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폐석산 불법 매립 폐기물 대집행 비용 납부 명령 사건

원고 A 주식회사가 폐기물 처리업체 B에 위탁한 화학점결 폐주물사가 익산 폐석산에 불법 매립되어 환경오염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익산시장은 긴급한 환경오염 방지 필요성을 이유로 행정대집행을 실시하고, 원고에게 대집행 비용 78,613,327원을 납부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명령이 법 적용 오류, 절차적 하자, 처분 사유 부존재, 재량권 일탈·남용 등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구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익산시장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특수주강제품을 제조하고 특수강을 판매하는 회사로, 자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화학점결 폐주물사를 유한회사 B에 처리 위탁했습니다.
• 피고 익산시장: 익산시의 행정청으로, 이 사건 폐석산의 불법 매립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행정대집행을 실시하고 원고에게 대집행 비용 납부 명령을 내렸습니다.
• 유한회사 B (상호 변경 후 유한회사 C): 폐기물 종합재활용업 허가를 받은 업체로, 원고 A 주식회사 등으로부터 폐기물을 위탁받아 익산시 폐석산에 불법 매립하여 환경오염을 유발했습니다.
• H (원고 A 주식회사의 부사장): 원고의 업무를 총괄하던 인물로, 원고와 함께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 대전 대덕구청장: 원고의 폐기물관리법 위반 행위에 대해 조치명령(선행 조치명령)을 내린 행정청입니다.

분쟁 상황

익산시의 한 폐석산에 폐기물 종합재활용업체인 B가 원고 A 주식회사 등 여러 업체로부터 위탁받은 화학점결 폐주물사 및 기타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했습니다. 이로 인해 폐석산에서 고농도의 중금속 침출수가 지속적으로 유출되어 주변 토양, 지하수, 하천을 오염시키고 인근 주민들의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는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었습니다. 환경부와 검찰의 조사로 불법 매립 사실이 적발되었고, A 주식회사와 그 부사장은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대전 대덕구청장은 A 주식회사에 폐기물 처리를 위한 조치명령을 내렸으나, A 주식회사는 이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집행정지를 신청했습니다. 한편, 익산시장은 폐석산의 침출수 누출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과 여름 장마철을 앞둔 긴급성을 이유로, A 주식회사에 대한 별도의 조치명령이나 행정대집행법상 통지 절차 없이 폐기물 약 49,324톤을 이적 처리하고 복개 공사를 하는 행정대집행을 실시했습니다. 대집행 완료 후 익산시장은 A 주식회사에 대집행 비용 78,613,327원을 납부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A 주식회사는 이 납부 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사건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은 폐기물 위탁자가 수탁자의 불법 행위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하는지, 그리고 행정청의 긴급 대집행 절차 생략이 적법한지 여부였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은 폐기물관리법 개정 후 발생한 행정대집행 비용 납부 명령의 적법성을 다룬 사건입니다.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개정 폐기물관리법이 시행 전의 위반 행위에 대해 소급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
• 개정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긴급 대집행 규정)가 헌법상 소급입법금지원칙 및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 조치명령 및 행정대집행법상 계고, 대집행 영장 통지 절차 없이 진행된 대집행이 긴급성이 인정되어 적법한지 여부.
• 원고가 폐기물 처리 위탁 시 수탁자의 처리 능력을 확인할 의무를 위반했는지, 그리고 원고의 위반 행위가 환경오염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
• 피고의 대집행 비용 납부 명령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비례의 원칙이나 책임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 주식회사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피고 익산시장이 원고에 대해 한 행정대집행 비용 납부 명령이 적법하다는 취지입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1. 근거 법령의 적용 오류 주장 기각: 법원은 개정 폐기물관리법 부칙 조항이 제재 조치에 관한 것이며, 환경오염 방지라는 공익적 목적이 크고 현재 진행 중인 환경 위해를 막기 위한 것이므로, 개정법 시행 전 위반 행위에도 개정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를 근거로 한 대집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며, 공익이 개인의 신뢰 이익보다 우선한다고 보았습니다.
2. 절차적 하자 주장 기각: 이 사건 폐석산에서 발생하는 침출수로 인한 환경오염과 주민 건강에 대한 위해가 심각했고, 특히 여름 장마철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폐기물 제거 작업의 긴급성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조치명령, 계고, 대집행 영장 통지 절차를 생략하고 대집행을 실시한 것은 행정대집행법 제3조 제3항의 긴급성 요건을 충족하여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3.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 기각:
   • 위탁자의 확인 의무 위반 인정: 원고는 B사가 화학점결 폐주물사를 처리할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탁하여 구 폐기물관리법상 위탁자 확인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점토점결 폐주물사와 화학점결 폐주물사가 환경적 유해성과 재활용 가능 여부에서 명확히 구분되며, B사는 점토점결 폐주물사만 처리 허가를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 환경오염과의 인과관계 인정: 화학점결 폐주물사가 유해 물질을 포함할 수 있고, 관리형 매립시설 외에 매립될 경우 토양 및 수질 오염 가능성이 높은 점, 실제 오염 물질이 검출된 폐석산 상부층이 원고의 폐기물 매립 시기와 일치하는 점 등을 들어 원고의 법 위반 행위가 환경오염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킨 것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4.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 기각:
   • 환경오염 제거 및 주민 건강 보호라는 공익적 필요성이 매우 크고, 원고가 배출한 폐기물이 다른 폐기물과 혼합되어 특정 및 분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피고가 비용을 분담하도록 한 것은 적절한 수단이라고 보았습니다.
   • 피고가 기존 조치명령에 따라 환경오염 방지에 참여해 온 업체들을 제외하고, 불이행 업체들에게만 비용을 분담하도록 한 것은 합리적 기준에 따른 것이며 자의적이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 원고의 폐기물 배출량 비율에 따라 비용을 산정한 방식이 합리적이며, 원고의 경제적 부담보다 환경보호와 국민 건강 보호라는 공익이 더 크다고 보아 재량권 일탈·남용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은 주로 폐기물관리법과 행정대집행법, 그리고 소급입법금지원칙 및 신뢰보호의 원칙, 비례의 원칙 등 헌법적 원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1. 구 폐기물관리법 제17조 제1항 제3호 (위탁자의 확인 의무)​:
   • 법리: 사업장폐기물배출자는 폐기물 처리 위탁 시 수탁자가 폐기물의 처리 기준과 방법 또는 재활용 용도나 방법에 맞게 처리할 능력이 있는지를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확인해야 합니다.
   • 적용: 원고 A 주식회사는 유한회사 B가 '화학점결 폐주물사'를 처리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위탁하여 이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법원은 점토점결 폐주물사와 화학점결 폐주물사가 명확히 구분되며, B는 점토점결 폐주물사만 처리 허가를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2. 개정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 (긴급 대집행 요건)​:
   • 법리: 대집행기관은 침출수 누출, 화재 발생 등으로 주민의 건강 또는 주변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등 조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긴급하게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경우, 조치명령 없이 대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2019년 11월 26일 개정으로 신설되었습니다.
   • 적용: 이 사건 폐석산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침출수가 주변 환경과 주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치고 있었고, 특히 우기(장마철)를 앞두고 긴급한 처리가 필요한 상황임이 인정되어, 조치명령 없이 대집행을 실시한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3. 행정대집행법 제3조 제3항 (대집행 절차 생략 요건)​:
   • 법리: 비상시 또는 위험이 절박한 경우로서 해당 행위의 급속한 실시를 위해 계고 및 대집행 영장 통지 절차를 거칠 여유가 없을 때에는 절차를 생략하고 대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 적용: 위 개정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의 긴급성과 동일한 맥락에서, 침출수 유출로 인한 환경오염 확산 가능성 및 여름 장마철 임박 등의 사유로 계고 및 영장 통지 절차를 생략한 대집행이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4. 행정대집행법 제5조 (비용 징수)​:
   • 법리: 대집행에 소요된 비용은 의무자로부터 징수할 수 있습니다.
   • 적용: 적법하게 이루어진 대집행의 비용이므로, 그 원인 행위를 제공한 원고에게 징수하는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5. 소급입법금지원칙 및 신뢰보호의 원칙:
   • 법리: 진정소급입법(이미 종료된 사실관계에 새로운 법 적용)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부진정소급입법(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에 새로운 법 적용)은 원칙적으로 허용되며, 공익과 신뢰이익을 비교·형량하여 제한될 수 있습니다.
   • 적용: 법원은 개정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가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 피해가 현재 진행 중인 상황에 적용되므로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환경보전과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공익이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신뢰 이익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하여, 개정법 적용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6. 비례의 원칙 및 책임의 원칙:
   • 법리: 행정처분은 행정목적 달성을 위한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고, 상대방의 책임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 적용: 법원은 이 사건 처분이 심각한 환경오염 제거 및 국민 건강 보호라는 중대한 공익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원고의 위탁자 확인 의무 위반이 환경오염 발생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대집행 비용을 산정함에 있어 원고의 폐기물 배출량 비율을 적용하고, 자발적으로 협조한 업체들을 제외한 것은 합리적인 기준에 따른 것이므로, 재량권 일탈·남용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 폐기물 위탁 시 철저한 확인: 사업장 폐기물을 위탁 처리할 때는 폐기물처리업 허가증, 처리 능력 확인서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수탁자가 해당 폐기물을 법에서 정한 기준과 방법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할 능력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폐기물의 종류가 복잡하거나 유해성이 있는 경우, 일반적인 분류와 실제 처리 능력이 다를 수 있으므로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 법규정 및 개념 이해의 중요성: 점토점결 폐주물사와 화학점결 폐주물사처럼 유사해 보이는 용어도 법률적으로는 재활용 가능 여부와 환경 유해성에서 큰 차이를 가질 수 있습니다. 자신이 배출하는 폐기물의 정확한 성질과 관련 법규정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환경오염 발생 시 책임의 범위: 환경오염은 그 원인자가 다수이거나 인과관계 증명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 법원은 상당한 인과관계 추정이나 증명 책임 완화를 통해 환경오염 유발 주체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습니다. 여러 사업자가 관련된 오염 사고에서 본인의 기여도가 낮다고 판단하더라도 공동 책임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행정대집행의 긴급성 요건: 침출수 누출, 화재 등 주민의 건강이나 주변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행정청은 조치명령이나 계고 절차 없이 즉시 대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긴급 상황에서는 절차적 적법성보다는 공익적 필요성이 더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 개정 법률의 적용 가능성: 법률이 개정되더라도 부칙에 특별한 경과 규정이 없거나, 공익적 목적이 크고 위반 행위로 인한 피해가 계속 진행 중인 경우에는 개정된 법률이 과거의 행위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법률 변경 사항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준수해야 합니다.
• 비용 부담의 합리성 판단: 환경오염으로 인한 대집행 비용은 오염원 제거 및 환경 복구라는 공익적 필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개별 업체의 경제적 부담이 크더라도 처분이 위법하다고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또한, 비용 분담은 폐기물 배출량 등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