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의류 부자재 제조 및 도매업체인 주식회사 A는 전 직원 B와 C가 퇴직 후 동종 업체를 설립하여 영업비밀(거래처 정보, 거래단가 정보)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의 행위가 경업금지 의무 위반은 아니지만, 원고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은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영업비밀 침해 금지 청구는 보호 기간이 경과하여 기각하고, 최종적으로 피고들이 공동으로 원고에게 5천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원고 주식회사 A는 2002년부터 의류 부자재를 제조 및 도매하는 회사로, 피고 B는 2007년부터 2015년 9월까지, 피고 C는 2011년부터 2015년 11월까지 원고 회사의 영업팀에서 근무했습니다. 이들은 근무 중 원고의 거래처 정보 및 제품별 거래 단가 정보를 알게 되었고, 2013년 4월 1일 퇴직 후 3년간 회사의 영업비밀을 이용한 창업이나 경쟁회사 전직을 하지 않겠다는 비밀유지서약서를 작성했습니다. 퇴직 시 사직서에도 영업비밀 누설 금지 준수사항에 서명했습니다.
피고들은 퇴직 후 불과 25개월 만인 2016년 1월 13일, 원고와 동종 영업을 하는 'F'이라는 회사를 공동으로 창업했습니다.
이후 피고들은 원고 재직 당시 핸드폰에 저장해둔 원고의 기존 거래처들에 전화하고 방문하여 카탈로그를 전달하며 영업을 개시했습니다. 2016년 3월부터 4월까지, 피고들은 원고의 주요 거래처들에 원고가 판매하는 가격보다 약 2125% 낮은 단가로 동종 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16년 한 해 동안 F이 거래한 총 60개 업체 중 49개 업체가 원고의 기존 거래처였으며, 이들 49개 업체에 대한 공급가액은 4억 2천만 원을 초과했습니다.
이로 인해 원고는 기존 거래처들로부터 발주 보류, 거래 단가 인하 요청을 받거나 일부 거래처와 거래가 중단되는 등 매출에 피해를 입었습니다.
원고는 피고들의 행위가 경업금지 의무 위반 및 영업비밀 침해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및 영업행위 금지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전 직원이 퇴직 후 동종 업체를 설립하여 기존 회사 거래처와 거래한 행위가 경업금지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또한, 전 직원이 재직 중 알게 된 거래처 정보와 거래 단가 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이를 이용한 행위가 영업비밀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다루어졌습니다. 영업비밀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의 성립 여부와 그 범위, 그리고 영업비밀 침해행위 금지 청구의 인용 여부 및 그 기간 또한 중요한 판단 대상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이 공동하여 원고에게 50,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경업금지 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및 영업비밀 침해행위 금지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의 비밀유지서약서 내용을 영업비밀 이용 금지 약정으로 해석했을 뿐, 동종 영업 자체를 금지하는 '경업금지 약정'으로는 보지 않았기에 경업금지 의무 위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원고의 '거래업체 정보'와 '거래단가 정보'는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인정했습니다. 피고들이 퇴직 후 단기간 내 경쟁업체를 설립하고, 원고 재직 중 알게 된 담당 거래처 정보와 단가 정보를 이용해 원고의 기존 거래처와 낮은 가격으로 거래한 행위는 영업비밀 침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영업비밀 침해 금지 청구에 대해서는 영업비밀 보호에 필요한 합리적인 기간(이 사건에서는 1년 6개월)이 이미 경과했다고 판단하여 기각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법원은 피고들이 공동으로 원고에게 영업비밀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금 5천만 원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손해액은 피고들의 매출액에서 비용을 공제한 영업이익과 '빠른 출발'로 얻은 무형의 이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원이 재량으로 산정했습니다.
이 사건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을 주요 법률로 다루고 있습니다.
회사는 직원의 퇴직 후 경쟁행위를 제한하려면 '경업금지 약정'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단순히 비밀유지 서약만으로는 경업금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영업비밀'로 보호받으려는 정보(거래처 리스트, 단가, 기술 등)는 물리적, 기술적 접근 제한, 비밀유지 서약서 작성, 정보 접근 권한 차등 부여 등 '합리적인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되고 있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영업비밀 침해가 발생했을 때, 해당 정보가 영업비밀 요건을 갖추었음을 입증하고, 침해자가 이를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하거나 사용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손해액을 정확히 증명하기 어려울 경우 법원이 상당한 손해액을 재량으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영업비밀 침해금지 청구 시 무제한적인 금지를 인정하지 않고,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고려하여 합리적인 보호 기간을 정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침해금지 청구는 기각될 수 있으므로, 침해 사실 인지 시 신속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전 직원은 퇴직 후 동종 업종에 종사할 경우, 과거 회사에서 알게 된 영업비밀(특히 거래처 정보나 단가 정보)을 무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법적 분쟁과 막대한 손해배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