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따이공 유치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 사건

원고 주식회사 A는 면세점에 중국인 구매대행업자(따이공)를 유치하는 용역과 관련하여 제주세무서장이 2017년 제2기 및 2018년 제1기 부가가치세 약 29억 2천만원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청구했습니다. 제주세무서장은 원고가 실제 용역을 제공받거나 제공하지 않고 허위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았다고 보아 부가가치세를 부과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매입처로부터 실제로 용역을 제공받았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며, 매입세금계산서가 용역의 수수 없이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점이 상당 부분 증명되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면세점에 따이공 유치 용역을 제공하고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을 받은 회사입니다.
• 피고 제주세무서장: 원고에게 부가가치세를 부과한 과세관청입니다.
• 이 사건 매입처 (예: 주식회사 B 등 21개 업체): 원고에게 따이공 유치 용역을 제공했다고 주장되며, 매입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업체들입니다. 이들 중 다수는 폐업하거나 세금을 체납한 상태였습니다.
• 이 사건 매출처 (예: C 등 11개 업체): 원고가 따이공 유치 용역을 제공하고 매출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업체들입니다.
• 국내 면세점: 따이공 유치 용역에 대한 대가를 상위 여행사에 지급한 주체입니다.
• 따이공: 국내 면세점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중국인 구매대행업자입니다.
• AF: 원고 및 일부 거래처가 소속된 AG 그룹의 회장으로,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해당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분쟁 상황

2016년 하반기 이후 국내 면세점들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대응하여 중국인 구매대행업자(따이공)를 모집하여 면세점으로 보내면 따이공의 구매 금액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계약을 국내 여행사들과 체결했습니다. 이 용역은 면세점-상위 여행사-중위 여행사-하위 여행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이루어졌고, 각 단계별로 수수료가 차감되며 세금계산서가 발행되었습니다. 따이공을 직접 모집하는 하위 여행사는 페이백 수수료를 따이공에게 지급해야 했으나, 따이공은 사업자등록이 없어 세금계산서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여행사들은 페이백 수수료에 대한 매입세액 공제를 받기 위해 가공의 하수급 업체를 설정하여 허위 매입세금계산서를 발급받는 유인이 있었습니다. 원고 주식회사 A는 이러한 거래 구조에서 상위 또는 중위 여행사로서 따이공 유치 용역과 관련된 매입세금계산서(공급가액 합계 52,371,000,000원)를 수취하고, 매출세금계산서(공급가액 합계 55,039,000,000원)를 발급했습니다. 그러나 제주세무서장은 원고와 이 사건 매입처 간의 거래가 실제 용역의 제공 없이 허위로 이루어진 가공거래라고 판단하여 원고에게 2017년 제2기 부가가치세 586,560,250원 및 2018년 제1기 부가가치세 2,342,476,120원을 부과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가 이 사건 매입처로부터 실제 용역을 제공받지 않고 허위 매입세금계산서를 수취한 것으로 보아 부과된 부가가치세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 특히 따이공 유치 용역의 다단계 거래 구조 내에서 각 여행사들이 실질적으로 용역을 수행했는지, 아니면 조세 회피 목적의 가공거래인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즉, 피고인 제주세무서장이 원고에게 부과한 부가가치세 처분은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이 사건 매입처로부터 따이공 모집 및 송객 용역을 실제로 제공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매입세금계산서들이 용역의 수수 없이 허위로 작성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원고가 따이공 명단이나 중개 과정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지 않은 채 단순히 수수료만 정산한 점, 정산 방식의 불투명성, 이 사건 매입처 중 상당수가 폐업하거나 세금을 체납한 상태였던 점, AG 계열사 간 동일 IP를 이용한 세금계산서 발행 등의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가공거래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습니다. 관련 형사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던 부분에 대해서도 행정재판에서는 다른 증거들을 종합하여 가공거래로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매입세액 공제는 부당하며,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은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률 및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구 부가가치세법 제39조 제1항 제2호 (매입세액 불공제)​: 세금계산서에 필수 기재 사항이 누락되거나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경우 매입세액을 매출세액에서 공제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수취한 매입세금계산서가 실제 용역의 수수 없이 허위로 작성된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로 판단되어 매입세액 공제가 부인되었습니다.
2. 구 부가가치세법 제11조 제1항 (용역의 공급)​: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모든 원인에 의하여 역무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법원은 특정 거래가 용역의 공급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거래의 목적, 경위, 태양, 이익의 귀속 주체, 대가의 지급 관계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이고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3. 가공거래 여부의 증명 책임: 특정 거래가 실질적인 용역 제공 없이 명목상의 거래, 즉 가공거래에 해당하여 세금계산서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은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이 증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과세관청이 상당한 정도로 가공거래임을 증명한 경우, 해당 거래가 실제로 재화의 인도나 용역의 제공이 있었다는 점은 관련 장부와 증빙 자료를 제시하기 쉬운 납세의무자(원고)가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가 매입세금계산서가 허위임을 상당한 정도로 증명했다고 보았고, 원고는 이를 반박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4. 조세회피 목적의 가공업체 판단 기준: 법원은 면세점 따이공 유치와 같은 다단계 거래에서 조세회피 목적의 가공업체(이른바 '폭탄업체'나 '도관업체')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해당 여행사와 인접 상·하위 여행사가 수행한 용역의 내용, ▲각 여행사가 매출처 또는 매입처와 작성한 계약서 내용 및 이행 여부, ▲해당 세금계산서의 발행 주체·장소 및 경위, ▲용역 제공을 위한 비용 지출 여부, ▲이 사건 대가의 지배·관리·처분 내역, ▲해당 여행사 및 인접 상·하위 여행사의 설립 경위, 대표자, 인적·물적 조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각 여행사가 이 사건 용역의 전부 또는 일부를 실질적으로 수행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5. 형사판결의 증명력: 형사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 또는 행정재판에서도 유력한 자료가 되지만, 행정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 내용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AF에 대한 형사판결의 무죄 부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다른 증거들을 종합하여 특정 거래처(S)가 원고에게 발급한 매입세금계산서가 허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사업 구조나 거래에서 부가가치세 관련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유의해야 합니다.

1. 실제 용역 제공 여부 증빙 철저: 용역이 실제로 제공되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를 철저히 보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따이공 명단, 송객 과정 관련 기록, 용역 수행을 위한 인력 및 자원 투입 내역, 구체적인 계약 이행 내용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증빙해야 합니다. 단순히 수수료 정산 내역만으로는 실제 용역이 있었다고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2. 계약 내용의 명확성: 용역 계약 시 수수료율, 결정 기준, 용역의 구체적인 내용 등 핵심적인 사항들을 계약서에 명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추후 분쟁 발생 시 계약서가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3. 거래 상대방의 신뢰성 확인: 다단계 거래 구조에서는 거래 상대방, 특히 하위 거래처의 사업 지속성 및 세금 납부 이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폐업하거나 세금을 체납하는 업체와의 거래는 가공거래로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4. 계열사 간 거래의 투명성: 여러 계열사가 관련된 복잡한 거래 구조에서는 각 회사가 독립적인 경제적 목적과 이익을 가지고 실질적인 용역을 수행했음을 명확히 입증해야 합니다. 동일 IP 사용과 같은 정황은 가공거래의 증거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5. 형사사건 판결과 세무조사의 차이 이해: 형사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세무 당국의 과세처분 관련 행정소송에서는 다른 증거들을 종합하여 가공거래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각 재판의 증명 책임과 판단 기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