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원고 B는 피고 조합의 비상임이사로 재직 중 조합의 이사 및 대의원 선거와 부동산 매입 과정에 비리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후 피고 조합은 임시총회를 통해 원고 B를 제명하기로 결의하였고 원고 B는 이 제명 결의가 무효임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 B는 2021년 5월경부터 피고 조합의 이사 및 대의원 선거와 2020년 2월경 업무용 부동산 매입(자산취득) 과정에 비리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원고 B는 I신문에 제보하고 전주지방법원에 검사인 선임 신청을 했으며 <방송국명>에 제보하고 국민신문고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전주지방법원의 검사인 선임 신청은 기각되었고 I신문 보도는 중립적이었으며 <방송국명>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신문고 민원은 농협중앙회 감사로 이어져 이 사건 선거에서 입후보자 피선거권을 제한한 것에 대해 '주의' 통보를 받았습니다. 피고 조합은 2021년 11월 29일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원고 B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조합에 손실을 끼치거나 신용을 잃게 했다'는 사유로 조합원 제명을 결의했습니다. 이에 원고 B는 제명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조합원이 조합의 운영에 대한 의혹을 언론 및 수사기관에 제보한 행위가 조합 정관에서 정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조합에 손실을 끼치거나 조합의 신용을 잃게 한 경우'에 해당하여 제명 사유가 될 수 있는지 여부
피고 조합이 원고 B에게 내린 제명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법원은 원고 B의 행위 중 선거 관련 민원 제기는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고 자산취득 관련 민원 제기는 제명 사유에 해당할 여지가 있으나 그로 인한 손해나 신용 상실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제명은 조합원에게 매우 중대한 불이익을 주는 최종적 수단으로서 조합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하거나 존재 의의를 부인하는 정도에 이를 때만 인정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 제명 결의는 정당한 사유가 없어 무효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농협 정관 제12조 제1항 제4호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조합에 손실을 끼치거나 조합의 신용을 잃게 한 경우'를 조합원 제명 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제명이란 조합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므로 조합의 이익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최종적인 수단으로만 인정되어야 하며 조합원의 행위가 조합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하고 조합의 존재 의의 자체를 부인하는 정도에 이를 때에만 제명이 인정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21750 판결 등 참조). 본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의 선거 관련 민원 제기가 농업협동조합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조합의 조치를 지적한 것이었음을 들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자산취득 관련 민원 제보의 경우 비록 감사 결과 위규사항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원고가 이사로서 이사회 의결에 참여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문제 제기 자체가 악의적 의도에서 비롯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제명은 조합원에게 재가입 제한 출자 지분 환급 불가 등 중대한 불이익을 주므로 조합의 손해나 신용 상실의 정도가 중대하지 않다면 제명은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됩니다.
조합원이 조합의 운영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거나 민원을 제기하는 행위는 조합원으로서의 정당한 권리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내용이 허위 사실에 기반하거나 악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조합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경우라면 제명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제명은 조합원에게 매우 중대한 불이익을 주는 처분이므로 그 사유가 명확하고 중대해야 하며 조합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정도의 행위에 대해서만 최후의 수단으로 행사되어야 합니다. 단순한 문제 제기나 내부 고발이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다면 설령 그 결과 조합에 일부 불편이나 무형의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제명까지 이르기는 어렵습니다. 조합은 조합원 제명 시 정관에 명시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더불어 그 행위의 중대성 고의성 조합에 미친 실제 손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