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인도 국적의 원고 A는 자신이 낮은 카스트 계급인 '수드라'에 속하며 높은 계급의 여성과 교제했다는 이유로 여자친구 가족에게 폭행과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대한민국에 난민 신청을 했습니다. 그러나 제주출입국·외국인청장과 법무부장관은 난민협약에서 규정한 '박해를 받을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난민 신청을 불인정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난민불인정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기각하며 난민불인정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원고는 인도에서 낮은 카스트 계급에 속하며, 높은 계급의 여성과 교제했다는 이유로 그 가족들로부터 폭행과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2018년 11월 29일 대한민국에 난민 신청을 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제주출입국·외국인청장은 2019년 11월 20일 원고의 주장이 난민협약에서 정한 난민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난민불인정결정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년 12월 16일 법무부장관에게 이의신청을 했으나, 법무부장관 또한 2022년 7월 29일 같은 이유로 이의신청을 기각했습니다. 결국 원고는 난민불인정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하여 법원의 판단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원고 A가 주장하는 카스트 계급 차이로 인한 박해 주장이 난민협약 및 난민의정서에서 규정한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된 쟁점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주장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충분한지, 그리고 인도 정부가 카스트 관련 위협을 묵인하거나 효과적인 보호를 제공할 수 없는지에 대한 판단을 중점적으로 검토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박해를 받을 공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는 난민 면접 시 여자친구의 카스트 계급을 정확히 알지 못했고, 관계를 입증할 사진 등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으며, 경찰 신고 여부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술의 신뢰성이 부족했습니다. 또한, 설령 원고의 주장이 일부 사실이라 하더라도, 인도 정부가 다른 카스트 간의 교제로 인한 위협을 용인하거나 자국민에게 효과적인 보호를 제공할 수 없다는 국가적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인도 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여 위협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렵다는 사정도 확인할 수 없었으므로, 법원은 원고를 난민으로 인정할 만한 사유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난민법 제1조와 제2조 제1호, 그리고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난민협약) 제1조 및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난민의정서) 제1조는 난민으로 인정받기 위한 핵심 요건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들 법령에 따르면, 난민은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를 받을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로 인해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국적국의 보호를 원하지 않는 외국인을 의미합니다. 원고는 자신이 낮은 카스트 계급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러한 주장이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2두14378 판결에 의하면, 난민 인정의 요건이 되는 '박해'는 '생명, 신체 또는 자유에 대한 위협을 비롯하여 인간의 본질적 존엄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나 차별을 야기하는 행위'를 의미하며, 난민 신청자는 그러한 박해를 받을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가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여자친구 가족의 폭행과 살해 협박을 박해로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며 진술의 신뢰성이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난민인정 사유가 되는 박해는 국적국의 국가기관에 의한 것에만 한정되지 않고, 국적국의 국민 일부에 의한 것이라도 국가기관이 이를 고의로 묵인하거나 보호 제공을 거부하거나 효과적인 보호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인도 정부가 카스트 관련 위협을 용인하거나 효과적인 보호를 거부한다는 국가적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난민 신청 시에는 자신이 박해를 받을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가 있음을 명확하게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충분히 준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가족이나 지인으로부터 받은 위협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 폭행당한 사실을 입증하는 의학적 진단서, 현지 경찰 신고 내역 또는 관련 서류, 현지 언론 보도 자료, 본국에서의 차별이나 위협 상황을 증명할 수 있는 서신이나 메시지 등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속한 특정 사회집단(카스트, 종교 등)으로 인해 겪은 차별이나 위협에 대한 상세하고 일관성 있는 진술이 중요합니다. 본국에서 국가기관에 보호를 요청했으나 거부되었거나, 국가기관이 보호를 제공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도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본국 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여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적 국내 이주' 가능성도 심사 대상이 되므로, 이러한 대안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난민 면접 과정에서는 진술의 일관성과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므로, 진술이 번복되거나 모호한 점이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