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수해복구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일용직 근로자가 공사 중지 기간 중 몸을 녹이기 위해 모닥불을 피우다가 화상을 입고 사망했습니다. 사망한 근로자의 어머니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은 사고가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법원은 사고 당시 근로자와 회사 간의 고용관계가 지속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개인적인 판단으로 불을 피운 행위가 업무수행 중 발생한 사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유족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망인은 유한회사 ○○○○ 소속 일용직 석공으로 전북 진안군 수해복구공사 현장에서 일했습니다. 이 공사는 2005년 12월 15일부터 2006년 3월 1일까지 폭설로 중지되었습니다. 2006년 2월 27일 오전 7시 20분경, 망인은 공사 현장에서 나뭇가지를 모아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자신의 차량에서 가져온 석유를 뿌리던 중 온몸에 불이 붙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화상 치료 중 2006년 3월 9일, 패혈성 쇼크 등의 원인으로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어머니(원고)는 망인이 석축공사 재개 통보를 받고 현장에 나갔으며, 동절기 공사 현장에서 몸을 녹이기 위한 모닥불은 통상적인 준비 작업에 해당하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피고)은 사고 당일 망인과 회사 간 고용관계가 단절되어 있었고, 망인이 개인적으로 모닥불을 피우다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법원은 망인이 사고 당일 예정된 석축공사가 없었으며, 석축 작업에 필요한 포크레인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고, 개인적으로 공사 재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나왔다가 업무와 무관하게 모닥불을 피운 점 등을 종합하여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현장 소장이 현장 내에서 불을 피우지 말라고 지시한 사실도 인정되어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공사 중지 기간에 일용직 근로자가 개인적으로 공사 현장에 나와 몸을 녹이기 위해 피운 모닥불로 인해 발생한 사망 사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근로복지공단이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사망한 근로자의 모닥불 사고는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발생한 업무수행 중의 사고로 볼 수 없으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최종 결론입니다.
이 사건은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년 4월 11일 법률 제837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산재법'이라고 합니다)을 기반으로 판단되었습니다.
1. 산재법 제4조 제1호 (업무상의 재해) 및 업무수행성: 산재법은 '업무상의 재해'를 '업무상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신체장해 또는 사망'으로 정의합니다. 이때 '업무상 사유'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업무수행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업무수행성을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 하에 이루어지는 해당 근로자의 업무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 과정에서 재해의 원인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망인의 사고에 업무수행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 제32조 (작업시간 중 사고) 및 제34조 (작업시간 외 사고): 근로복지공단은 이 시행규칙을 근거로 망인의 사고가 '업무상 사고'나 '작업시간 중 사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시행규칙은 근로자가 작업 시간 중에 발생한 사고나, 작업 시간 외라도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사업장 시설 내에서 있었던 사고 등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망인이 일용직 근로자로서 사고 당일 고용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았고, 모닥불을 피운 행위는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이루어진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해당 조항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 사고 발생 시점의 고용 상태와 업무 지시 여부가 업무상 재해 판단에 핵심 기준이 됩니다. 단순히 현장에 있었다고 해서 모두 업무 중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고가 사업주의 지배 또는 관리 하에 이루어지는 근로자의 업무 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 과정에서 발생했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개인적인 판단이나 행위로 인한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공사를 위한 준비 작업이라 하더라도, 그 행위가 업무의 통상적인 범위에 포함되는지, 사업주의 묵시적 또는 명시적 승인 하에 이루어졌는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장 소장의 지시를 어긴 행위 등은 업무상 재해 인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근로 계약서, 노무비 지급 명세서, 공사 일지, 현장 관리자의 지시 내용 등 사고 당시의 업무 관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