 면허 없는 불법 어업 행위는 이러한 어촌계의 목적에 위배되는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5. 징계 재량권 남용 판단 기준: 법원은 징계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판단합니다. 직무의 특성,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의 목적과 수반되는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한 경우에 한합니다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6. 단체 총회/총대회의 의결 방법: 비법인사단(어촌계와 같은 단체)의 경우, 정관에 별다른 규정이 없는 한 총회 또는 총대회의 의결은 거수, 기립, 투표 등 어느 방법을 택하여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다19552, 19569 판결 등 참조). 피고 어촌계 정관에 제명 결의 시 무기명 비밀 투표 원칙 규정이 없었으므로 거수 투표 방식은 적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단체의 정관 및 규약 준수: 어촌계와 같은 단체의 구성원은 정관에 명시된 의무 사항과 금지 행위를 철저히 숙지하고 준수해야 합니다. 특히 단체의 자금 관리나 공동 사업 수행 시에는 정해진 절차를 반드시 따르고 투명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2. 공금 관리의 중요성: 단체의 공금은 개인의 재산이 아니므로, 정해진 절차와 승인 없이 지출하거나 유용하는 행위는 횡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법적 처벌뿐만 아니라 소속 단체에서의 제명 등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3. 법규 위반 행위의 위험성: 수산업법 등 특정 산업 관련 법규 위반은 단순히 과태료를 넘어 벌금, 징역형 등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소속 단체의 명예를 훼손하고 구성원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4. 과거 행위의 책임: 비록 오래전에 발생한 일이라 할지라도 그 심각성과 단체에 미친 영향이 크다면 징계의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징계 시효가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은 단체의 경우,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5. 징계 절차의 유효성: 단체의 징계 절차는 정관이나 규약에 명시된 바에 따라 이루어져야 합니다. 투표 방식(거수, 무기명 등)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다면, 단체 내부 결정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루어진 투표 방식은 일반적으로 유효하다고 인정될 수 있습니다.
6. 지위의 책임 가중: 단체의 대표자나 임원 등 높은 지위에 있던 사람은 일반 계원보다 더 높은 도덕적 책임과 모범적인 행동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같은 위반 행위라도 그 지위에 따라 징계 수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