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장 해임 총회 결의 무효 확인 사건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이 전 조합장 해임 및 직무정지를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이를 가결했으나, 전 조합장이 총회 결의가 의결정족수 미달로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서면결의서의 유효성 여부를 다투는 쟁점에 대해 해당 서면결의서들을 유효하다고 판단한 후, 결국 찬성표가 출석 조합원 과반수에 미달하여 해임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조합의 전 조합장으로 해임 결의 무효 확인을 청구한 사람
• 피고 B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시행하는 조합으로, 총 33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음
• 피고 이사 F: 원고의 조합장 해임 및 직무정지 안건을 발의한 발의자 대표
• 피고 조합장 권한대행 C: 원고 해임 결의 후 선출된 조합장 권한대행
• M: 조합원 I의 배우자로, I의 위임을 받아 서면결의서를 작성 및 제출한 사람

분쟁 상황

원고 A는 B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의 전 조합장이었습니다. 2020년 10월 8일, 피고 조합의 이사 F을 포함한 조합원 10분의 1 이상이 발의하여 원고의 조합장 해임 및 직무정지를 안건으로 하는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했습니다. 이 임시총회는 2020년 10월 28일에 개최되었으며, 의사록에는 조합원 33명 중 26명이 참석(18명은 서면결의)하여 찬성 13명, 반대 11명, 무효 또는 기권 2명으로 원고 해임 안건이 가결되었다고 기록되었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이 결의가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총회 결의 무효 확인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조합은 이에 맞서 원고가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 중이고 새로운 조합장이 선출되었으므로 원고에게 소송을 제기할 이익이 없으며, 임시총회에 제출된 일부 서면결의서들은 정관 위반, 본인 의사 아님, 다른 양식 사용, 위임장 없음 등의 이유로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은 크게 두 가지 쟁점을 다루었습니다. 첫째, 원고에게 소송을 제기할 법적 이익(확인의 이익)이 있는가 하는 본안 전 항변이 있었습니다. 피고는 원고가 수사 중이고 새로운 조합장이 선출되었으므로 원고가 더 이상 조합장 지위에 있지 않아 소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둘째, 피고 조합 임시총회에서 이루어진 원고의 해임 결의가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여 유효한가 하는 본안 판단입니다. 이를 위해 재판부는 다음 서면결의서들의 유효성을 개별적으로 판단했습니다.

• 조합원 본인의 의사에 따라 작성되었는지 여부
• 총회 당일 제출된 서면결의서의 유효성 (정관상 '총회 전일까지 제출' 규정 위반 여부)
• 피고가 보낸 것과 다른 양식으로 제출된 서면결의서의 유효성
• 위임장이나 신분증명서 없이 제출된 서면결의서의 유효성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조합이 2020년 10월 28일 임시총회에서 한 원고 조합장 해임 및 직무정지 안건에 대한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송비용은 피고 조합이 모두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먼저 원고가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 중이고, 새로운 조합장이 선출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해, 현재까지 원고에 대한 공소 제기 증거가 없고, 설령 공소가 제기되더라도 조합장 자격이 자동 박탈되는 것이 아니며, 새로운 조합장 선출 결의의 효력에 대해서도 분쟁이 계속되고 있어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원고에게 소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을 기각했습니다.

이어서 총회 결의의 유효성 판단과 관련하여:

1. 서면결의서들이 조합원 본인의 의사에 따라 작성되었는지 여부: 일부 조합원 명의의 서면결의서는 본인이 직접 작성했다는 사실확인서가 제출되었고, 조합원 I의 경우 배우자 M이 I의 위임을 받아 작성했음이 동영상 증거로 확인되어 유효하다고 인정했습니다. 또한 J 조합원 역시 자신의 의사에 따라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2. 총회 당일 제출된 서면결의서의 유효성: 피고 정관에는 서면결의서를 총회 전일까지 제출하도록 규정되어 있었으나, 재판부는 이 규정이 총회의 원활한 의사진행을 위한 것일 뿐, 총회 당일 안건 결의 전까지 제출되었고 의사진행에 방해가 없었다면 일률적으로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대법원 판례(2004다46710)의 취지를 따른 것입니다.
3. 피고가 보낸 것과 다른 양식으로 제출된 서면결의서의 유효성: 소규모주택정비법이나 도시정비법, 또는 피고 정관 어디에도 서면결의서의 구체적인 양식을 강제하거나 특정 양식만 허용한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또한, 해당 서면결의서가 본인 의사 또는 위임에 따라 작성되었고, 안건 내용이 왜곡될 여지가 없으며, 정비업체로부터 받은 양식을 사용한 점 등을 고려하여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4. 위임장 또는 신분증명서 없이 제출된 서면결의서의 유효성: 피고 정관에 서면결의서 제출 시 위임장을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는 근거가 없으며, I 조합원의 서면결의서가 배우자 M에 의해 위임받아 작성된 이상 위임장이 없더라도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피고가 인용한 대법원 판례는 대리인을 통한 의결권 행사 사건으로 이 사건에 적용하기 부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재판부는 이 사건 총회에 제출된 모든 서면결의서가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총 조합원 33명 중 26명이 투표에 참여(출석)했으며, 찬성 13명, 반대 13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출석 조합원 26명의 과반수는 14명이므로, 찬성 13표는 과반수에 미달하여 안건이 부결된 것으로 보아야 했습니다. 따라서 임시총회 결의는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므로 무효라고 최종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소규모주택정비법 제56조 제1항 및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3조 제4항: 이 조항들은 조합원 10분의 1 이상의 동의로 임시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는 근거 규정으로, 이 사건 임시총회 소집의 적법성을 뒷받침했습니다.
2. 피고 정관 제17조 제4항: 임원이 금고 이상의 실형이 선고될 수 있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확정판결 시까지 그 자격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공소 제기 증거가 없고, 자격 정지는 선택사항이므로 원고의 소의 이익이 부정되지 않았습니다.
3. 피고 정관 제22조 제3항: 조합원이 서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총회 전일까지 조합에 도착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3다46710 판결)를 인용하여, 이 규정은 총회의 원활한 의사진행을 위한 것이므로, 총회 당일 안건 결의 전까지 서면이 제출되었고 의사진행 방해가 없었다면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4. 피고 정관 제20조 제7항: 총회 소집 시 각 조합원에게 서면결의서를 함께 발송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규정이 특정 양식의 사용을 강제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소규모주택정비법이나 도시정비법에도 서면결의서의 구체적인 요건이나 양식에 대한 규정이 없으므로, 조합원 본인의 의사가 확인되는 한 다른 양식으로 제출된 서면결의서도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5. 총회 결의의 의결정족수: 조합 정관에 따라 출석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안건이 가결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유효한 출석 조합원(서면결의 포함) 26명 중 13명만 찬성하여 과반수(14명)에 미달했으므로, 결의가 부결되어 무효로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조합 등 단체의 총회 결의 시에는 의사록 및 서면결의서의 정확한 기록과 보관이 매우 중요합니다. 서면결의서 제출 기한, 양식 등에 대한 정관 규정이 있다면 원칙적으로 이를 따르는 것이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관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거나 조합원의 진정한 의사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형식적인 요건 미비가 결의의 효력을 직접 무효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총회 당일 서면결의서 제출이 있었다면, 이것이 총회 의사 진행에 방해가 되었는지, 의장 측에서 이의를 제기했는지 등 현장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조합원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사실확인서, 영상, 녹취록 등)는 추후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배우자 등 대리인이 서면결의서를 작성할 경우, 위임 사실을 명확히 입증할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단체 임원의 해임은 중대한 사안이므로, 관련 절차와 의결정족수를 엄격하게 준수해야 합니다. 새로운 임원 선출 등 후속 조치가 진행되었더라도, 기존 결의의 효력에 대한 분쟁이 계속 중이라면 그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