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
피고인 A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하다가 사기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1심 법원은 A가 범행에 가담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단순 업무를 수행했다고 보아 사기 방조범으로 판단했으나 항소심은 A가 한국 거주 및 사회생활 경험 등을 고려할 때 보이스피싱 범행임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지하고 현금을 수거한 점을 인정하여 사기 공동정범으로 판단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한 피고인이 자신이 범행의 전체 내용을 알지 못하고 단순 지시에 따라 행동했으므로 공동정범이 아닌 방조범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고인의 한국 사회 경험과 역할의 비정상성을 근거로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여 공동정범으로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범행에서 단순한 사기 방조범(종범)에 해당하는가 아니면 사기 공동정범에 해당하는가, 원심의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량이 적정한가.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에 처하되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A가 오랫동안 한국에 거주하며 사회생활을 해왔고 현금 수거 및 무통장 송금 업무가 일반적인 정상 거래가 아님을 충분히 인지했을 것으로 보아 보이스피싱 범행에 대한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사기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여 원심의 사기 방조죄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사기 공동정범에 대한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범행 가담 정도 및 수익 등을 고려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 A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일원으로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는 행위에 가담하였으므로 이 조항의 적용을 받습니다.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피고인 A가 비록 직접 피해자를 속이지는 않았지만 전화금융사기 조직원들과 의사의 결합을 이루어 현금 수거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전체 사기 범행을 기능적으로 지배했다고 보아 공동정범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는 공모관계에 대한 판례(대법원 1997. 9. 12. 선고 97도1706 판결 및 대법원 2013. 8. 23. 선고 2013도5080 판결,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도10141 판결 등)에 따라 전체 모의 과정이 없더라도 순차적 또는 암묵적으로 의사 결합이 이루어지고 범죄 실현 의사가 있으면 충분하다는 법리를 적용한 것입니다. 특히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의 경우 전체 범행방법이나 내용을 구체적으로 몰랐더라도 피해자의 현금을 수거한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보았습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범행 가담 경위, 역할, 취득한 이익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징역 1년형에 대해 2년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해서는 불복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원심의 배상신청 각하 부분은 항소심의 심판 범위에서 제외되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항소법원은 항소이유에 포함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도 원심판결을 조사할 수 있으며 원심판결이 법령을 위반하였음을 발견한 때에는 직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할 수 있습니다. 항소심은 검사의 항소 이유 중 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의 사기방조죄 판단을 파기하고 사기 공동정범으로 직권 판단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69조: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보이스피싱 등 조직적인 범죄에서 현금 수거책이나 전달책 등 비교적 단순해 보이는 역할이라도 전체 범죄의 실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범죄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모든 공범을 알지 못했더라도 보이스피싱 등 범죄 행위라는 것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다면 공동정범이 될 수 있습니다. 고액의 일당을 받거나 정상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돈을 주고받는 행위는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한국에 오래 거주하여 한국 사회의 일반적인 상식을 이해할 수 있는 경우라면 범죄 행위의 인식 여부를 판단할 때 이러한 사정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