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원 입소자 응급대처 미흡 주장 업무정지 취소 판결

이 사건은 의정부시에서 노인요양시설을 운영하는 원고가 입소자 C의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를 소홀히 하여 노인학대(방임)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피고(의정부시장)로부터 받은 3개월 업무정지 처분의 취소를 구한 사건입니다.

요양원 입소자 C는 새벽에 구토와 체온 변화를 겪었으며 요양원 직원들은 체온 측정, 얼음찜질, 약 복용 등 조치를 취하고 국장에게 보고했습니다. 새벽 6시경 상태가 안정된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오전 8시 50분경 갑자기 산소포화도 저하 등 위급한 상태가 되어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이후 사망했습니다.

피고는 원고가 C를 방임했다고 판단하여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요양시설의 특성상 병원의 중환자실과 같은 수준의 모든 조치를 기대하기 어렵고, 망인의 상태 악화를 미리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촉탁의사의 소견 등을 종합하여 원고가 보호 및 치료를 소홀히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관련 형사 고발 건도 모두 불기소 처분을 받은 점을 참작하여 피고의 업무정지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요양복지센터'라는 노인요양시설을 운영하는 자.
• 피고 의정부시장: 원고에게 장기요양기관 3개월 업무정지처분을 내린 행정기관의 장.
• 망인 C: B요양복지센터에 입소해 있던 노인으로, 요양원 내에서 구토 및 의식저하 증상을 보인 후 병원 이송 및 치료 중 사망함.
• 촉탁의사 F: B요양복지센터의 촉탁의사로, 망인 C의 사망 원인과 요양원 측 대처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제시함.

분쟁 상황

원고 A가 운영하는 'B요양복지센터'에 입소해 있던 C가 2019년 1월 4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 50분까지 구토,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였습니다. 요양원 야간근무자들은 C의 체온을 확인하고 얼음찜질 및 열감기약을 제공했으며, 국장에게 보고했습니다.

새벽 6시 15분경 야간팀장은 C의 상태가 안정되었다고 국장에게 문자 보고했으나, 오전 8시 50분경 교대 근무자가 C의 산소포화도가 71%로 급격히 저하된 것을 확인하고 119와 보호자에게 연락하여 C는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C는 2019년 5월 24일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했습니다.

경기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은 현지 조사를 통해 원고가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를 소홀히 하여 C를 방임했다고 판정했고, 이에 피고 의정부시장은 2019년 9월 23일 원고에게 노인학대행위(방임)를 이유로 장기요양기관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자신들이 망인에 대해 방임행위를 하거나 응급상황 대처를 소홀히 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장기요양기관이 입소자의 건강 악화 시 응급상황 대처를 소홀히 하여 '방임행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및 그에 따른 업무정지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피고(의정부시장)가 원고에게 2019년 9월 23일 내린 장기요양기관 3개월의 업무정지처분을 취소한다.

결론

법원은 요양시설이 병원의 중환자실과 같은 모든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망인의 상태 악화를 요양원 측이 예측하거나 대비할 수 없는 문제였다는 촉탁의사의 소견을 받아들였습니다. 또한 원고를 포함한 요양원 관련자들이 수차례 고발되었으나 모두 불기소 처분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하여, 원고가 망인에 대한 보호 및 치료를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였고, 따라서 피고의 업무정지 처분은 위법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구 노인장기요양보험법 (2019. 4. 23. 법률 제16369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7조 제1항 제6호 다목: 이 조항은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이 장기요양기관의 종사자 등이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수급자를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 및 치료를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한 경우 그 지정을 취소하거나 6개월의 범위에서 업무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장기요양기관의 장이 그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은 경우는 제외됩니다.

   • 이 사건에서의 적용: 피고는 원고가 C의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를 소홀히 하여 '방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요양시설이라는 특성상 병원의 중환자실과 같은 모든 의료적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C의 상태 악화가 요양원 측이 미리 예측하거나 대비하기 어려운 의학적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는 촉탁의사의 소견을 고려했습니다. 즉, 원고가 '기본적 보호 및 치료를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조항 적용에 대한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2. 구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규칙 (2019. 6. 12. 보건복지부령 제639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및 [별표 2] 행정처분의 기준: 이 시행규칙은 법 제37조 제1항 등에 따른 행정처분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방임행위'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은 통상적으로 업무정지 또는 지정취소 등의 내용을 포함합니다.

   • 이 사건에서의 적용: 피고는 이 시행규칙에 따라 3개월의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으나, 법원이 원고의 방임행위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기준에 따른 처분 역시 위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요양시설에서 입소자의 건강 악화 시 요양시설의 특성과 한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판결은 요양시설이 병원의 중환자실과 동일한 수준의 의료적 처치를 항상 제공해야 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유사한 상황에서 다음 사항들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1. 적절한 상황 판단 및 초기 대처: 입소자의 증상 변화를 인지했을 때, 요양시설에서 취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적절한 초기 조치(예: 체온 측정, 약 복용, 보호자 및 촉탁의 보고 등)를 신속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기록 유지의 중요성: 입소자의 상태 변화, 그에 대한 요양원 직원의 조치, 보고 내용, 시간 등을 상세하고 정확하게 기록해야 합니다. 이는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에서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됩니다.
3. 예측 가능성의 한계: 모든 응급상황이나 급격한 상태 악화를 요양시설 측이 미리 예측하거나 완벽히 대비할 수는 없다는 점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흡인성 폐렴과 같이 예측하기 어려운 의학적 진행이 있었을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4. 기관의 특성 고려: 요양시설은 의료기관과는 다른 특성을 가집니다. 법원 또한 요양시설에 병원 중환자실 수준의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비용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5. 보호자와의 소통: 입소자의 상태 변화에 대해 보호자에게 알리고 상의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6. 형사 처분과의 연관성: 이 사건에서 형사 고발이 모두 불기소 처분된 점은 행정 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는 '방임'이라는 법적 판단의 기준이 단순한 의료적 아쉬움을 넘어선다는 것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